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 심 ( 火 )
1. 두근거린다
가슴 두근거리고 조여드는 느낌 오면 즉시 진찰을
잣과 대추? 용안? 등의 음식을 자주 오래 복용 할 것
놀라지도 않았는데 놀란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람이 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심장이 빠르고 강하게 뛰기 때문에 일어나는 증상이다. 놀랐을 때는 몸에 위협을 느껴 빠른 행동으로 위기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에 전신에 혈액 공급을 충분히 하기 위해서 심장이 빨리 뛴다. 이럴 때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정상이지만 놀라지도 않았는데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병이 있기 때문이다.
가슴의 극심한 통증으로 꼼짝도 못하고 그 통증이 팔로 방산되며 가슴이 조여드는 것 같은 증상이 있으면 심장에 기질적인 병변이 있는 경우가 많으니 정확한 심장내과 진찰을 받아 보아야 한다. 이런 증상이 자주 오며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손발이 떨리고 체중이 갑자기 줄면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이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동반되는 증상이 급격한 경우는 심장의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기 쉬우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견딜 만 하고 때로 덜했다 때로 심했다가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진찰을 받아 봐도 이렇다 할 원인이 발견되지 않고 좀처럼 낫지도 않는다.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는 흔히 어지럼증을 동반하고, 밥맛이 없고, 속이 미식미식 하여 토하려는 증세를 동반하다. 또 별것도 아닌 자극에 깜짝깜짝 놀라기를 잘한다. 집안에서 식구가 불러도 소스라치게 놀랄 경우가 있고, 평상적으로 걸려오는 전화벨 소리에도 놀란다. 그런 부인이 있는 집에서는 남편이나 식구들이 행동이나 말을 갑자기 할 수가 없어 조심해야 된다.
누가 자기를 잡으러 오는 것과 같은 불안 초조에 시달리고, 심한 경우는 낮에 좁고 밀폐된 방에 틀어 박혀 나오려 하지 않고, 밤에 혼자는 도저히 무서워서 잠을 잘 수 없다.
이런 증상은 피가 부족해서 생기는 증상으로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많고, 처녀보다는 아기 엄마에게 많다. 아기를 많이 낳은 여자는 의례 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피는 영양분과 산소 등을 몸 전체에 실어 나르는데 피가 부족하면 조금씩 밖에는 실어 나를 수 없다. 따라서 적은 량의 피를 가지고 많은 량의 영양분과 산소를 실어 나르기 위해서는 피가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피를 빠르게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심장이 빨리 뛰어야 한다. 따라서 심장의 빠른 박동이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유발한다. 숨이 찬 것은 피가 모자라 전신에 산소를 제대로 공급 해주지 못하기 때문이고 어지럼증은 뇌에 혈액공급이 제대로 안되기 때문이고, 속이 미식 미식한 것은 위장에 혈액공급이 제대로 않아서 음식물을 소화시키지 못하여 토하려 하기 때문이다. 자주 놀라고 불안한 것은 심장이 운동을 많이 하여 예민해졌기 때문이다.
치료는 피를 보해주고 심장을 튼튼하게 하는 음식물을 많이 먹어야 한다. 잣과 대추가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니 많이 먹는 것이 좋고, 조금 특별한 것으로는 용안이라는 것이 좋다. 중국집에서 후식으로 주는 용의 눈알처럼 생긴 과일이 용안이다. 중국 식품점에 가면 통조림으로 된 것이 있는데 맛도 좋고 피도 보하고 심장도 보하니 일석삼조이다.
식품은 효과가 더디니 많은 량을 오랫동안 복용해야 한다. 정도가 심한 사람은 한약을 써야 한다. 이처럼 효과가 확실한 한약도 드물다.
또 가슴이 두근거리고 때때로 얼굴로 열이 후끈 달아오르고 귀에서는 매미 우는 소리가 나고 밤에는 불면증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폐경기에 이른 부인들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여성 호르몬의 불균형에서 발생한다. 보통 호르몬제를 복용하면 없어지는데 호르몬을 몸 밖에서 보충해주는 것은 좋지 않다. 스스로 호르몬을 생산해주는 능력이 퇴화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이 신장의 진액이 부족해서 생긴다고 하여 신장의 진액을 보해주는 약으로서 치료한다. 매우 치료효과가 좋다. 실제로 피를 보하는 대표적인 약인 당귀를 복용하면 피 중에 여성 호르몬 수치가 올라간다. 신장의 진액을 보충시켜주는 음식은 돼지고기와 오리고기가 있다. 해삼도 신장의 진액을 보충시켜주는 좋은 약이다. 이런 부인들은 중국집에 가면 꼭 해삼탕을 시켜먹는 것이 좋다. 한약을 쓰자면 숙지황이 많이 든 육미지황탕이 좋다.
2. 불면증
단전에 의식 모으고 30분쯤 명상하라
말 타는 자세 취해도 불면증 벗어난다.
모두들 잠들은 고요한 밤에 홀로 깨어 있어 잠을 청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보통 밤에 잠을 푹 자지 못하면 낮에 일하는 동안 졸려서 능률이 제대로 오르지 않을 뿐더러 많은 시간을 운전하는 요즈음에는 운전 중에 졸다가 대형 교통사고를 일으킬 염려가 있다.
불면증을 일으키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뇌의 각성과 이에 따른 뇌의 충혈에 있다. 낮에는 활동하는 시기이므로 혈액이 주로 팔?다리에 공급되어 활동을 할 수 있게 하고 또한 머리에도 많이 공급되어 생각하고 깨어 있게 한다. 밤이 되면 혈액이 활동기관인 팔, 다리, 머리에는 별로 공급되지 않고 내부 장기에 저장되어 생명활동에 필요한 만큼만 공급되기 때문에 팔, 다리는 나른하여 쉬고 싶고 머리는 텅 비어 졸음이 온다.
그러나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하여 밤에 혈액이 내부 장기에 수렴되지 않고 뇌에 충혈 되어 있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 불면증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뇌의 충혈이므로 뇌의 집중된 혈액을 밑으로 끌어 내리기만 하면 잠이 오게 된다.
보통 사람들이 잠이 오지 않으면 누워서 엎치락뒤치락 하는데 이것은 자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져와 뇌의 충혈을 가중시켜 더욱 잠들기 어렵다. 뇌의 충혈을 풀기 위해서는 누워있는 것보다는 앉아 있는 것이 좋고, 앉아 있는 것보다는 서있는 것이 뇌의 충혈을 밑으로 분산시킨다.
잠이 안 올 때는 책상다리를 하고 고요하게 앉아서 아랫배 속 중앙(단전)에 의식을 집중하고 있으면 숨이 점점 길고 가늘어지면서 적어도 30분 후에는 잠이 오게 된다. 30분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으면 올 때까지 앉아 있으면 된다. 이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단전호흡으로서 제대로만 한다면 잠을 잠으로서 축적되는 에너지 보다 많은 양의 에너지가 짧은 시간에 축적되니 따로 잠을 잘 필요가 없다. 많은 도사들이 8시간 잠 대신에 몇 십분 간의 단전호흡으로 수면을 대신했다고 하다.
잠이 안 올 때는 고요히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고 있으면 보통사람은 잠이 오게 되니 잠이 오면 잠을 자면 되고 그래도 잠이 안 오면 몇 시간이라도 그렇게 앉아 있으면 된다. ?이렇게 앉아 있으면 잠이 온 댔는데 왜 잠이 안 올까? 언제나 잠이 오나? 내일 할 일이 많아서 오늘 푹 자야 할 텐데 30분이 지났으나 잠이 안 온다.? 이 방법이 엉터리 아닌가 하는 등의 강박관념으로 초조해 하면 뇌의 활동은 가중되고 뇌의 충혈은 더하여 잠이 더욱 안 오게 된다. 고요히 앉아 있으면서 의식을 아랫배의 속 중심에 집중시키라고 했는데 머릿속에 집중시키고 있으니 잠이 올 리가 없다.
그저 어깨에 힘을 빼어 늘어뜨리고 태어난 이래 가장 편안하던 때를 연상하면서 아랫배 속을 의식하고 있으면 잠이 온다. 잠이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면 강할수록 잠은 안 오게 되니 명심해야 한다. 이것은 욕심을 내면 만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과도 같다.
또 한 가지 뇌의 충혈을 분산시키는 방법은 기마자세를 취하고 서있는 것이다. 기마자세는 무사들이 단전호흡을 하는 자세로서 방법은 도사들이 책상다리를 하고 단전호흡을 하는 것과 같다. 머리에 꽉 차 있는 혈액을 끌어 내리는 데는 책상다리를 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서 있는 동안 다리에 힘이 강하게 집중되어 머리의 충혈이 빨리 분산되기 때문이다.
발은 어깨넓이 정도로 벌리고 상체가 수직선상에 놓이도록 가만히 앉는다. 처음에는 비교적 높게 앉아 오래 견딜 수 있게 한다. 팔은 말의 고삐를 잡은 것처럼 한다. 실제로 말에 앉아서 있는 것처럼 흉내를 내고 온몸에 힘을 빼고 오래 견디면 피로해지고 피로하면 잠을 자면 된다.
위의 두 가지 방법은 기운이 위로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는 증상을 근본적으로 고칠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이다. 한의학에서는 대부분의 병은 기운이 내려가지 않아서 생긴다고 한다. 단전은 인체 에너지의 창고로서 충분한 에너지가 그득하게 차 있어야 하는데 단전 속에 있어야 될 에너지가 다른 곳으로 분산되면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단전은 비어 있고 머릿속은 차 있으면 불면증이 된다.
위의 두 가지 단전호흡을 매일같이 행한다면 불면증은 물론 각종 질병이 사라질 것이다.
3. 신경쇠약(Ⅰ) -건강 염려증
정신적인 면 발달한 사람 잔병 많고
큰 병으로 발전 않으나 언제나 고통
사람을 정신과 육체의 발달 면에 따라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정신적인 면이 발달한 사람과 육체적인 면이 발달한 사람으로 나누는데 정신적인 면이 발달한 사람은 육체적인 면이 약해서 갖가지 병에 시달리고, 육체적인 면이 발달한 사람은 두뇌와 감성이 모자라기 쉽다.
그 예로 정신적인 면이 발달한 에술가들은 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육체적인 면이 발달한 거인들에는 지능지수가 떨어져 바보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정신과 육체라 고루 발달된 완전한 인체를 주지 않고 스스로 개발할 여지를 남겨 놓으신 것 같다. 미인박명도 여기에서 연유한 말일 것이다.
육체적인 면이 발달한 사람들은 센스가 둔하고 미련하여 낭만과는 거리가 멀어 무식한 사람이라고 불평을 듣지만 건강 하나만은 자신 있어 남의 부러움을 산다. 반면에 정신적인 면 발달한 사람들은 센스가 있고 낭만적이라 시와 문학 등의 예술을 즐길 줄 알지만 원인 모를 갖가지 질병들이 항시 따라 다닌다. 그렇다고 큰 병이 생겨 곧 쓰러져 오늘 내일을 기약 할 수 없는 병은 아니고 본인은 아파서 죽겠는데 병원에 가서 진찰해 보면 아무 병도 없으니 신경정신과나 가보라고 하는 병이다. 오히려 큰 병에 속하는 중풍, 고혈압, 당뇨병, 심장마비 등의 큰 병은 노년기에 이른 육체적이 면이 발달한 사람들이 더 잘 생긴다.
정신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이 발달한 사람들을 구분 짓는 한 가지 뚜렷한 것이 있다면 정신적인 면이 발달한 사람들은 신경이 예민한 사람들이고 육체적인 면이 발달한 사람들은 신경이 둔한 사람들이다. 정신적인 면이 발달한 사람은 신경이 예민하기 때문에 인체를 해치는 외부적인 요소에 날카롭게 반응하고 인체 내부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증폭해서 감지한다. 때로 이 반응들은 알레르기 반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신경이 예민하니 조그만 자극에도 민감하게 미리 대처하니 큰 병을 앓지 않는다. 반면에 육체적인 면이 발달한 사람들은 신경이 둔해서 작은 자극이 반복해서 몸을 상할 때는 모르고 있다가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몸의 어느 한 부분이 크게 상해야만 감지를 하고 이미 때가 늦어 병원에 가서 사형선고에 가까운 큰 병명을 받아 온다. 작은 병을 여러 번 앓는 자는 큰 병을 앓지 않고 작은 병을 좀처럼 앓지 않는 자는 계를 타서 한번에 큰 병을 앓으니 하나님의 품부가 실로 공평하다.
정신적인 면이 발달한 사람은 잔병치레 많이 한다고 한탄할 필요가 없이 큰 질병을 예방하고 있다고 만족을 해야 하고 육체적인 면이 발달한 사람은 건강하다고 자신하며 몸을 막 굴려서는 안 된다. 큰 병이 기다리고 있으니 몸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신적인 면이 발달한 사람들에 흔히 따라 다니는 잔병들을 흔히 신경쇠약이라고 한다. 특징은 병리검사상 뚜렷한 소견을 발견할 수 없으면서 몸의 구석구석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남이 보면 멀쩡하고 혼자만 주관적으로 아픈 병이라 누가 알아주지 않아서 알아주는 의사가 있으면 감격해 한다.
흔히 보이는 증세는 잠이 잘 안 오고 머리가 아프고 몸이나 어깨와 등이 절리고 뻣뻣하고 옆구리 허리가 아프고 목에는 무엇이 걸려 있는 것 같고, 머리가 무겁고 어지럽다. 얼굴로 열이 가끔 달아올라 술취한 것 같고 귀에서는 무슨 소리가 나고, 눈에 하얀 것이 아른거리고, 햇빛에 나가면 눈이 시고 눈물이 나고, 밥맛이 없고 소화도 안 되고, 배에 가스가 차고,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고, 소변이 자주 마렵고 봐도 시원치 않다. 몽정을 하고 때로 호흡이 멈추는 것 같아서 꼼짝을 못한다.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하여 집에 대문을 잠그고도 두세 번씩 확인해야 하고 사람이 자주 드나드는 문의 손잡이는 손수건을 꺼내서 닦고 연다. 자신의 처지를 비판하고 항상 우울해 하고 가위에 잘 눌린다. 이 외에 더 많지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증상을 모두 늘여 놓는 것 같아서 그만 둔다.
4. 신경쇠약(Ⅱ)
신경쇠약은 나쁜 병 아니니
장점을 살리도록 노력할 것
육체적인 면 보다는 정신적인 면이 발달 한 사람 사람들은 신경이 예민하여 신경쇠약에 시달린다. 신경이 예민하면 외부나 내부의 자극이 민감하게 반응하여 신경이 분포된 곳은 어디나 병증을 일으킨다. 이런 증상 들은 단지 환자 본인만 느끼는 증상이고 병리검사상으로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큰 병으로 악화되어 생명에 저장을 받는 경우는 없다는 것은 전 주에 언급했다.
이런 신경쇠약 증세를 고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신경쇠약의 본질을 잘 이해하고 마음을 고쳐먹으면 된다. 신경쇠약은 육체의 병이 아니고 정신의 병이니 정신의 힘으로 고치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신경쇠약은 그냥 놔두면 낫는 병이다. 정신적인 면이 발달한 체질에서 생기는 병이니 타고난 병이라 할 수 있어 단시일에 낫지도 않는다. 나으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는 것은 오히려 병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그저 괴로운 대로 견디다 보면 시간이 약이다. 시간 가면 자기가 신경쇠약 환자였던가 싶으면서 증세가 사라진다. 사라지지 않아도 큰 병으로 발전될 염려 없으니 그만이다.
밥맛이 없으면 먹지 않으면 그만이다. 음식을 더 먹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밥맛이 없는 것이고 필요하면 밥맛이 당기게 된다. 며칠 굶었다고 죽는 것 아니다. 밥맛이 없어서 걱정을 하면 걱정거리 하나 더 생겨 밥맛이 더욱 떨어진다.
잠이 안 오면 안자면 그만이다. 몸에서 꼭 필요하면 졸음이 온다. 잠이 안온다고 걱정을 하고 누워서 이리저리 뒹굴러 봤자 뇌의 충혈 상태가 가중되어 잠은 더욱 오지 않는다. 잠이 안와서 잘됐다고 그동안 보고 싶었던 책을 보다 보면 몇 분도 못돼서 졸음이 와 책을 계속해서 보지 못함을 아쉬워 할 것이다.
쉽게 피로해지고 기운이 없으면 며칠 푹 쉬면된다. 지루해서 못 견딜 때가지 쉬면된다. 그렇지 못할 상황이면 그냥 피로하고 기운 없는 상태에서 일하면 된다. 일하다 보면 기분이 좋아질 때가 있고 기분이 좋아서 열심히 일하다 보면 에너지가 재충전되어 피로하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기게 된다.
목이 뻣뻣하고 아프면 좀 어떤가. 일하다 보면 잊어먹으니 걱정할 것 없다. 정 아프면 아이들 보고 밟으라 하고 다시 일하며 시간가면 없어진다.
신경쇠약은 나쁜 병이 아니다. 신경쇠약이기 때문에 얻는 장점도 상당히 많다.
신경쇠약은 아무나 걸리는 병이 아니다. 머리 좋고 사고력이 깊고 일처리가 철저한 사람만이 걸리는 병이다. 머리 나쁘고 실수가 많은 덜렁이들은 걸리고 싶어도 걸리지 않는다. 사실 유명한 철학자나 예술가, 종교가 치고 신경쇠약에 걸려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소아마비에 걸려서 한쪽 발이 마비된 사람은 다른 발이 강한 것처럼 신경쇠약환자는 육체가 마비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놀라운 정신활동을 발휘할 때가 많다.
이때는 보통사람이 평소상태에서 생각 할 수 없었던 것을 생각해낼 수도 있다. 철학자들의 명언과 예술가들의 명작은 신경쇠약이 생산해 냈다고도 할 수 있다. 필자도 신경쇠약에 걸린 적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기발한 생각이 샛별처럼 맑고 선명하게 떠올랐었다. 신경쇠약의 본질을 깨닫고 모든 성가신 증상들을 그대로 방치하면서 나의 체질을 개선해주는 약을 부작용에 개의치 않고 미련하게 먹어준 후로 신경쇠약 증세가 없어졌으나 머리는 오히려 둔탁해져서 그때 몸은 괴로우나 정신은 샛별처럼 맑았던 것을 그리워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때는 머리가 맑았다고 생각지 않았으니 우습다.
또 신경쇠약은 방치한다고 악화되지 않는다. 단지 나아보려고 끊임없이 신경을 괴롭힐 때 정신적으로 악화될 수는 있다. 또 신경쇠약이 있는 한 육체적인 큰 병이 걸릴 수 없다. 신경이 예민하고 늘 자기 건강에 신경을 쓰니 몸에 나쁜 것은 하지 않는다. 아무리 작은 병도 몹시 괴로워 하니 육체적인 병은 곧 치료되어 큰 병으로 발전할 수 없다. 소화가 늘 안 되도 심한 복통과 수십 차례의 구토, 설사는 일으키지 않고 늘 감기를 달고 다녀도 며칠동안 누워서 끙끙 앓는 감기는 앓지 않는다. 따라서 신경쇠약 환자는 장수한다.
신경쇠약의 본질을 잘 이해한다면 다 나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냥 괴로워 하다보면 세월이 약이다.
5. 신경쇠약의 섭양
신경쇠약은 먼저 말한 바와 같이 병이 아니오 약한 것이 아니니, 오직 그 울체된 생리활동을 풀어주기만 하면 그만이고 그 근본적인 방책은 심기전환에 있다.
신경쇠약은 사춘기에서부터 군대가지 전의 남학생들에게 흔하고 그 증세가 심하게 나타난다. 보통 이런 사람들은 병원과 한의원을 전전하면서도 신경쇠약이 낫지 않다가 군대만 갔다 오면 병증세가 말끔히 없어지는 것이 상례이다.
신경쇠약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다음과 같다.
1). 병에 대하여 조금도 염려하지 말 것.
신경쇠약증은 어느 기간을 지나면 반드시 저절로 낫는다는 것을 믿어주기 바란다. 이것이 믿어지면 신경쇠약증이 고통은80˜90%는 경감되는 것이니, 약 몇 알이나 한약 몇 첩으로 낫는 것도 아니고 인간으로서의 성숙하는 한 과정현상으로 보고 무관심하게 방임해두어도 아무 일 없다는 것을 꼭 믿어야 한다.
2). 현실에 순응하도록 노력할 것.
인간서계의 암흑면, 추악상만 보는 버릇을 내버리고 좋은 면만 보기에 힘쓰며 실사회에 경력이 많은 선배들에게서 배울 점이 많이 있는 것을 발견하도록 힘쓸 것이요, 너무 출세에 조급히 굴지 말고 현실에 입각한 착실한 보조로 장구한 세월을 두고 자기의 이상을 실현하도록 함이 옳다.
3). 낙천적인 인생관을 가지도록 힘쓸 것.
자기 현재의 처지에 대하여 좋게 해석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원래 신경쇠약이 있다는 것은 벌써 행복한 청년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어릴 때부터 공부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밥벌이에 여념이 없는 노동청년은 신경쇠약이 무엇인지 모른다. 신경쇠약 자는 생각 자체가 많고 시간이 많고 지식이 많은 사람들이고 그중에서도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4). 심신의 활동을 유도할 것.
이것이 가장 효과 있는 것이다. 형편대로 취미 있는 여행을 하는 것도 좋고 일찍 일어나는 관습을 기르며 될 수 있는 대로 세속적 자극이 적은 장소에서 유쾌한 기분으로 격렬하지 않게 운동을 자주하는 것이 좋다. 자기 취미에 맞는 일을 만들어서 또는 무슨 방법으로라도 육체적으로 바쁘고 정신적으로 열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미혼이라면 결혼하는 것도 좋다. 모든 조건을 구비했는데 몸이 약한 것을 이유로 결혼을 연기 할 필요가 없다. 미혼청년의 신경쇠약증상은 금욕중독증상이 농후하다. 그러나 자위행위는 국부적 자극에 의한 부자연한 성행위이기 때문에 불쾌하고 피로감만 조장되고, 스스로 욕망을 조절할 수 없는 자신을 비관하여 역효과를 초래한다.
신경쇠약 환자는 적절한 음식물을 먹어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말한다고 꼭 그렇게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거나 맛있게 먹으면 그것이 최고이나 그 후에 소화가 안돼서 신경쇠약 증세가 심하게 나타 날까봐 하는 말이다.
우선 입맛에 맞고 소화가 잘 되고 속이 편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신경쇠약 환자의 얼굴이 초췌하고 병색이 돌아 원기를 돋운다고 소화가 안 되는 육류를 많이 먹여서는 안 된다. 신경쇠약은 약한 것이 아니라 기운이 울체돼서 약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소화가 안 되는 육류 등은 더욱 기운을 울체시키니 몸을 보한다고 억지로 먹어서는 안 된다. 인삼, 녹용 등이 보약도 기운이 울체된 신경쇠약 환자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보약은 소화가 잘 안되고 울체되기 쉽기 때문이다. 꼭 그런 것은 아니고 고기가 맛이 있고 소화에 지장이 없으면 많이 먹어도 좋고 인삼이나 녹용이 소화가 잘 되고 기분이 상쾌해지면 많이 먹으면 좋다. 중요한 것은 소화 잘 되고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물을 선택해서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가족, 친척, 친구들도 신경쇠약 환자를 대할 때 주의할 것이 있다. 신경쇠약 자가 하나 있으면 그 부친은 생병이 나고 모친은 애간장이 타고 친척들은 정이 흩어지고 친구들은 따돌린다. 이래서 신경쇠약을 더욱 심하게 만든다.
부형은 너무 동정을 하지 않아 병자에게 비관과 고민을 더 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환자는 매일 여기 아프다 저기가 아프다 간절히 요소를 하나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무리는 아니라 동정을 보이며 기분을 전환하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모친은 자식이 병색이 도는 것을 보고 무슨 죽을병이 걸린 것처럼 눈물을 흘리면 한탄할 수 있는데 이것이 병을 더욱 악화시킨다. 건강에 예민한 환자가 더욱 건강에 집착하게 만든다. 친구가 친구를 마주칠 때마다 얼굴색이 안됐다고 인사를 한다. ?자네 얼굴색이 안됐는데 무슨 병에 걸린 것이 아닌가? 병원에 한번 가보는 것이 좋겠어, 건강이 최고야? 신경쇠약 환자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격이다.
건강에 관한 애기는 도무지 않거나 안색 좋아졌다고 하는 말이 약을 지어주는 것보다 나으며 더 친절히 하려면 몸이 약한 듯한 것이 머리가 좋은 것을 뜻한다고 말해서 믿게 해주면 신경쇠약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6. 땀이 난다
손발에 땀이 나는 사람은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약을 먹어야
식은 밥을 먹어도 얼굴에 땀범벅이 되는 사람이 있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땀이 저절로 나는 사람도 있다. 또 평소에는 별로 땀을 흘리지 않다가 잠자리에만 들면 땀이 쏟아져 옷을 갈아입어야만 다시 잠들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또 머리에는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데 손바닥, 발바닥은 땀이 안 나서 면도칼로 도려내야 할 정도로 굳은살이 잡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금만 긴장을 해도 손바닥에 땀이 흥건히 괴는 사람이 있다. 발에만 유독 땀이 많이 나서 신발 벗는 친구 집에 가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땀을 흘리고 나면 몸이 가벼워서 사우나를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땀만 흘리고 나면 기운이 없어 축 늘어지는 사람이 있다.
땀은 피부 밑에 있는 땀샘에서 분비되는 액체로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주위의 온도가 너무 덥다고 느낄 때 땀구멍이 열려 땀샘에서 땀이 나온다. 땀이 나와서 피부를 적시면 한 여름에 뜨거운 양철지붕 위에 물을 뿌렸을 때와 같이 시원해진다. 땀은 단순히 수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노폐물을 포함하고 있다. 노폐물 뿐 아니라 납, 수은 등의 치명적인 중금속도 들어있어 땀에 섞여 몸 밖으로 배출된다. 땀샘과 신장은 발생학적으로 같은 기원을 갖는 기관으로 땀샘도 신장과 같이 몸 안의 불순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적절히 운동을 해서 땀을 흐리는 것은 몸을 깨끗이 청소할 수 있어 건강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
몸에 노폐물이 많이 쌓여 있어 뚱뚱한 체질인 태음인에게는 땀을 많이 흘리면 흘릴수록 좋다. 평소 땀을 많이 흘리던 태음인이 땀이 나오지 않기 시작하면 앞으로 큰 병이 생길 조짐이므로 경계해야 한다. 건강한 태음인이라도 하루에 한번정도 땀이 나오도록 운동이나 사우나를 하여 주면 40대 이후에 태음인에게 잘 오는 고혈압, 중풍, 당뇨병, 간경변증 등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것은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뚱뚱한 사람이 땀을 흘리고 나서 몸이 가볍다면 건강하다는 증거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땀을 흘려서는 안 될 체질이 있다. 기운과 혈액이 부족한 소음인 체질은 땀을 흘리고 나면 기운이 없어 까부라진다. 남들이 사우나를 하면 좋다고 해서 사우나를 해보면 몸이 가벼워지기는커녕 몸이 무겁고 눕고만 싶다.
이런 사람들은 기운이 없어서 사우나를 하게 되면 많은 운동을 한 것처럼 에너지가 소모되어 결국 기운이 빠지고 늘어지게 된다. 집에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운을 보하는 음식물과 한약을 복용하면서 푹 쉬어야 몸이 가벼워진다. 이런 체질을 가진 사람들은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경우가 있다. 이런 땀을 저절로 흘리는 땀이라 하며 자한이라 한다. 기운이 없어서 열에 대한 인내력이 떨어지고 피부에 탄력을 잃어 땀구멍이 열려 있기 때문에 땀을 흘린다. 자동차로 말하면 곳곳에 있는 물파이프를 여닫는 밸브가 새서 나오는 땀이다. 이럴 때는 약병아리 한 마리와 황기라는 한약 1/4근을 함께 넣고 푹 고와서 그 물을 마시면 기운도 생기고 땀도 그친다.
낮에는 땀을 별로 흘리지 않다가 눈만 감으면 땀이 나는 사람이 있다. 이런 땀을 밤에 도둑처럼 나온다 하여 도한이라 한다. 소양인 체질에 흔히 있는 병으로 성생활 과도나 병을 오래 앓아 음기가 부실해졌을 때 생긴다. 음기가 약하면 뜨거운 양기를 견제하지 못해서 양기가 홀로 동하기 때문에 땀이 난다. 자동차로 말하면 쿨링시스템이 망가져서 열을 식히지 못해 나오는 땀이다. 잠자리에 흘리는 땀은 음기가 매우 허약해졌음을 알리는 심각한 경보이니 소홀히 여기지 말고 여기에 대한 대처를 해야 한다. 그냥 놔두면 폐결핵을 비롯한 여러 가지 만성병을 일으키기 쉽다.
밥만 먹으면 땀이 나는 것은 밥이 들어가 체내의 열량이 많아졌기 때문에 땀을 흘리는 것이니 당연하다. 평소에 땀을 흘리고 나면 상쾌해지는 태음인은 아무리 땀이 많아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소음인에 이런 증상이 있으면 위장에 습담이라는 불순물이 있어서 그러니 적당한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
머리와 가슴에만 땀이 나고 손, 발에는 땀이 않나 굳은살이 박이는 것은 흔히 태음인에게 오는 증상으로 사지에 혈액순환 부전으로 오는 것이다.
심장은 무리하게 피를 세게 보내야 하니까 가슴에서는 땀이 나고 손발은 피가 가지 않으므로 땀이 나지 않는다. 이런 증세는 팔다리의 혈액순환을 잘 시켜 주는 녹용이 최고의 약재이다.
손발에 땀이 나는 사람은 마음이 불안, 초조해서 생기는 심장의 열 때문에 그러는 것이니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약을 복용해야 한다.
7. 중 풍
우황청심환이 즉효…노인 있는 집에선 필수
가능한 빨리 치료하면 반신불수 예방
중풍은 한자로 중풍이라 쓴다. 여기에서 중(中) 자는 ?가운데?라는 뜻이 아니라 ?적중시킨다?라는 뜻이다. 즉, 바람이 화살처럼 사람을 적중시켰다는 뜻이다.
바람은 이(利)풍과 적(敵)풍이 있다. 이풍은 인간생활에 이로운 바람으로 습기를 말려주고 탁한 공기를 새로운 공기로 바꾸는 등의 작용을 한다. 적풍은 파괴적인 바람으로 질서 정연한 도시 전체를 한 순간에 파괴해 버린다. 태풍이나 하리케인 등이 이 적풍에 속한다. 강한 적풍이 한번 불면 지붕이 날아가고 나무가 꺽이고 산이 무너지고 도로가 파괴되어 도시를 일순간에 폐허로 만든다.
중풍은 이와 똑같은 현상이 인체 내에 일어나기 때문에 중풍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멀쩡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갑자기 쓰러져 정신을 못 차리고, 눈은 튀어나올 것처럼 부릅뜨고, 목에는 가래가 그르렁거리며, 숨을 몰아쉬고, 이가 부서질 정도로 이를 악물고, 온몸의 모든 근육들은 경련이 일어난다. 이때는 바람이 온 도시를 흔들 듯이 몸 전체가 흔들리고 한 고비를 지나면 바람이 지나간 후에 폐허가 남듯이 입과 눈이 삐뚤어지고 말을 제대로 못하고 주로 반신을 쓰지 못하게 되는 신경마비 증세가 남는다.
한방 진찰을 받아보면 풍이라는 병명을 자주 듣는다. 풍이라면 중풍 밖에 모르는 환자들은 풍이 들었다면 중풍에 걸렸는지 알고 걱정을 하지만 풍이 모두 중풍은 아니다. 감기는 감풍이라 하고 산후에 팔다리가 쑤시고 아픈 것은 산후풍이라 하고 관절마다 번갈아 가면서 아픈 것은 역절풍이라 하고 머리에 바람 든 것처럼 아픈 것은 두풍이라하여 풍의 종류가 다양하다. 병이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빠르게 변화하거나 바람에 사시나무 떨 듯 인체의 일부가 떨리거나 병소가 이동하며 주로 사지 말절이나 신체 표부가 아프거나 이상이 있는 것을 풍이라고 한다.
손가락 하나를 다쳐도 그 순간에는 깜짝 놀라 펄쩍 뛰는 전신 반응이 나타는데 가장 중요한 뇌를 다쳤으니 그 반응이 급격하고 전신적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손가락이 다치면 그 부위가 빨갛게 붓고 통증이 심하다. 이것을 염증반응이라 하는데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도 뇌 속에 이런 염증반응이 일어난다. 중풍이 생기면 염증으로 뇌가 붓고 두개강 내의 압력이 높아지면 정신을 잃고 쓰러지면서 뇌와 연결된 모든 신경은 흥분되고 신경의 지배를 받는 근육들은 수축하여 경련을 일으키게 된다.
눈에 있는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면 눈을 치켜뜨거나 부릅뜨고 음식을 씹는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면 이를 악물게 된다. 척추의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면 척추가 활처럼 반대로 휘어버린다. 팔다리의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면 주먹을 쥐고 팔다리를 떤다.
터졌던 혈관의 출혈이 멈추고 막혔던 혈관이 뚫리고 염증이 해소되면 경련은 사라지고 정신이 들고 흘러나온 핏덩이가 누르고 있던 뇌세포나 막힌 혈관으로부터 영양을 공급받던 뇌세포가 지배하는 신체부위에만 이상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몸의 한쪽만 마비가 되어 거동을 못하는 반신불수, 눈과 입이 삐뚤어지는 구안와사, 혀의 운동이 마비되어 말을 못하는 증상 등이 있다.
중풍은 될 수 있는 대로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생기는 염증반응이 일어나서 뇌가 붓고 두개강 내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심장의 박동 호흡 기능을 조절하는 연수 뇌 등이 눌려 손상되어 사망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한다. 양의학에서는 두개강 내의 압력을 줄이기 위하여 강력한 소염제인 부신피질호르몬과 이뇨제를 쓴다. 시간이 지체되면 지체될수록 많은 뇌세포가 손상을 입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핏덩어리를 제거하고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한다. 좋은 약을 써서 적절한 치료를 하면 중풍 후에 오는 반신불수가 생기지도 않고 생기더라도 빨리 회복된다.
중풍 초기에 두개강 내의 압력이 높아 혼수상태에 빠져 있고 전신에 경련증세를 보일 때 쓰는 약이 유명한 우황청심환이다. 뇌가 염증이 생겨 유발하는 두개강 내의 압력을 강력한 소염작용이 있는 우황을 주성분으로 하는 우황청심환이 내릴 수 있어 경각에 달려 있는 생명을 구할 수 있다. 한번 중풍이 되면 최소한 6개월 정도는 고생을 해야 치료되는데 강력한 소통작용이 있는 사향을 주성분으로 하는 우황청심환 한 알로 툭툭 털고 일어나는 경우가 있어 우황청심환의 명성을 남겼다.
오래된 수도 파이프처럼 동맥경화가 있어 혈관이 막히기 쉽고 약해서 터지기 쉬운 노인들이 계신 집에서는 좋은 우황청심환을 상비해두어야 한다. 흔히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북경 우황청심환은 사향, 우황 등의 약의 효과를 좌우하는 재료가 제대로 들어가 있지 않아 생명이 경각에 달려있는 중풍에 써보기에 적당치 않다. 보통 한의원에서는 한의원에서 조제한 우황청심환을 구비하고 있으니 문의해 구입해 놓는 것이 좋다.
8. 중풍 예방법
신경 둔하고 선이 굵은 사람은 위험
욕심을 줄이며 적당히 소비하는 습관들이고
하루에 한번은 운동으로 땀을 흘린다
족삼리에 뜸뜨면 장수에 도움
중풍은 일순간에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위험한 병이다. 목숨을 건져도 후유증으로 수족을 제대로 못쓰고 불구가 되기도 한다. 우수한 한방치료로 6개월 안에 회복이 되기도 하나 완전히 죽어버린 신경세포는 다시 살아남지 않기 때문에 한방치료로도 완치되지 않을 때가 많다. 따라서 중풍은 예방이 매우 중요하여 한방에는 예방에 관한 부분을 많이 언급하고 있다.
중풍에 걸리는 사람들에게는 일정한 공통점이 있다. 이런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이 예방법을 행하면 젊은 날의 중풍은 피할 수가 있다. 젊은 나이에 중풍에 걸리는 사람들은 겉으로 보기에 건장한 체격을 가지고 있다. 뚱뚱하거나 근육질의 다부진 사람이다. 등치가 크지 않아도 몸이 돌덩이처럼 단단하여 ?장사?소리를 듣는 사람도 여기에 속한다. 소화기가 약해서 몸이 약해 보이고 잔병이 많은 사람들은 중풍과는 별로 무관하다.
이런 사람들은 소화기가 튼튼하여 아무거나 잘 먹여주고 신경이 둔해서 눈만 감으면 깊이 잠들어 천둥이 쳐도 모른다. 마음은 여유가 있어 항상 웃는 얼굴이고 일을 서두르지 않는다. 몸을 움직이기 좋아하지 않으나 일단 시작하면 지칠 줄 모른다. 승산 없어 보이는 일을 끝까지 붙들고 있어 답답할 때가 있으나 결국은 그 사람이 옳을 때가 많다. 매우 실리적이고 감정에 흔들리지 않아 협상에 성공하고 좀처럼 화를 내지 않아 ?무골호인?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때그때 좋다 싫다는 기색을 나타내지 않아서 그렇지 결국에 실속은 다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런 사람들이다..
행동이 파격적이고 행동폭이 커서 ?선이 굵다?, ?손이 크다?라는 소리를 듣는다. 속에 있는 계획을 남에게 말하기 싫어한다.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그저 남의 말을 듣는 편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희생하는 명예 보다는 자기 몸이나 가정에 충실한 것을 더욱 중요시 한다.
식성은 기호품을 좋아한다. 커피나 담배를 좋아하고 때로 ?두주불사?하는 술꾼도 있다. 음식은 육식을 좋아한다. 육식은 건강을 생각해서 안하더라도 맛이 진하고 걸쭉한 것을 좋아 한다.
물건 쌓아 놓기를 좋아한다. 하나만 있어도 되는 물건을 여러 개 한번에 살 때도 있고 1년 치 소모품을 한꺼번에 살 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거두어들이기를 좋아 한다?라는 말로써 요약할 수 있다. 거두어들이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몸집이 알차고 단단해 보이는 것이고, 마음이 모아져서 안정됐기 때문에 웃는 얼굴을 하고 있고, 밖으로 표현하지 않아서 말이 적고 무뚝뚝해 보인다. 거두어들이는 것을 좋아하니 에너지가 충만해 있어 행동 품이 크고 지칠 줄 모른다. 거두어들이기를 좋아하고 에너지 소모가 아까워 몸을 움직이기 싫어하고 휴일에는 집에 누워 텔레비전 보는 것을 즐기고 낭만적인 시와 그림은 즐기지 않는다.
거두어들이기를 좋아하는 성향은 내적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도 잘 나타나다. 건강하고 끈기 있게 열심히 일하고 실리적이라 거두어들이기만 좋아하니 재산을 거두어들이는 일에는 천부적이 소질이 있다.
거두어들이기를 좋아하는 것이 여기까지는 장점이 되나 건강에는 단점이 된다. 몸에 들어가는 것이 있으면 그만큼 나가야 신진대사가 활발하고 몸속이 늘 신선한 상태가 이루어지나, 몸에 쌓이는 것이 많으면 신진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속이 썩는다. 거두어들이기만 하고 소모하지 않으니 영양물질인 지방이 혈관에 축적되어 혈관이 좁아져 심장은 높은 압력으로 피를 보내니 혈관 내의 압력은 높아지고 혈관 벽에는 지방이 끼니 혈관이 탄력을 잃어 터지기 쉽다. 모든 혈관이 마치 삭은 풍선을 세게 불어가지고 있는 것처럼 된다.
에너지를 속으로 거두어들이기만 하니 겉에 있는 말초신경은 둔해져서 이런 위험 상태를 미리 감지하지 못하고 밥 잘 먹고 일 잘하고 잠 잘 자니까 건강에 자신이 있다고 말하며 자신이 시한폭탄을 몸에 기지고 있는지 모르니 그런 실정을 아는 의사는 안타깝다.
이런 사람으로 손끝이 둔해서 돈 세기가 거북하고 팔다리가 저리거나, 평소 땀을 잘 흘리던 사람이 손발에 땀이 나지 않고 갈라지거나, 근육이 씰룩씰룩 거리거나, 혀가 잘 움직이지 않아 말소리가 이상해지거나,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고 머리카락이 가끔 저절로 당겨지는 듯한 증세가 생기거나,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프면서 가슴이 놀라지도 않았는데 두근거리면 중풍이 곧 임박해 있는 것이다. 병원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해도 한의학적으로 이상이 있으니 조치를 해야 한다.
몸이 비대하거나 단단해 보이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튼튼하나 갑자기 중풍에 걸리기 쉽다고 했다. 가을(金氣)의 거두어들이는 성향이 강해서 에너지를 쓰지는 않고 쌓아 놓기만 하여 혈액순환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쌓이는 대표적인 현상이 콜레스테롤의 축적이다. 에너지원의 하나인 지방이 혈관 벽에 쌓이며 말초 모세혈관이 좁아져 심장에서 강한 압력으로 피를 펌프 해야 하니 혈관 내의 압력은 높아지고 혈관 벽은 딱딱해져서 터지기 쉽다. 뇌혈관이 터지면 중풍이 되는데 뇌혈관이 터지지 않더라도 오래된 파이프 속과 같이 혈관 속의 지저분한 덩어리가 떨어져 나와 뇌혈관에 막혀도 중풍이 된다.
이런 체질에 속하는 사람들의 가장 근본적인 해결은 거두어들이기만 좋아하는 성격을 고치는 것이다. 적당히 거두어들이고 적당히 소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주위에서 너무 욕심이 많다는 소리가 들려오면 건강을 위해서 욕심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 거두어 들여서 느끼는 포만감 보다 베풀어서 느끼는 홀가분함을 즐겨야 한다. 홀가분함을 즐기는 성격으로 변했을 때는 몸 안에 쌓여있던 콜레스테롤을 비롯한 영양물질과 여러 가지 노폐물들이 스스로 녹아 없어진다. 정신적인 변화가 선행되지 않는 육체적 변화는 오래가지 못하므로 중풍예방의 지대한 목표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거두어들이기를 좋아하던 사람이 소비하기를 좋아하기란 매우 힘들다. 우선 실행하기 쉬운 것부터 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로는 소박한 맛을 즐겨야 한다. 달고 느끼한 맛을 좋아하는 것은 중풍을 향한 지름길을 가고 있는 것이고 텁텁하고 쌉쌀하고 덤덤한 맛을 좋아하는 것은 건강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보리밥에 풋고추를 막된장에 찍어 먹는 것이 소박한 맛이다.
고기가 먹고 싶을 때는 소고기 살코기를 들어라. 소고기는 닭고기나 돼지고기 보다 한방적 견해로는 노폐물을 덜 만든다. 사슴고기와 비슷해서 소고기는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된장을 주재로 한 음식이 좋고 기름기가 먹고 싶을 때는 식물성 기름이 풍부한 호도, 잣, 땅콩, 은행 등이 좋다. 이런 음식들은 심장과 폐를 튼튼하게 하여 혈액순환을 촉진시킬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의 분해를 돕는다. 군것질이 하고 싶을 때도 상기 음식이 적당하다.
밥은 찹쌀에 율무를 섞어 먹는 것이 좋다. 찹쌀은 쓴 맛이 있어 피를 맑게 만들고 담담한 맛의 율무는 몸속의 노폐물을 쓸어서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반찬은 더덕, 도라지, 연근, 등이 좋다. 더덕이나 도라지는 폐의 작용을 도와 노폐물의 산화를 촉진하고 연근은 피를 차고 맑게 한다.
과일은 수박, 복숭아 등 이뇨가 잘되는 것이 좋다. 음식물 중에 가장 해로운 것은 포도, 앵두, 닭고기, 돼지고기, 개고기 등이다.
둘째로는 하루에 한번 땀을 흘려야 한다. 조깅도 좋고 테니스나 등산도 좋다. 땀을 흘리는 운동은 모두 좋다. 운동이 안 되면 싸우나 라도 해서 땀을 흘려야 한다. 땀을 흘리는 것은 쌓아 놓은 에너지원이 소모돼서 생산되는 산물로서 노폐물이 땀과 함께 배출된다. 50대 이후에는 반드시 땀내기 운동을 해야 중풍을 예방할 수 있다. 하기 싫을 때는 중풍으로 한쪽 수족을 쓰지 못하며 걸어 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라.
뚱뚱하고 식사를 잘하는 매우 활동적이고 조금만 일을 해도 땀을 많이 흘리던 사람이 손발에 땀이 나지 않아 갈라지기 시작하면 곧 중풍이 올 것을 예견해야 한다. 손발에 땀이 안 나는 이유는 말초에 혈액순환이 안 되기 때문이고 고혈압의 전조증이다.
땀내기가 정히 힘든 사람은 틈나는 대로 양 손바닥을 36번 이상 힘차게 비벼서 뜨겁게 하고 그 손으로 발바닥을 강하게 비빈다. 그 다음은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손목과 발목의 오목한 부분을 눌러주기를 반복한다. 손목과 발목이 시원하고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족삼리(足三里)라는 경혈에 뜸을 뜨는 것도 고전에 나오는 예방법이다. 체질에 관계없이 중풍예방에 큰 효과를 발휘한다. 일본에서는 족삼리를 (長壽穴)이라 부르며 족삼리에 하루에 한차례 뜸을 뜨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며 널리 애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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