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야생버섯

[스크랩] `독버섯을 조심해요` (자연과 생태-7.8월호)

검은바람현풍 2012. 10. 11. 19:51

 

♦ 독버섯을 조심해요.   (자연과 생태 원고용 7, 8월 분)


☺ 버섯은 여름이 전성기


올해 제주에는 봄장마가 없었다.

제주도에서는 봄장마를 고사리장마라고 부르며 10여일 이상 지속되는데,

봄비가 내리는 이 시기에 제주 들녘엔

고사리가 많이 돋아나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이상기후 때문인지, 몇 년 새 점점 고사리장마가 짧아진다 싶었는데,

올 봄에는 아예 건조기처럼 가뭄이 든 채 지나고 말았다.

버섯의 발생에 습도가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고 봐야 하는데 강수량이 부족하다보니

버섯 관찰이 쉽지 않아 봄의 버섯관찰 시기는 그냥저냥 보내고 만다.


버섯은 7월과 9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장마를 갓 넘긴 7월에 버섯 탐사를 나선다면

가장 많은 종류의 버섯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땅 속에서 일 년 동안 침잠의 세월을 보낸 균사체가 버섯을 발생시키는 데는

무엇보다도 온도와 습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8월의 더위는 사람들도 움직이기 싫어 시원한 실내에서만 머물고 싶어지고

꼼짝달싹하기가 귀찮은 달이다.

버섯도 예외는 아닌 듯, 밤 기온이 25도가 넘는 날들이 이어지면 버섯은

이글거리는 태양에 달궈진 대지 밖으로 고개를 내밀려 하지 않고,

시원한 토양 속에서 피서를 즐기려 한다.

9월이 되어 다시 밤 기온이 시원해지기 시작해야 버섯의 균사체는 

번식을 위한 준비로 버섯을 피워 올리며 바쁜 활동을 시작한다.


올해에는 꼭 버섯 관찰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면 장마를 갓 넘긴 바로 지금,

이제부터가 적기이다.


☺ 식용버섯과 독버섯은 매우 닮은 꼴.

 

그림 1) 흰독큰갓버섯

 

그림 2) Macrolepiota sp

 


흰독큰갓버섯은 식용으로 잘 알려진 큰갓버섯과 비슷하나

상처가 생기면 적색으로 변하는 데서 구별이 가능하다.

상하로 움직이는 고리, 서식지와 크기도 큰갓버섯과 흰독큰갓버섯은 매우 비슷하므로

특별히 주의를 요한다.

 

Macrolepiota sp 는 아직 정확한 국명을 확인하지 못했으나

버섯의 갓을 만지면 솜사탕이 묻어나듯 갓의 표피가 손에 덕지덕지 묻는다.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버섯이 보여서 내려 관찰할 만큼 대형으로 성장한다.

 

말이 풀을 뜯는, 시원하게 펼쳐진 목장에

드믄드믄 발생한 버섯만으로도 푸짐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식용불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말똥과 쇠똥에 많이 발생하던 큰갓버섯은 목장지가 줄어들고

말과 소의 방목 또한 크게 줄어들어서인지 발생량이

예전에 비해서 턱없이 줄어들었다.

 

제주도 사람들은 예로부터 큰갓버섯만을 주로 식용으로 애용해왔기 때문에

큰갓버섯과 유사한 흰독큰갓버섯이나 진갈색주름버섯 등에 의한

식중독 사례가 주로 보고되고 있다.

 

어린 시절, 찬거리가 넉넉지 않던 그 시절에 참기름에 소금을 뿌려 살짝 구워먹던

큰갓버섯의 맛은 잊혀지지 않는 고향의 맛 중의 하나이다.

제주도에서의 독버섯 사고는 조상의 무덤에 성묘를 하는 가을에만 발생하는데,

나처럼 그리운 옛 맛에 대한 향수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림 3) 노란다발

 


개암버섯, 무리우산버섯 등과 모습이 비슷한 노란다발 또한

식중독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독버섯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노란다발은 봄부터 가을까지 발생하며,

겨울에도 비가 많이 오고 날씨가 포근해지면 한라산 남쪽지역 따뜻한 곳에서는

관찰이 가능한 독버섯이다.

 

소나무나 삼나무 등의 침엽수 고사목에 주로 발생하며, 무리지어 총생한다.

생장 중인 유균에는 뽀시시한 흰 솜털이 있는 황색을 띄다가

다 자라면서는 검은빛이 도는 어두운 노란색으로 변해간다.

 

식용버섯인 개암버섯과 모양과 색이 비슷하여 중독사고가 종종 발생하며,

부드러운 맛이 나는 개암버섯에 비해 노란다발은 매우 쓴맛이 나므로 구별이 가능하다.


☺ 아차하면 목숨이 오락가락

 

* 붉은주머니광대버섯

 

 

달걀버섯을 무척이나 좋아하던 네로황제가 결국 달걀버섯을 닮은 붉은색 독버섯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본다는 기록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혹시 이렇게 생긴 버섯은 아닐까.

 

털이 뽀송뽀송한 털북숭이 인형을 연상케 하지만, 성장하면 털의 흔적은 많이 퇴화한다.

대의 기부에 있는 주머니가 흰색이 아니고 붉은 색임에 유의해야 한다.

여러개 채집해서 먹는 중에 한 두 개체만 있어도 사람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독버섯인 만치 버섯조심, 불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림 4) 양파광대버섯

 

그림 5) 큰주머니광대버섯

 

양파광대버섯의 기부는 양파뿌리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오뚜기를 닮기도 했다.

낙엽활엽수림대 아래에서 흔치 않게 발생한다.

 

큰주머니광대버섯은 먹음직스럽고 맛있게 보이기까지 한다.

광대버섯과의 특징인 대주머니가 매우 크고 버섯 전체에 비늘 같은 인편이 덮여 있다.

활엽수 숲 속에 흩어져서 한두 개씩 발생한다.

 

대지의 흙색을 닮은 익숙한 갈색을 지니고 있고,

전체적으로 흰 빛이 도는 것도 독버섯에 대한 경계심을 잠시 잊게 하기에 충분하다.


☺   저승길 안내자인 죽음의 천사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  ‘독우산광대버섯’


독이 많기로는 ‘광대버섯과’의 버섯이 으뜸이다.

광대버섯과에 속하는 버섯들은 대부분이 맹독버섯이다.

달걀버섯이 식용버섯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에게

독우산광대버섯과 달걀버섯 두 개를 갖다 주면서

‘어느 걸 드실래요?’ 하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독우산광대버섯을 집어 든다.

 

우리민족이 가장 선호하는 색인 이 수수한 흰색 속에는 사람 여럿을 황천으로 보낼 수 있는

맹독이 숨어있어 이 버섯의 별명은 ‘죽음의 천사’라고 한다.

 

그림 6) 마귀광대버섯

 


마귀광대버섯의 독성분은 무스카리아 이보테닉산으로서

환각, 환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에서는 또한 파리를 잡는데 이용하였다고 한다.

 

이 버섯을 먹고 나타나는 증상이 아마도 마귀에 들린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종교적 의식에 이러한 환각 작용을 이용한 사례들이 더러 기록되어 있으며,

광대버섯류, 환각버섯류 들이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림 7) 좀환각버섯

좀환각버섯은 만 하루 동안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버섯으로 알려져 있는데,

소똥이나 말똥 위에 무리지어 발생하고,

잘 부식된 퇴비 위에서도 발생한다.

 

외국의 어느 나라에서는 재배되어 판매가 되고 있어서 환각성분을 이용하기도 한다.

갓은 1~2cm의 소형 버섯으로 자세히 관찰하며 천천히 걷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림 8) 붉은사슴뿔버섯

 

붉은사슴뿔버섯은 자낭균에 속하며 매우 딱딱해서 식용하기에는 부적합하지만,

버섯을 채집하며 맛을 본 후

5~10시간 후에 목젖이 부어 침을 삼키기 힘들 정도로 2~3일 고생하고,

관절염을 호소하는 환자도 나타나는 독버섯이다.

색이 빨갛고 모양이 사슴뿔을 닮아서 쉽게 구별되는 버섯이다.

 

 버섯 채집을 하다가 ‘괜찮겠지’ 하고 맛을 보는 것 또한 상당히 위험하다.

필자 또한 버섯 관찰을 처음 시작해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큰갓버섯과 유사해 보이는 개체를 채집해서 구워먹고,

아프기 시작하는 시간과 증상을 체크한답시고 실험한 적이 있는데,

 

비록 죽을 정도의 맹독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러다 죽지’ 싶을 정도로 여러 시간 고생을 하고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독버섯으로 인한 고통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독버섯 중독사고는 독우산광대버섯, 노랑싸리버섯, 진갈색주름버섯,

개나리광대버섯, 노란다발에 의한 사고가 주를 이룬다고 한다.

 

독버섯에 대해 흔히 알고 있기 쉬운 잘못된 상식으로

‘색깔이 화려하다.  은수저로 변색한다.

세로로 찢어지지 않는다. 곤충이나 벌레가 먹으면 식용가능하다.’는 등의

식용버섯에 대한 정보는 근거 없는 속설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 독버섯 중독에 대한 대처


-. 독성분 흡수 감소

* 독버섯에 의해 중독된 환자가 의식이 있거나 경련이 없으면 우선 토하게 한다.

  이페칵시럽(Ipecac syrup) 15-30cc를 먹이고,

이어서 용액 oral liquids 500cc를 먹이면 효과적으로 토할 수 있다.

 

만약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경력을 일으키면 위세척을 이용하여

가능한 위속에 남아있는 모든 것을 세척한다.

위세척이 끝나면 60cc의 물에 활성탄 30g을 경구 또는 위세척관을 통하여 주입하여

독성분을 흡착, 제거한다.


-. 배설촉진

1. 이뇨촉진; 경구 또는 정맥으로 수액을 시간당 체중 3~6ccTlr 주입하여

강제적으로 이뇨를 촉진시킨다. 불충분하면 이뇨제를 사용한다.

2. 혈액투석; 간 손상이 나타나면 활성탄 필터를 통하여 최외순환을 실시하고,

신장손상이 나타나거나 독성분이 투석할 만큼 입자가 작으면 혈액투석을 실시한다.


-. 일반요법

1. 기도를 통한 호흡을 유지시키고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도록 필요하다면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2. 혈압 상승제 사용, 혈당을 유지하고 혈압을 조절한다.

3. 간과 신장 변화를 검사하고 진경제 및 진토제를 사용하며, 진통제, 진정제,

    항경련제 등의 사용도 고려한다.


독버섯에 의한 중독 사고는 국내에서도 매년 발생하고 있으며,

이런 버섯 중독사고시에는 빨리 종합병원으로 가서 중독 원인 버섯을 밝히고

그에 알맞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치명적인 독버섯에 중독되면 치료가 불가능하므로 무엇보다

독버섯을 먹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참고문헌


한국의 버섯(식용버섯과 독버섯), 농업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동방미디어

한라산의 버섯, 제주도농업기술원, 대영인쇄사

버섯, 조덕현, 지성사

 

출처 : 야생버섯이 좋은 사람들
글쓴이 : 팽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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