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김기현 의 易經
11. 놀이 속의 역경
( 1 ) '도리도리'와 '짝짜꿍'
역경을 교육시키는 놀이들을 다 쓰려면 책을 한 권 따로 써야하지만,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몇 개 있다. 아기가 머리를 자기 목의 힘으로 들고 있을 때쯤 되면 도리 도리라고 명령을 하면 아기는 머리를 좌우로 회전시킨다. 말을 아직 하지는 못하지만 자기가 '도리도리'라는 말에 반응하는 것을 어른들이 좋아한다는 것을 안 것이다. '도리'는 道의 이치(道理), 혹은 도가 나온다는 뜻이다.(道來)
동양철학에서 우주는 둥글고 머리는 우주를 본떠서 둥글다는 말이 있다.(황제내경) 머리가 곧 우주라는 뜻인데, 머리를 돌리는 것과 '도가 나온다'라는 것이 일치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이 놀이의 목적은 근육을 제어할 수 있는 두뇌 발달을 촉진시키기 위함이겠으나 거기에 철학적 의미까지 부여하여 역경 철학적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도리도리를 할 줄 알면 다음은 '짝짜꿍, 짝짜꿍'을 시킨다. 짝짜꿍은 손바닥을 마주치는 동작이다. 짝짜꿍, 짝짜꿍이라는 말을 반복하면 아기는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짝짜꿍은 '짝을 맞추어 쿵하는 소리를 낸다'라는 뜻이다. 음양의 和合을 뜻한다.
목보다 더 분화되었으나, 손가락보다는 덜 섬세한 팔의 근육을 움직이는 행동을 함으로써 뇌의 발달을 촉진시키기 위한 동작이다.
이 두 가지 동작을 배우면 '도리도리'와 '짝짜꿍' 두 동작을 구분할 줄 안다. 둘을 구분할 줄 안다는 것은 陰陽을 분별할 줄 알게 하며 뇌의 판단 기능이 발달된다.
위의 두 동작을 할 수 있으면 '쥐엄쥐엄'을 시킨다. 쥐엄쥐엄은 양쪽 주먹을 쥐었다 폈다가 하는 동작이다. 보다 분화된 근육인 손가락 운동을 시켜서 뇌의 미세한 통제기능을 발달시키기 위한 동작이다. 우주에 해당하는 머리를 처음 돌리기 시작하는 봄의 작용(도리도리)과 손뼉을 치며 동작을 크게 하며 좋아하는 여름의 작용(짝짜꿍 짝짜꿍) 다음에 오는 쥐엄쥐엄은 가을의 수렴 작용에 해당하는 동작이기도 하다. 여름 동안에 분산된 에너지를 보자기로 싸서 수렴하여 물질로 만드는 가을의 작용을 상징한다.
쥐엄쥐엄을 할 줄 알면 '곤지곤지'를 시킨다. '곤지곤지'는 왼손 손바닥을 펴고 오른손의 검지를 펴서 왼손 바닥을 반복해서 닿게 하는 동작이다. 곤지는 2개의 한자로 이루어진 말인데 곤은 주역의 8괘 중 땅을 뜻하는 곤괘를 말하고 지(地)는 땅이란 뜻이다. 곤지 중에 지는 '도달한다(至)'라는 뜻도 있어 '곤지'란 땅에 이른다라는 뜻도 된다. 하늘의 도가 땅에 이른다는 뜻이다. '곤지곤지'는 오른쪽(陽) 손가락을 한 개만 펴서 왼쪽(陰) 손바닥(평평한 땅을 상징)에 반복해서 접촉시키는 매우 미세한 동작이다. 아주 미세한 신경 망(network)이 구성되어야 가능한 동작이고 이런 동작을 반복함으로써 오차가 없는 안정된 신경망이 구성될 수 있다.
일본의 박람회에 칼날 위를 걸으면서 팽이를 돌리는 로봇이 선보였었다. 로봇이 칼날 위에서 중심을 잃고 떨어질 때마다 로봇의 뇌에 해당하는 전자회로의 연결을 이리 저리 옮김으로서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아기가 스스로 인식하고 있는 미세한 손가락 움직임을 반복하게 되면 뇌신경 회로(neural network)가 정확하게 구성이 된다. '곤지곤지'는 두뇌의 발달에 큰 역할도 하지만 가을에 수렴된 에너지를 땅속 깊이 저장하는 겨울의 작용을 가르쳐 준다.
( 2 ) 바둑(밭둑)과 역경
바둑을 설명한 책에도 바둑판이 무엇을 뜻하는 지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대충 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만들어 졌다고 추정할 뿐이다.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바둑판은 가로로 18칸, 세로로 18칸으로 되어 있다. 줄은 가로 19줄 세로 19줄로 되어 있다. 수직선과 수평선들이 만나는 교차점에 버튼 모양의 바둑알을 놓는다. 바둑알을 놓을 수 있는 자리는 19x19=361개 있다. 그리고 바둑판에는 9개의 점이 찍혀 있다. 바둑에는 당수의 벨트처럼 급수가 있다. 급수가 높은 사람과 급수가 낮은 사람이 같이 바둑을 둘 때 급수가 낮은 사람은 바둑을 몇 개 더 두는데 이때 놓는 자리가 점이 있는 자리이다. 이곳에 먼저 놓는 것이 유리하다.
주역이 만들어진 전설시대에 만들어진 게임인데 주역의 이치를 이해하면 바둑판의 생성 이치를깊이 생각할 것도 없다. 주역의 효수대로 6칸씩 굵은 줄을 그어 보면 정확히 아홉 칸으로 나누어 진다. 하도, 낙서 중에 낙서 그림이다. 변화가 심한 게임이니 작용을 나타내는 문왕 팔괘의 바탕이 되는 낙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둘레의 팔방에 8괘가 들어간다. 넘버를 써보면 바로 낙서이다.(도해)
대립되는 방위의 숫자의 합은 10이고 가운데 있는 숫자는 그것의 평균인 5가 된다. 이 9개 지역을 9궁이라 하여 오행의 상생상극처럼 변화가 다양하여 천문, 지리, 점, 정치, 전법등 다양하게 쓴다.
가운데 칸은 중궁이라 하여 오행의 土에 해당하며 음양이 조화된 위치이다. 십자가의 중간에 해당하는 신의 자리이다. 土이며 태극에 해당하는 자리이니 전체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 칸을 상괘, 하괘에 해당하는 2 줄씩 나누어 보면 또 9궁이 나온다. 바둑판에서 가장 가운데 점을 천원(天元)이라 하는데 하늘의 근본이란 뜻이다. 바둑판의 전체정보가 모두 다 들어있는 점이다. 우주전체 피라미드의 꼭지점에 해당하는 태극이다. 바둑을 둘 수 있는 다른 교차점은 상하 좌우 대각선으로 음양 짝을 이루고 있는데 천원 점만 짝을 이루지 않고 있다. 음양이 조화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 점을 빼면 360개의 바둑 놓는 점이 된다. 이것은 365일에 해당한다. 주역의 효는 64x6=384개 있는데 건곤감리는 뜻만 있지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빼면 384-(6x4)=360이 나온다. 바둑 놓는 자리는 주역의 효에 해당한다.
바둑은 백색버튼과 흑색버튼으로 둔다. 한 사람은 백색버튼이 들은 그릇을 가지고 다른 사람은 흑색버튼이 든 그릇을 가지고 번갈아 놓는다. 이것이 주역의 괘를 그리는 것이다. 번갈아 놓는 것은 '도는 음과 양이 번갈아 간다'는 법칙에 부합된다. 세상은 음과 양의 싸움이며 선과 악의 싸움이다. 이것을 검정색 돌과 흰색 돌이 놓이면서 하나님의 세상 통치를 흉내(simulation)내는 게임이 바둑이다. 상대편 바둑알을 포위해 포로로 잡고 그 포위한 지역을 차지하게 된다. 더 이상 바둑 둘 자리가 없으면 누가 많은 지역을 차지했느냐가 승부를 결정한다.
한국 사람들은 '기(碁)GO'를 바둑이라 부른다. 밭둑에서 유래된 말이다. 밭이나 논은 다른 사람의 땅과 경계를 짓기 위해 둑을 쌓는다. 산 위에서 본 밭둑이 바둑판과 같아서 바둑을 밭둑이라 하였다. 중국사람들은 'GO' 라고 부르는데 중국말 '기'(碁)에서는 밭둑을 뜻하지 않는다. 바둑은 순임금이 머리가 나쁜 아들의 지능개발을 위해서 만든 놀이라 한다. 사서 삼경 중의 하나인 맹자라는 책에 순임금은 중국의 한족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 종족인 동이족이라는 말이 있으니 바둑은 한국에서 먼저 나온 것 같다.
( 3 ) 윷놀이와 역경
한국에는 윷이라는 게임이 있다. 한국말로 6을 '육' 혹은 '여섯', '엿'이라고 발음하는데 거기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둥근 나무 토막 2개를 반으로 쪼개 4토막을 만들어 주사위 처럼 던진다. 한 토막의 나무쪼각에는 두면이 있다. 둥근 양(陽)면과 평평한 음(陰)면이다. 4개의 나무토막을 던지면 5개의 경우가 생긴다. 3개의 양과 1개의 음을 도(돼지), 2개의 양과 2개의 음을 개, 1개의 양과 3개의 음을 걸(양), 4개의 음을 윷(소), 4개의 양을 모(말)이라 한다.
윷에는 나무토막인 윷과 함께 말판이 있다. 4개의 나무토막이 만드는 5가지의 경우에 따라 4개의 말을 말판에 달리게 하여 4개의 말이 먼저 말판을 돌면 이긴다. 뒤에 쫓아오는 말은 상대편 말을 잡아서 원점으로 가게 할 수도 있다. 도는 1칸을, 개는 2칸, 걸은 3칸, 윷은 4칸, 모는 5칸을 진행할 수 있다. 말판의 4 모서리나 중심점을 지나치는 경우가 생기면 멀리 돌아서 가야하고 그 점들에 들어서면 삼각형 모양의 지름길을 갈 수있다.
이 게임은 음양과 수리, 계산과 나아가서는 역경을 배울 수 있게 계획된 게임이다.
윷은 게임뿐만 아니라 주역의 64괘를 빼는 도구로도 쓰였다.
깊이 관찰하면 하도가 피라미드를 나타내고 있는 것처럼 윷의 말판도 피라미드를 나타내고 있다. 윷의 말판이나 피라미드 모두 역경의 원리를 나타내는 조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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