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丹學관련글. 조식호흡 이란 ( 하동인 단학비전 조식법 )

검은바람현풍 2025. 1. 14. 09:03

丹學 관련 글   

  조식호흡 이란 ( 하동인 단학비전 조식법 )

: 본문은, 지금은 절판된 하동인 선배님의 '백두산족 단학지침'에 실린 내용입니다. 단전까지의 숨길을 되찾는 방법을 설명해 놓으셨으니 호흡에 뜻을 두신 초심자 분들은 다소 길어도 잘 살펴 정독해 보시길 바랍니다.

 

 

1-1 조식호흡이란.

조식호흡이란 깊고 가늘고 고르고 긴 호흡을 언제나 여유 있게 하는 것을 일컫는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인 어머님의 뱃속에서 탯줄을 통하여 생명을 유지하던 시절의 호흡을 태식(胎息)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조식호흡이란 이 태아시절의 호흡 상태와 가장 비슷한 호흡을 하는 것이며, 이는 의식적인 훈련으로 가능하다. 태아시절은 성인의 전신이니, 전생이라고 말하는 것을 종종 본다. 몸은 태아로 되돌아갈 수 없지만, 호흡은 바로 그 시절로 되돌아 가 해 볼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이다.

바로 그런 일이 가능하기에 옛 부터 많은 분들이 그 공부에 힘썼고, 또 공부하는 정성에 따라 깨달음의 성취도 컸고, 깨달음에 의한 밝은 지혜로 후인들에게 지표가 되어 주었던 것이다. 가늘게 숨 쉬어 호흡시간을 길게 하고 숨의 드나듬의 파동이 거의 없는 고른 상태의 호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훈련을 쌓아가서 이러한 호흡이 평상호흡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목표이다.

고래로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호흡이 안정되고 고르게 길어지면, 짧은 호흡보다 삶의 제반 상황에서 좋은 능률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뒤에서 상론하겠지만, 조식된 호흡을 안정되게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비결은 자기가 할 수 있는 호흡량보다 약간 적은 양으로 여유 있게 숨을 쉬는 것이다. 이를테면 평소 한번에 들이쉴 수 있는 최대량이 1200라고 하면 1000만 숨쉬고 200의 여유를 몸속에 남겨 두는 것이다. 안정된 호흡을 지속하면 이 나머지 공간에 우주의 충일한 기운이 머물러 쌓이고 포개지게 되어 충만한 생명력을 길러나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익숙하게 아무런 고통 없이 하고 있는 호흡방식을 태아시절의 숨 쉬는 방식으로 되돌려 보자는 것은 어느 모로 생각해도 이색적이다. 이 이색적인 호흡방법을 체득, 자유자재로 구사함으로써 혜각을 개발하여 인류 문화발전의 숨은 주역을 담당한 분들이 역사상에는 너무나 많았다.

이러한 호흡법이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고대로부터 우리 겨레의 전통적인 수련법으로 권장되고 전래되어 왔음에도, 세월이 흘러 사람들이 많아지고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옛 어른 가운데는 이런 공부를 장려하는 것에 대하여 우려를 하는 분들도 많았다. 그분들의 뜻은 이런 수련방법이 널리 보급됨으로써 야기되어질 수 있는 부작용이 염려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심성이 온전하게 갖추어지지 않은 사람들이 이러한 공부를 하여 보통사람들이 갖지 못한 능력이 계발 될 경우 세상을 위하여 이롭게 사용되기 보다는 화근의 불씨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비인부전이라고 해서 먼저 인간이 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러한 공부를 전하지 않았으며, 이러한 수행법을 전수하기 위하여는 바탕이 되어 있는 사람을 선정하는데 신중을 기하여 왔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우리 고유의 수련법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질 필요성이 절실한 시점으로 생각한다.

 

조식호흡의 원리

호흡을 가늘고 길게 하려는 이유는 배꼽 아래 단전에 까지 숨결이 닿아 단전에 기를 축적하기 위함이다. 하늘에서 비가 떨어져 낮은 곳으로 흘려내려 고이는 물의 흐름을 보면 단전에 기를 모으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빠를 것이다. 기의 모임을 볼 수가 없어 빗방울과 물의 흐름에 비유해서 설명해 보려는 것이다. 빗방울에는 굵은 것도 있고 가는 것도 있다. 질이 좋은 기를 모으자면 가늘고 부드러운 호흡일수록 좋다.

조식법을 공부하기 시작한 초습자의 호흡을 보통 내리는 비로 치고, 빗방울이 가늘어지는 순으로 비의 이름을 들어보면 가랑비, 부슬비, 보슬비, 이슬비로 된다. 이슬비 보다 더 가는 빗방울은 는개, 그보다 더 가는 것은 안개라고 한다. 빗방울에도 굵기에 따라 이런 차가 있는데, 우주의 신비에 다가가는 공부를 함에 있어 호흡의 거칠고 부드럽기에 따라 생기는 기의 질에 차이가 없을 수 없다.

빗방울이 땅에 떨어져서 흙을 적신 다음 물이 남으면 모여서 낮은 곳을 찾아 흘러간다. 이때 물의 흐름은 흘러 내려가는 주위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흙을 나르고, 허물어뜨리고, 낮은 곳을 메우고, 골짜기를 만드는 등으로, 물의 흐름은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 간다.

빗방울이 땅에 떨어질 때 크면 흙이 파인다. 그래서 조식을 시작할 때, 맨 처음 평상시 호흡하는 상태를 잘 알아보기 위하여 상당한 기간 노력할 것을 당부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알아차린 호흡을 기준삼아 질이 좋은 기의 모임을 만들 수 있는 호흡을 해가야 하기 때문이다.

초습자가 조식수련의 첫 과정에서 알아차린 자기의 호흡 상태를 보통 내리는 비로 치면, 단전에 자리를 알아차려 흘러 들어가는 호흡은 가랑비로 바꾸어지는 단계라고 말 할 수 있다. 가랑비 호흡이 부슬비로 바꾸어져야 단전에 기가 모여 촉촉하게 쌓이기 시작하는 때라고 비유하여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단전은 넓은 호수와 같은 자리이기 때문에 많은 기가 순조롭게 모일 수 있고, 자라날 수 있는 곳이다. 일상생활에서 기를 소모하여 필요한 곳이 생기면, 그 자리에 재빨리 보충해 주고 남으면 모여들고 하는 자리이다.

조식을 하면 몸이 건강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이유는 기의 흐름이 순조로와 홍수나 폭풍우와 같은 거친 흐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홍수나 폭풍우는 지형을 변경시키지만 안개는 그렇지가 아니하다. 그래서 더 가늘고 부드러운 안개가 내리는 것 같은 호흡을 하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어야 바람 한 점 없는 날 잔잔한 호수의 수면에 흘러가는 구름도 담구어 지고 하늘거리는 나뭇잎새도 비추어지듯이 심파가 가라앉은 고요한 평정의 상태에서라야 자신의 모습을 온전하게 비추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심리상태를 예로부터 심경지수(心鏡支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호흡 공부에서 조식하여 심파를 고르게 할 필요에 대한 강조의 말을 자주 듣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호흡과 단전

단전은 자기의 가운데 손가락 세 개를 붙인 폭을 각자의 배꼽에서 아래로 수직으로 정중선상으로 잰 뱃속에 자리하고 있다. 단전이란 바로 밝고 밝은 것을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밭이란 뜻이다.

자연스럽게 바로 앉았을 때, 몸의 중심이 이곳에서 자리 잡도록 하면 신체의 각 부위가 가장 편안하게 된다. 흥분하면 위로 열이 오르는 일을 흔히 경험한다. 이때 숨을 길게 쉬도록 하면 열이 단전으로 내려가 마음이 가라앉게 된다.

이같이 마음이 흩어지지 아니하게 단전에 붙박아 머물게 하는 일을 옛 분들은 단전주(丹田住)라고 하였다. 우주만유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기, 요새말로 우주 에너지가 몸 안에서 가장 순조롭고 풍부하게 간직될 수 있는 자리가 바로 단전이다.

조식법으로 수련하면 에너지가 잘 모여 수련하기에 따라 몸이 건강해지고 두뇌가 맑아져서 영적능력이 나타나게 된다.

사람을 흔히 하늘에 머리를 둔 동물이라고 이야기한다.

뱃속의 단전이 몸 아래쪽에서 제 자리를 잡지 아니하면 어찌 머리를 하늘에 둘 수가 있겠는가?

 

호흡과 복압

숨을 쉬기 시작함으로써 인생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새롭게 거듭 나기 위하여 들어가야 할 최초의 문은 역시 숨을 쉬는 일에 있을 것이 틀림없다.

바로 그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한 열쇠가 조식에 있는 것이다.

호흡동작에는 묘한 신축성이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호흡할 수도 있고, 적은 양을 오랜 시간 호흡할 수도 있다. 많은 양을 호흡하자면 몸 안의 공간을 넓혀야 한다. 가장 흔하고 쉬운 방법은 가슴을 펴든지, 배를 앞으로 불룩하게 내미는 일이다.

가슴호흡이나 배호흡을 막론하고, 들숨의 마지막 시점에 압력의 최대치를 나타내고, 날숨의 막판에는 압력이 거의 없는 상태가 된다. 이 압력의 증감상태를 스스로 느끼지 아니하리만큼 천천히 부드럽게 숨을 쉬는 일이 고르고 가늘고 길게 조식하는 요령이 된다.

근심 걱정이 심한 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의기소침하여 차츰 안색이 수척해지고 식욕도 떨어지고 원기도 없어진다. 이럴 때는 대개 어깨로 숨을 쉬는 얄팍한 가슴호흡을 주로 하고 있다. 이런 호흡이 오래 계속되면 병이 어디엔가에서 계속 생기게 된다. 짧고 깊지 못한 호흡으로는 폐의 가스교환이 활발하고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얕게 내뿜는 가슴호흡은 횡경막이 위로 이완되어 있고, 늑골의 운동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내뿜는 숨이나 들이쉬는 숨의 양은 횡경막과 늑골 운동의 크기에 따라, 그 정도가 달라진다. 복압은 가슴을 확장 수축하는 근육군과 횡경막과 복근군이 서로 조화하여 협동했을 때 최대로 된다.

조식호흡을 하면 이것들이 순조롭게 되어 강한 복압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때문에 복강 내의 모든 장기가 활발하게 움직이게 되고, 특히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정맥혈의 이동이 활발해져 그만큼 노폐물의 운반이 빨라진다.

심장은 동맥혈의 흐름을, 복압은 정맥혈의 흐름을 촉진하니 몸 전체의 혈액이 순조롭게 전신을 돌아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하는데 병이 생길 틈이 어디에 있을 것인가?

두통, 견비통, 변비, 불면증 따위는 가슴호흡을 주로하고 있는 사람들에 흔히 볼 수 있는 병이다. 자기 체력에 무리하지 않도록 부드럽고 가는 조식호흡을 수시로 실시하여 자연스럽게 복압을 올리면 이 따위 병은 어느 사이엔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꼭 완치가 된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강한 복압을 지속하려고 미련하게 숨을 멈추는 일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잘못된 단전호흡-지식(止息)

숨을 멈추는 일을 지식, 정식, 또는 폐식이라고 하는데, 단전호흡을 지도하는 사람들 중에는 숨을 그치고 참는 호흡법을 지도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하지만 이는 일반인들이 함부로 수용하여서는 안 될 일이다.

호흡의 구체적인 효과는 폐의 가장 중요한 폐포에서 혈액중의 헤모글로빈이 체내로 흡입된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고, 체내에서 모인 탄산가스를 배출하여, 동맥혈의 산소와 탄산가스의 혈중농도를 좁은 범위 안에서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있다.

폐포에서 산소와 노폐 가스를 교환하는 데는 1/3초 정도의 짧은 순간으로 충분하다. 이때 폐포 내 공기가 함유하는 산소의 분압은 평균 105이고, 폐 모세관의 정맥혈의 산소 분압은 평균 35으로 큰 압력 차가 있어 밖에서 폐포 내로 들어온 산소가 쉽게 폐의 모세혈관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혈액중의 헤모글로빈 1g은 산소 약 134g과 결합하여 산화 헤모글로빈이 된다. 이렇게 공기 중의 많은 산소가 몸 안으로 침투되어 몸 안을 돌게 되고, 필요한 데 공급해 준다.

이와는 달리 몸 안에서 모아진 탄산가스의 폐 모세혈관 내의 분압은 폐포 내의 공기의 그것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낮은 폐포 밖으로 나가게 되어 배출된다. 이러한 가스교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몸속의 유독성 가스들은 피 속에 남아 몸속을 떠돌며 모든 장기의 대사활동을 방해하고 신선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신체의 기관에는 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누적되게 된다.

숨을 멈추면 체내의 가스 교환능률이 떨어지고, 노폐 가스가 체내에서 늘어나서 멈추는 시간이 많을수록 탄산가스의 혈중농도가 높아진다.

지식 시간이 길수록 흉강에 강한 압력이 비례하여 지속되게 된다.

흉강의 압력은 탄산가스의 혈중농도와 더불어 뇌세포에 강한 압력을 미쳐 뇌압을 올리는 일로 바로 나타난다. 이 압력이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흡수하는 전체 산소의 약 1/3을 뇌에서 소모하는데, 위의 원인이 생기면 더욱 산소 소비량이 늘어나고, 그 요구량을 충족하지 못하면 뇌세포의 노화현상으로 직결된다.

지식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현상을 유발하여, 이것이 원인이 되어 낮에도 졸음이 심하게 오는 졸음증을 일으키는 일이 생긴다. 이런 사람 중에는 수면 중에 호흡이 중단되는 수면 무호흡 증후가 발생하는 일이 있다.

저 산소 증세의 발생은 부정맥과 폐동맥 고혈압증으로 발전하는 주원인이 된다.

신체 각 기관의 조화를 해치는 탄산가스의 혈중 농도와 뇌압에 직결되는 흉압이 생기지 않도록 멈추는 일이 없는 호흡을, 힘을 넣지 않은 호흡을,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호흡을 하도록 특히 강조하여 당부하는 바다.

이런 호흡은 입을 다물고 있어도 기도가 항상 열려있고, 성대도 개방된 상태에 있어 뇌졸중의 원인의 하나가 되는 두개강의 압력을 언제나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된다.

조식법으로 지식으로는 할 수 없는 무아지경에 들어가면 뇌세포의 산소 소모량이 줄어져 남은 산소가 신체세포에 더 공급되게 된다. 역설적으로 설명하면 남은 산소량이 뇌세포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무술을 익히는 사람들이 신체의 특수부위에 의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모아 순간적으로 방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숨을 멈추는 일이 가끔 있으나 이는 특수한 목적을 위한 수련이므로 일반인의 바른 호흡법으로서는 부적당하다. 조식호흡을 안정되게 할 수 있으면, 특수 목적을 위한 강도 높은 지식도 쉽게 가능하게 된다.

 

수련의 시각과 시간

호흡법을 본격적으로 전공하여 공부하려는 사람과 그렇지 아니한 사람에 따라 다르고, 학생과 직장인과도 다를 것이다. 즉 생활환경에 따라 다르나, 공통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공부할 마음이 생기면 언제 어디에서나 환경에 구애됨이 없이 공부를 시작함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마음이 없어 공부를 아니하는 것이지 시간과 장소가 없어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본다.

호흡공부는 마음을 닦는 공부인 만큼 삼라만상이 고요할 때가 가장 좋다. 한 밤중에서 새벽 사이, 시간으로 따지면 오전 3시에서 5시 사이가 가장 좋다. 이것은 옛부터의 원칙이고, 각자 자기의 생활리듬에 따라 편리하고 효과적인 때를 찾아내어 공부하면 될 것이다.

한 차례 수련하는 시간은 그때의 건강상태와 공부의 진도에 따라 자연 다르게 된다. 의욕에 찬 공부를 짝사랑하는 초기에는 단번에 성과를 내려고 많은 시간 공부하고 싶어 한다.

초습자가 자연스럽게 숨 쉬고 있는 그대로의 호흡을 알아보려면 20분에서 25분 정도의 짧은 시간 열중하는 식으로, 쉬엄쉬엄 여러 번 되풀이 해보는 것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누구에게나 그러하지는 않을 것이다.

초습자는 시간을 정하여 규칙적으로, 몸에 피로를 느끼지 아니할 정도로 의욕적으로 연습하여 조식요령을 빨리 터득한 후,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잠자기 전, 일어난 후, 한 차례씩 꼭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짧은 시간이나마 매일 거르는 일 없이 꾸준하게 공부하는 것이 효과가 더 좋다.

과식하였을 때, 가슴이 답답할 때, 정신이 어수선할 때, 수면부족일 때는 원인을 제거한 후에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부의 진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시간을 연장해가야 하며, 재미가 나면 역시 자연스럽게 그와 같이 된다. 과욕은 언제나 금물이다.

초습자는 어느 누구나 조그마한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기 마련이다. 그런 일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거듭나기 위한 공부가 편안하게 쉽게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련장소

이 역시 자신의 생활여건이 허락하는 곳에서 마음을 편히 가지고 수련을 하면 될 것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고려할 수 있는 전통적인 공부장소에 대한 조언은 아래와 같다.

계절 따라 좀 다를 수 있으나, 공기가 맑고 고요한 안정된 곳이 바람직하다. 번잡한 일이 일어나지 아니하는 혼자 쓸 수 있는 곳이 가장 좋다. 공기가 냉량한 곳에서 공부하면 기분이 상쾌하고, 고요한 곳이라야 자기 호흡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조용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바람이 있는 곳이나 센 곳은 적당하지 못하다.

초기에는 혼자만이 쓸 수 있는 방, 지하실, 큰 나무숲, 건조한 동굴, 반석 위 등등이 좋고, 공부가 좀 되면 맑은 개울가나 폭포 근처나 바닷가가 좋으나 계절에 따라 적절한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음침한 곳이나 습한 곳은 언제나 피해야 한다.

어떤 곳이든지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

 

수련 전후의 일반적인 주의사항

수련 전후에 몸을 부드럽게 푸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심장이 심하게 뛰는 일이 없도록 한다. 몸 푸는 방법으로 옛 부터 도인법이라 하여 전해오는 것이 있으나, 요즘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기본적인 생활체조 속에 그 기본이 다 들어 있으므로 굳이 도인법을 배우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아침 일찍 깨어나서 누운 자리에서 아래 윗배를 손바닥으로 넓게 부드럽게 문질러 배근육을 풀어주고 가벼운 팔다리 운동과 얼굴을 문지른 후 천천히 일어나서 찬물로 세수하고, 찬물 한 컵을 3~4분 동안에 천천히 맛보면서 삼킨 후 공복 상태로 정좌하여 공부한다.

앉을 때 입는 옷은 품이 넉넉하고, 허리띠도 넉넉하게 매어 구속감이 없게 한다.

초습자는 한동안 앉아 있다 보면 발이 저려오는 일은 당연할 것이다. 되도록 참되, 참기 어렵기 전에 다리를 바꾸어 앉아 예방토록 한다.

기상 직후가 아니더라도 정좌하기 전에는 세면하는 것이 좋다.

잠은 규칙적으로 일정한 시간에 자는 것이 정신을 맑게 하는 데 좋고, 취침전의 정좌를 습관으로 한다.

때에 맞게 음식, 수면, 휴식으로 몸의 컨디션을 조화시키는 일이 꼭 필요하다.

, 담배, 성생활은 원칙적으로 금기사항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수련에 지장을 가져오는 일이 있으니 각자가 알아서 절제하는 것이 좋다. 하고 싶은 욕심을 다 채우고는 한 가지 일에 전력을 할 수는 없는 법이다.

빠른 효력을 기대하여, 정도에 지나치면 역효과가 꼭 생기는 법이다. 공부의 진척은 전적으로 자연에 맡기고, 세심한 성의를 다함을 신조로 하도록 한다. 성공하는 것이 목표지 빨리 지나가는 것이 목표가 될 수는 없다. 건성으로 지나가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 법인 양 습관이 되고 만다.

 

< 수련자세 >

초습자의 경우에는...

옛날에는 한 가지 자세로 초습자 에게 강요하여 그 사람 됨됨과 인내심을 비교 시험하여 공부시킬 사람을 고르기도 하였다. 전해 내려오는 전통적인 수련자세가 가장 효과적이고, 또 단체로 수련할 때는 한가지로 통일해야 여러모로 지도하는 이나 받는 이가 편리하겠지만 혼자서 자유롭게 공부 하는 데는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호흡 공부를 시작하기 전의 생활습성에 따라 바닥에 앉는 생활에 익숙한 사람은 그 자세로, 의자 생활을 많이 하는 사람은 그 자세로, 자기가 공부하기 좋은 자세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목적은 우선 마음을 안정시켜 자연스럽게 숨 쉬고 있는 그대로를 안 다음부터, 숨의 길이를 고르게 길게 ,부드럽게 하여 몸 안에 순하게 기를 쌓이게 하는 데에 있다. 하지만 어떤 자세를 취하든지 몸의 중심이 단전에 꼭 있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초습자는 20초 이상의 호흡이 될 때까지는, 허리가 아픈 사람은 등을 벽이나 알맞는데에 기대고, 다리에 쉽게 쥐가 나는 사람은 다리를 편안하게 뻗고, 정중선으로 호흡이 내려가도록 만 하면 된다. 이렇게라도 하여 조식호흡과 더불어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공부 방법이다. 이렇게 편한 자세로 공부하여도 시간은 다소 더 걸릴지 모르나 공부 효과는 꼭 있게 된다.

하지만 전통적인 자세는 역시 그만한 값어치가 있기 마련이다. 꾸준히 수련하여 한 호흡이 40초 이상이 되었을 때부터는 꼭 전통적인 자세인 결가부좌의 자세를 하기를 권한다.

이때쯤 되면 어느 누구나 견디어 내는 힘이 몸에 생겨, 이자세를 함으로써 숨이 더욱 고르고 안정되게 된다. 그뿐 아니라, 기의 흐트러짐이 적어져 안정된 상태가 지속된다. 꿇어앉는 자세도 해 볼만 한 좋은 자세로 권장된다.

역도나 씨름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허벅지가 남달리 굵고 배가 나와서 전통적인 자세인 반가부좌나 결가부좌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은 의자 같은 데에 앉는 것이 자연스러운 자세이다. 초기부터 꼭 결가부좌를 해보고 싶으면 양 무릎이 방석에 밀착되어 전후좌우로 몸이 기울지 않게 엉덩이에 알맞는 높이의 보조 방석을 하나 더 사용해 보기 바란다.

다리를 포개어 앉을 때는 알맞는 높이의 방석을 엉덩이에 사용하여 무릎이 뜨지 않게 하는 것이 쉬 오는 피로를 막는 방법이다.

누운 자세로 조식공부를 해보면 비교적 길게 쉽게 조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늑막의 내압이 앉아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쉽게 잠에 빠지는 일이 많다. 그래서 조식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누운 자세로 공부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1분 이상의 호흡을 하게 되면 잠자리에 들어서 이자세로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깊은 잠에 빠지는 것이 공부하는 방법의 하나로 권장되기도 한다. 이때쯤 되면, 잠자는 것 자체가 조식 공부하는 것으로 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보통사람의 수면은 의식 없는 휴식이지만, 1분 전후의 호흡을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수면 자체가 의식 있는 휴식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자세

눈은 감은 듯 뜬 듯 한 상태에서 이른바 반폐반개하여, 코 끝 날을 통하여, 시선을 자연스럽게 연장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 좋다. 눈이 피곤해져서는 안 된다. 감은 듯 뜬 듯 하게 하는 것은 잠 오는 것과 보이는 것이 있어 마음이 흐트러짐을 막기 위함이다.

책에 따라 '시선을 고정시켜라', 코끝이 아니라 '정신적 시각이 자리 잡고 있는 코의 시발점인 눈썹 가운데의 한 점에 정신을 집중시켜라'고 권하는 경우를 본다. 하지만 오랜 동안 수련하여 상당한 경지에 이른 사람들의 충고에 의하면 시선을 코끝에 고정시키면 눈이 쉬 피로해지고 사팔뜨기를 강요당하는 꼴이 되고, 눈썹 가운데의 한 점에 정신을 집중시키면 두통이 쉽게 온다. 이런 방법은 전통적인 호흡수련에는 없는 방법이다.

, , 이와 혀

코는 배꼽과 수직면 상, 정중선 상에 있게 한다. 초습자는 어금니는 힘주지 아니하고 아래윗니가 가볍게 서로 닿도록 하여 숨결이 코로 자연스럽게 통하도록 하고, 입은 언제나 반드시 다물고 혀끝은 입천장과 위 잇몸 사이에 자연스럽게 밀착시키도록 한다.

, , 척추

귀에서 수직선을 내리면 어깨 위에 떨어지도록 한다.

, 어깨, 허리에 힘을 넣으면 조식하는 데에 지장이 많으니 항상 힘을 쭉 뺀 자연스러운 버릇을 빨리 들여야 한다.

초습자들은 특히 머리, , 척추에 힘을 빼고 상체 전체가 자연스럽게 풀어지도록 하여 큰 활과 같이 둥글게 되는 느낌이 들면 공부하기가 편하다. 수직선상에 함께 있는 자세는 초습자에는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허리

허리의 안정은 어깨에 달려 있다. 어깨의 힘을 쭉 빼지 아니하면 허리가 안정되지 아니하며, 몸 전체가 부자연스럽고 무리가 생기게 된다. 공부가 진척되어 건강이 좋아져서 복압이 생기면 허리가 자연스럽게 꼿꼿하게 된다. 요추는 아랫배가 편안하도록 자연에 맡겨 세우고 엉덩이를 약간 뒤로 내미는 듯 한 자세로 몸 중심을 아랫배에 오도록 한다. 중심이 정확하게 단전에 자리하면 가장 이상적인 자세이다. 좌우 무릎과 볼기의 네 점이 반석과 같이 움직이는 일이 없도록 수련 자세에 들어가기 전에 잘 흔들어, 앉는 방석이 몸에 맞게 함이 좋다.

손에는 여러 가지 자세가 있다. 초습자는 하나를 골라 계속 공부하는 것이 좋다.

가장 많이 하는 자세는 양 엄지손가락 끝을 가볍게 맞대고, 나머지 네 손가락을 붙인 다음 왼 손 바닥에 오른 손가락 등을 대고, 팔을 자연스럽게 내려 손을 배에 붙이는 자세이다.

왼 손바닥으로 오른 손을 감싸고, 왼 엄지손가락 끝을 오른 손바닥 가운데 있는 노궁혈에 댄 다음, 오른 엄지와 인지로 왼 엄지를 감싸 쥐기도 한다.

초습자들 에게 가장 많이 권유되고 있는 손의 자세는 6세기 후반의 백제 석조여래좌상과 같이 깎지 낀 손바닥을 언제나 단전자리에 가볍게 대고 있으면 숨의 드나드는 상황을 쉽게 느낄 수 있어 편리하다.

어떤 이는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하여 가볍게 쥔 양 주먹을 각각 양 무릎 위에 손등을 위로 또는 아래로 하여 살짝 올려놓기도 한다. 손등을 아래로 하고 쥔 손바닥을 위로 하라고 고집하는 사람도 있다.

앉은 자세

삼국시대 초기의 옛 불상에는 조식공부 하는 자세 그대로를 조형한 것이 간혹 있으니 눈여겨 봐 둘 만하다. 일반적인 불상은 어깨와 허리가 너무 당당하고 꼿꼿하여 초보자의 자세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도 유념할 일이다.

책상다리 :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 위에 포개고 앉는 앉음새

하반슬 : 다리를 꺾어 두 발을 넓적다리 밑에 넣어 발이 보이지 아니하게 앉는 앉음새

반가부좌 : 한쪽 발을 넓적다리 위에 바싹 얹고, 다른 발은 넓적다리 밑에 넣어 보이지 않게 한 앉음새

결가부좌 : 두 발을 양 넓적다리 위에 바싹 얹고 앉은 앉음새. 이 자세 에는 발을 넓적다리 위에 올려놓는 순서에 따라 불가에서는 이름을 달리 한다. 항마좌는 먼저 오른 발을 왼편 넓적다리 위에 놓은 다음, 왼발을 오른편 넓적다리 우에 얹는 앉음새. 길상좌는 먼저 왼발 다음에 오른발을 넓적다리 위에 얹는 앉음새.

측와 : 옆으로 눕기에는 베개를 어깨 높이로 하고 바닥 쪽 팔을 구부려 엄지를 손바닥에 대고, 네 손가락을 펴고 손등을 베개에 댄다. 밑에 있는 다리는 뻗고 위 다리는 좀 구부리고 위쪽 팔은 자연스럽게 둔다. 오른 편으로 누워 심장을 위로 하는 것이 호흡하는 데 좋다.

 

 

1-2. 묵좌식상, 상유일촌여기, 유기, 편향증험

 

1 - 호흡 들여다보기

묵좌식상(默坐息想)

우리 겨레에 전해 내려오는 정통 조식법은 코로만 쉰다. 입은 말과 음식을 위해서 쓰는 것이다. 입을 곁들이는 호흡은 우리의 정통 호흡법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하는 호흡은 자연스럽게 습관화 되어서 의식 없이 하고 있지만, 조식을 위한 호흡은 양과 시간압력의 세 요소를 적절하게 조절하여 초기에는 의식을 가미하여 발전시켜 가야하는 호흡이다. 이러한 조식법을 공부하자면 맨 먼저 습관화된 현 호흡 상태를 알아보아야 한다.

고요한 곳에 편안하게 단정하게 앉아서,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혀 안정호흡 상태에 들어가도록 한다. 수련에 들어가기 전에는 언제나 심파(心波)를 가라앉혀야 한다. 안정호흡 상태에 들어가자면, 자기가 하고 있는 호흡, 즉 내쉬고 들이쉬고 있는 숨의 흐름을 아무 생각을 하지 말고, 오로지 드나드는 자신의 숨결에 온 정신을 집중하여 천천히 함께 따라 다니도록 한다. 쉽게 이렇게 되지 아니할 때는 심리적 안정을 이루기 위하여 천천히 조용하게 큰 심호흡을 서너 번 하여 몸에서 힘을 빼고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해 본다. 평상시에는 별 생각 없이 지냈지만 호흡 공부를 해본다고 조용히 앉아 있어보면 온갖 망상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서 집중을 방해한다. 이 방해하는 것을 먼저 없애야 한다. 이 방해하는 것을 없애지 않고서는 본격적으로 공부를 할 수가 없다.

공부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요소가 바로 이것이다. 호흡법의 걸음마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이 방해하는 버릇을 없애는 데 약 일주일 정도 노력해 보자. 그래서 망상이 어떻게 일어나며 얼마나 줄어들게 할 수 있는가를 실지 경험해보라는 것이다. 이런 망상을 없애고 숨 쉬는 데에만 완전히 빠져들면 잡념이 자연 없어진다. 묵좌식상의 '식상(息想)'이 바로 이 뜻이다. 호흡법에 조금 익숙해지면 식상의 뜻도 더 깊어져야 한다.

숨의 흐름에 조용하게 따라다닐 수 있게 되면, 가만히 마음으로 숨의 드나듬을 들여다보기로 한다. 들여다본다고 눈에 보이지는 않음은 물론이다.

앞서 간 분의 도움말

바로 이렇게 하는 일이 옛 성현이 말씀하신 "너 자신을 알라"하는 첫 실천이 됩니다. 숨을 쉬므로 써 내가 살아가고 있는데 살고 있는 것을 알자면 숨 쉬고 있는 그 자체를 알아야 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여태까지 아무런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쉽게 하고 있는 호흡을 새삼스레 들여다보고 있으면 별별 생각이 일어납니다. 이상하게도 일관성이 없는 토막생각이 연이어 일어나면서도 호흡은 여전하게 하고 있습니다.

별별 토막생각이 일어나는 것은 호흡에너지의 파동이 뇌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즉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이 마음이 움직이지 아니하도록 하려는 생각이 나면 또 마음을 움직이는 계기의 원인이 되어 또 새로운 토막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납니다.

조식공부의 초기에는 이 일이 없도록 호흡하는 일에만 정신을 집중하여 숨의 흐름을 따라다니도록 하는 일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여 안정의 경지에 익숙해지면 숨의 흐름을 들여다보도록 합니다. 이 일을 옛 분들은 내관법의 초보라고 하셨습니다.

무념무상, 무타념무타상으로 설명하려고도 하셨습니다. 청소년 시절에 조식법을 배우는 것이 세파에 시달려 찌들어진 나이 많은 사람보다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은 이렇게 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위의 공부를 해보면, 잡념 망상을 없애지는 못하여도, 줄어드는 것은 누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더욱 정진하여 숨의 흐름을 관찰하고 음미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집중력이 생기면, 일상생활에서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잡념 망상이 안 일어나는구나 하고 느낄 때는 자기도 모르게 깜빡 졸고 있는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눈을 반개반폐 하라는 것입니다. 눈을 뜨고도 정신을 졸고 있는 것은 몸 안의 신진대사가 고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캄캄한 밤중에 공부하기가 쉬운 것은 눈을 뜨고도 쉽게 지감조식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하고 있을 때, 다리가 아프다든지, 몸에 개미가 기어 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는 일이 간혹 있습니다. 이런 때는 다리가 아프면 바꾸어 앉고, 수련을 시작하기 전에 손바닥으로 눈, 낯 등 몸의 그런 데를 미리 문질러 주면 좀 더디게 일어납니다.

이것은 혈맥이 여태까지 보다는 잘 관통하게 되었다는 증거로 좋은 일이며, 수련 중에는 긁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수련이 끝나면 천천히 손바닥으로 문지르고 가볍게 팔다리와 몸을 흔들어 풀도록 하십시오.

초습자는 대개 이때의 한 호흡이 3초에서 5초 사이가 보통입니다. 좀 긴 사람은 10초도 있지만 제 1과는 자기 호흡의 상황과 잡념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조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호흡 길이나 시간에는 크게 마음을 기울이지 마십시오.

무의식으로 여태까지 하던 호흡의 세밀한 상황을 더 깊게 알게 되어, 정신 집중하는 가운데서 망상의 토막이 적어지고 단순해져서, 조식을 할 때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안정될 수 있는 실력이 되고 버릇이 되도록 노력하자. 그렇게 할 수 있게 되어도 다음 과정을 서둘지 말고 계속 더 공부하여 정신을 순식간에 집중할 수 있게 하여 더 평온한 마음자리를 잡아 더욱 느린 호흡의 파동을 발견할 수 있게 노력 하고, 그 파동에 몰입할 수 있게 하자.

이 같은 호흡의 실마리를 꼭 잡아 느린 숨을 쉬면서 거의 숨을 쉬지 아니하는 무호흡에 가까운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 상위권에 들어가는 양질의 조식이다.

무호흡에 가까운 느린 호흡의 파동을 타자면 각자의 실력에 따라 그렇게 하려는 노력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말고 머리 속을 비워야 한다는 뜻으로 무타념무타상, 무념무상, 더 나아가서 무무념 무무상하라고 옛 분들은 충고하였다.

느린 호흡의 파동을 타게 되어, 거의 숨을 쉬지 않는 경지에 이른 호흡을 하고 있으면, 합리적이고도 정밀한 과학으로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힘을 얻게 된다.

그렇게 되는 까닭은 육신은 호흡동작을 통하여 영혼으로부터 나오는 생명의 파동을 받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우주에너지로부터 생명에너지를 받은 육신의 세포는 한 뭉치의 세포조직에 따라 담당하는 독특한 여러 작용이 있어 행동하는 힘의 움직임으로 바꾸어져 또 다른 표현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조식법은 우둔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기 정신을 통제시키기 위한 완벽하고도 가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육체와 정신을 결합시켜 더 이상 의문의 여지가 없는 하나의 융합된 단일성을 이루게 한다.

호흡의 파동을 통해 우주에너지의 파동에 융합시켜 단일성을 이루게 하면 의식을 초월한 완전한 능력인 직관력을 얻게 된다.

 

2 - 한걸음 나아가기

입식면면(入息綿綿),출식미미(出息微微),상유일촌여기(常有一寸餘氣)

앞에서 안정호흡 상태에서 호흡의 흐름에 몰입하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선천적으로 집중력이 강한 사람이나, 순수한 마음의 소유자는 쉽게 이렇게 되지만, 산만하든지 탁하게 태어난 사람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 같은 마음자리가 잡히면 심장의 고동도 쉽게 규칙적으로 느끼게 되고, 숨의 드나듬이 자기 귀로는 들리지 아니하지만 느낄 수 있는 매우 부드럽고 가는 호흡이 된다. 이와 같이 마음을 가라앉히는 일을 옛 분들은 잠심(潛心)이라고 하였다.

이 경지를 충분히 맛 본 다음에 비로소 조금만 더 느리게, 더 가늘게, 더 천천히, 더 평화감을 수반한 호흡을 하도록 한다.

이때 호흡의 길이를 시간으로 재면 20초 정도가 되어 있을 것이다. 체감시간은 훨씬 길어야 한다. 이 대목을 어느 조식 지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마음이 가라앉으면, 여태까지 호흡하던 것보다 조금만 덜 호흡하여 더 긴 시간 호흡할 수 있게 하십시오. 이제는 마음을 호흡으로 안정시킬 수 있는 법을 터득하셨으니 더 길게 느리게 호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식 공부를 하면 같은 시간을 사는 데도, 적은 횟수의 호흡과 적은 양의 공기로 살 수 있게 되는 것을 쉽게 체득할 수 있다. 위의 조식 지도자는 전진을 위한 후퇴와 비축의 묘미를 강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조식 공부에서 잘되지 않을 때는 언제나 조금 후퇴한 자리에서, 즉 잘되지 아니한 상태에 이르기 전의, 잘되던 자리로 되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일을 잊지 말도록 하자.

옛글에는 조식 요령의 하나로, 세세면면(細細綿綿)이라는 말을 즐겨 썼다. 따지고 보면 숨을 토해내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들이쉬는 데는 그 한계가 없다.

더 들이 쉴 수 있는 것이 우주에는 얼마든지 있는데 자기가 못 들이 쉴 뿐이다. 호는 흡 다음에 오는 동작이고 보면 흡 하는 능력은 무한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셈이다.

단전에 기가 모이기 시작한 후부터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질이 더 중요하다. 말로는 부드럽게 하려고 표현하지만, 실상은 금속판이나 질 좋은 나무판자의 표면을 거울과 같이 비치게 처리하려는 것과 비슷하다.

나무의 광택과 금속의 광택은 질이 다르다. 호흡공부를 제대로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금속광택이 나는 치밀한 호흡 면을 가지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앞서 간 분의 도움말

이 대목에서 옛 어른께서는 들이쉴 때는 입식면면(入息綿綿), 내쉴 때는 출식미미(出息微微)라고 간단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에는 조식에 필요한 요소가 다 들어 있습니다. 차분하게 조식이 된 지경에 이르면 심파가 가라앉게 되어 숨도 자연 더욱 고르고 길게 또는 깊게 되기 마련입니다.

들이쉰 다음 내쉴 때나, 내쉰 다음 들이쉴 때, 즉 전환 시기에 이르기 전 얼마간의 여유, 즉 호흡의 양과 시간을 언제나 같은 정도로 남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바로 이것을 '상유일촌여기(常有一寸餘氣)'라고 표현하였습니다.

한마디로 조식의 핵심은 입식면면, 출식미미, 상유일촌여기, 이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조식의 버릇이 들기 시작하여 장차의 성공을 가름하게 되는 기반이 결정됩니다.

그 때문에 질 좋은 호흡을 하기 위하여 호흡의 길이를 늘려가는 것이지 길이를 위하여 늘이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심장은 호흡상태를 바로 나타내 준다. 심장이 빨라지면 호흡의 전환점을 지났다는 신호이다. 초습자는 호흡이 안정되어 있지 아니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구별이 잘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