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단학

봉우수단기 7. 용호비결 (龍虎秘訣) (4)

검은바람현풍 2012. 1. 20. 20:14

폐 기

 

( 복기 또는 누기라고도 한다. 황정경주22)에 신선도사라 하여 달리 신이한 술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정과 기를 쌓아 가는 거을 참된 길로 하는 것이다. 라고 한 것은 바로 이것을 이른 말이다. )

폐기라는 것은 눈을 깃발로 삼아 기의 오르내림과 전후좌우를 뜻하는 바대로 하지 않음이 없다.

( 기를 오르게 하려면 위를 보고, 기를 내려가게 하려면 아래를 본다. 오른쪽 눈을 감고 왼쪽 눈을 뜬 채 위를 보면 좌측의 기가 돌아 오른다. 기를 내리는 데는 몸 앞쪽이 임맥을 쓰고 기를 위로 올라가게 하려면 몸의 뒤쪽에 있는 독맥을 사용하는 것이다. 신神이 가면 기氣도 가고 신이 머물면 기도 머무는 것이니 신이 가는 곳이면 기가 가지 않는 곳이 없으므로 마치 군중軍中에서 군을 지휘할 때 깃발을 사용하여 군을 움직이는 것과 같이 눈으로써 명령하지 않는 것이 없다. 또한 위를 보고자 할 때는 눈을 뜨지 않고 다만 눈동자만을 굴려 위를 보아도 된다. 주23) )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대개가 몸의 위쪽은 기가 성하고 아래쪽은 기가 허해서 아플 때는 상기가 되어 아래위가 서로 교류하지 못하므로, 늘 기가 아래로 내려가 중궁에 있도록 힘써서 비장과 위장이 화창하고 혈맥이 잘 순환하게 하여야 한다.

( 이것은 다만 세상의 일반사람들만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단을 수련하여 지키는 요체도 역시 이와 같이 몸의 중궁을 지키는 데 있는 것이다. )

능히 혈맥으로 하여금 두루 돌게 하여 임맥과 독맥이 모두 통하게 되면 수명을 연장하고 죽음의 기한을 물리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서 단을 수련하는 길은 반드시 폐기하는 것으로 시작의 첫걸음으로 하여, 다리를 포개고 손을 단정히 하며 얼굴을 펴서 온화한 빛을 돌게 하고, 눈은 발을 드리운 듯 아래를 보아. 반드시 신과 기가 배꼽 아래 단전 가운데 머물게 하면 몸의 위쪽에 있는 풍사는 마치 구름이 걷히고 안개가 내리듯 흘러내려서 먼저 가슴에서 배로 내려가게 된다.

(처음에는 배가 가득 차고 다음에는 배가 아프게 된다)

이 길을 얻은 연후에는 몸이 화평해지고 땀이 촉촉이 나면서 온몸의 모든 맥이 두루 돌게 되면 마음이 텅 빈 듯 하여 눈앞에 백설이 펄펄 내리는 듯 느껴지고 내가 육신에 깃들어 있는지 육신이 내 속에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으며 매우 고요하고 아득하여 황홀한 경지가 자신이 마치 음과 양이 나누어지기 이전의, 즉 태극이 싹트기 전의 경지에 있는 것 같을 것이다. 이것이 소위 참된 경계이며 진정한 정신 수련의 길이다. 이 밖의 것은 모두 삿된 말이요, 망령된 행동이다.

 

 

 

 

태 식

 

(태식경에 말하기를 태는 복기하는 가운데에 맺고 기는 태가 있는 가운데에서 쉰다(息). 기가 몸 안에 들면(入) 살게 되고, 신이 형체에서 떠나면 죽게 되는 것이니 오래 살고자 하면 신과 기가 서로 같이 머물게 하라. 신이 움직이면 기도 같이 움직이고 신이 머무는 곳에는 기도 머문다. 부지런히 행하라. 이것이 바로 진정한 길이다.)

폐기하는 요령이 점점 익숙하여 져서 신기가 좀 안정된 후에는 차차 기를 배 밑 털 난데까지 밀어내려 이 기식이 어디에서부터 나왔는가를 세심하게 추구하면서 기식이 따라 나오고 따라 들어가는 한 호흡, 한 호흡으로 하여금 항상 그 가운데 있게 하여

(이를 소위 현빈일규라 하는데 수단의 도는 이 곳에 있을 뿐이다.)

입과 코 사이를 나오지 않도록 하면

(항상 한치의 나머지 기운이 입과 코 사이에 있도록 한다)

이는 소위 모태 중에 있을 때의 호흡이니 이른바 귀근복명주24)하는 길이다.

( 또한 말하기를 근본으로 되돌리고 근원으로 돌아간다고 하는 것인데, 사람은 어머니 태 중에 있을 때는 입이나 코로 호흡하지 아니하고 탯줄이 어머니의 임맥에 연결되어 통하고 임맥은 폐로 통하며 폐는 코로 통하여 어머니가 숨을 내쉬면 또한 태아도 내쉬고 어머니가 숨을 들이쉬면 또한 태아도 들이쉬다가, 세상에 태어나 탯줄이 끊어진 후부터는 호흡을 입과 코를 통하여 하게 되어 몸의 영양을 잃고 진기가 녹아 없어지니, 이로부터 질병이 생기고 요절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 귀복하는 법을 얻어서 정진을 그치지 않는다면 벽곡주25)을 하고 등선주26) 한다는 것이 모두 이 법에 있는 것이다. 옛사람의 시에 “집은 낡아도 고치기 쉽고, 약은 말라도 생하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네. 다만 귀복법을 알기만 하면 금은보화를 산처럼 쌓으리 !” 라 하였다. )

그러므로 태식이 능해진 후에야 이 기가 부드럽고도 온화해지고 안정이 되어 마침내 호흡이 없는 듯 한 숨을 쉬게 되는 것이다.

경에 말하기를 기가 안정되면 호흡이 없어진다 하였다. 옛적에 갈선옹이 매년 한더위에는 깊은 연못에 들어가 열흘 만에 나왔다고 하였는데 그것은 폐기로써 태식을 한 까닭인가 한다.

 

 

 

 

주 천 화 후

 

( 화火에는 안과 밖, 느리고 빠름이 있다. 수련의 초기에는 기와 혈이 모두 허함으로 폐기를 시작한지 오래지 않아 화후가 일어나기 쉽지만 배꼽과 배 사이에 기가 한동안 흩어지지 아니하면 반드시 따뜻한 기운이 그 사이에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에 기혈이 점점 실해지고 화기도 더뎌진다. 또한 화후에는 문무진퇴의 법주27)이 있으니 잘 살펴 수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주천화후라는 것은 열기가 온몸을 도는 것을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신과 기가 서로 배꼽과 배 사이에 머물러 있을 때 의식을 두어 내 부는 것이 능해지면

(이때에 문무화후와 근양법도주28)가 있으며 또한 진퇴의 법이 있으니 아주 조심스럽게 살펴가며 수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몸과 마음을 고요히 안정시킨 연후에 법대로 잘 진화하면 방광이 불같이 뜨거워지고 좌우의 두 신장이 끓는 물에 삶는 것 같이 뜨거워서, 허리로부터 아래쪽이 평상시와는 달리 시원하게 느껴진다. 만약 화후를 가볍게 하지 못하면 곧 뜨거운 불기운이 온몸에 퍼져 도리어 몸에 화상을 입게 되는 것이다. )

따뜻한 기운이 미미한 상태에서 차츰 뚜렷해지고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 (열기가 이르는 곳이 점점 환하게 열리면서 올라간다)

마치 꽃봉오리가 점점 피어나는 것 같아서 소위 화지에 연꽃이 피어난다고 하는 것이다.

( 신수화지라고 하는 것은 마음을 비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 이르게 하고 아주 흔들림이 없는 고요한 경지를 돈독히 유지할 때에 쓰는 말이니 바로 이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이와 같은 상태를 오래 간직하고 있으면 열기가 점차 왕성해 져서

(이것을 소위 꽃봉오리는 점점 피어나고 감로甘露는 점점 무르익어 간다고 하는 것이다. 이 때에 水氣가 위로 거슬러 올라 달콤한 침이 입안에 고여 예천醴泉이 되는 것이니 소위 옥장금액이라 하는 것이다.)

배속이 크게 열려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것처럼 되면 삽시간에 열기가 온몸에 두루 퍼지게 되는데 이것이 이른바 주천화후라 하는 것이다.

법도대로만 운화를 한다면 참을 수 없는 지경에 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다. 배꼽아래 한치세푼의 자리가 곧 하단전인데 상단전(이환궁)과 더불어 소리가 울리듯 서로 응하면 이른바 옥로(단전의 다른 이름)의 불은 따뜻하고 정상 이환에 붉은 안개가 피어 날은 다고 하는 것이다.

상하 단전이 물을 대듯 어울려 끝이 없는 고리 모양으로 둥근 형상을 이룰 것이니 다만 이 단전의 불기운을 따뜻하게 길러 잃지 아니하여

( 하루 사이에 자오묘유주29)로 진화를 해야하며 따뜻한 기로 하여금 한숨이라도 진화하지 않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항상 밤낮으로 하루같이 수련하여 십 개월이 된 후에야 태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

청명한 기가 위로 올라 이환궁에 응결한 것이 선가에서 말하는 현주요, 불가에서 말하는 사리가 되는 것이니 이것에는 필연적인 이치가 있다.

성도 하느냐 못하느냐에 이르러서는 각자의 정성 여하에 달려있는 것이며 다만 일찍 달성하는 것이 귀한 것이다.

문득 듣자하니 이른바 화(火)로써 약을 고으며 단으로써 성도한다는 말은 신으로써 기를 제어하고 기로써 신을 형체에 머물게 하여 모름지기 서로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을 말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술術은 알기 쉬우나 도는 만나기조차 어렵고 비록 우연히 만났다 하더라도 전심전력으로 행하지 아니하면 천명, 만 명이 배워도 한 두 사람이 성공할까 말까 하다.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은 정성을 가장 귀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또 시時에 말하기를 “정기正氣가 항상 몸속에 가득하면 한가한 곳에서 초연하게 지낸들 거리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였다.

달마선사도 태식법을 얻었으므로 능히 면벽하여 관심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황정경에 말하기를 “사람은 모두 오곡의 정기로 배를 불리나 나는 홀로 이 음양의 기운으로 배를 불리네! ”하였다.

이 두 시를 가지고 보건대 벽곡은 오로지 태식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으니 진실로 능히 벽곡을 하여 홀로 음양의 기운을 포식할 수 있다면 땅의 문은 닫히고 하늘의 문은 열릴 것이니 어찌 평지에서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지 못하겠는가?

오른편의 세 조목은주30) 비록 각각 이름을 붙이기는 하였으나 오늘 한 조목을 행하고 내일에 또 한 조목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부는 오로지 폐기하는 중에 있는 것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다만 공부에는 깊고 얕음이 있고, 등급에는 높고 낮음이 있는 것이니 비록 변화하여 하늘을 날으는 술법이라 할지라도 모두 이 세 가지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며 오직 배우는 이의 정성에 달려 있을 뿐이다.

주 1, 참동계 : 한나라 회계사람 위백양 저서. 修丹에 관한 책으로는 최초라고 알려진 것으로 글의 내용이 모두 역으로 표현되어 있음.

주 2, 폐기閉氣 : 예전부터 이 폐기라는 말을 폐식閉息으로 오인하여 숨을 멈추는 방식으로 호흡공부를 진행하다가 몸에 부작용이 나타나는 등 잘 못되는 사례가 많았다. 閉字가 ‘닫을폐자’ 이기는 하나 숨(息)을 닫는 것이 아니라 기운을 닫는다는 것이다. 폐기의 요령은 숨을 멈추지 아니하는 가운데 기운을 단전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이 폐기라는 말을 잘 못 해석하는 사람이 많은 고로 봉우 선생님은 머무를 유(留)자를 써서 유기留氣라고 하였다. 배에 기운을 둔다고 하여 복기伏氣라고도 하며 기운이 차곡차곡 아랫배에 쌓인다하여 누기 累氣, 적기 積氣, 축기蓄氣라는 말로도 사용하는데 이 모두 다 같은 의미.

주 3, 연단하는 것을 금속이나 약물로 단약을 만들어 복용함을 의미.

주 4, 금강좌 : 불가에서 말하는 가부좌를 말하나 실제 수련에서는 반드시 금강좌를 하는 것은 아니고 편한 자세로 앉는 것이 효과가 크다.

주 5, 척추를 곧추 세우지 말고 척추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그대로 유지하여 않도록 하라는 의미이다.

주 6, 드나드는 숨을 일부러 또는 억지로 가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가운데 가늘게 호흡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주 7, 단전 : 기를 모으는 곳으로 바다와 같이 많은 기를 모을 수 있다고 하여 기해氣海라고도 한다.

주 8, 소변볼 때에는 오줌을 누어야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아랫배에 힘이 걸리게 되는 것을 이야기 한 것이다. 일부러 힘을 주어 기를 내리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주 9, 손풍 : 호흡하는 기운

주 10, 눈으로 코를 보라는 것이 아니고 코끝을 볼 정도로 눈을 내리라는 것임.

주 11, 눈을 내리뜨고 머리를 약간 숙이고 호흡을 하면 코가 배꼽부근을 대하는 것과 같이 된다.

주 12, 풍사 : 풍병, 울화병, 등 몸을 해롭게 하는 기운.

주 13, 공동처 : 단전에 길이 개착된 후 계속 수련하여 단전이 기운으로 꽉 차게 되면 텅 빈 것처럼 느껴 짐. 여기서는 단전을 말함.

주 14, 편향증험 : 한조각의 새참을 먹는 것 같이 실제로 조식의 효능을 경험함.

주 15, 현빈일규 : 현빈은 단전의 다른 이름으로 곧 단전에 한 구멍이 난다는 뜻.

주 16, 현빈일규 이후 수련에 정진하여 많은 진전이 있게 되면 기를 몸의 원하는 곳으로 마음대로 보낼 수 있다는 의미.

주 17, 방문 : 옳지 않은 법. 즉 이단이라는 뜻.

주 18, 양신 : 신을 기름, 즉 정신 수련.

주 19, 방문 : 처방을 적은 글.

주 20, 고황 : 심장에 있는 부위로 이곳에 병이 생기면 고치기 어렵다.

주 21, 삼궁 : 上宮-이환 泥丸宮, 중궁-강降宮, 하궁-기해氣海宮.

주 22, 황정경 : 태상노군(노자)이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상청황경내경경 36장이 있고 동진東晋의 위화존 魏華存이 전하는 상청황경외경경 24장이 있다.

주 23, 눈으로 기를 움직이는 것은 폐기의 시초에 행하는 것이 아니다. 수련의 정도가 깊어 조식수련이 1분 이상이 경과한 후라야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초심자가 섣불리 행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주 24, 귀근복명 : 호흡의 근본인 태식으로 되돌려 명을 회복한다.

주 25, 벽곡 : 곡식을 끊음. 즉 전혀 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 것을 말함.

주 26, 등선 :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름.

주 27, 문화와 무화, 그리고 진화와 퇴화의 법.

주 28, 근양법도 : 기를 굵게 근중으로 보내는 법과 가늘게 양중으로 보내는 법.

주 29, 자오묘유 : 글자 그대로 하면 하루 사이에 자시, 묘시, 오시, 유시 이렇게 네 번 진화를 하라는 것이나 실제로 그렇게 네 번에 걸쳐 8시간을 수련하라는 것이 아니라 쉬지 말고 열심히 수련하라는 의미.

주 30, 폐기, 태식, 주천화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