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단학

봉우수단기 7. 용호비결 (龍虎秘訣) (3)

검은바람현풍 2012. 1. 20. 20:12

용 호 비 결

 

수단의 도는 지극히 간단하고 쉬운 것이지만, 이제 그에 관한 책이 소나 말에 가득 실어도 모자라고 집 한 채를 다 채울 정도로 많은데다가, 또한 그를 표현한 말이 대충만 적어 황홀하게 표현하였으므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예나 지금이나 배우고자하는 사람이 처음 손 댈 방법을 알지 못하여 長生을 얻으려다가 도리어 요절하는 사람이 많았다.

참동계주1) 한편에 있어서 만은 실로 단학의 중시조라고 할 만한 책이지만 생각컨대 이 또한 천지의 이치를 참고하여 괘와 효로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어서 처음 배우는 사람은 표주박으로 바닷물을 헤아리려는 것과 같아 능히 짐작하기 어려운 바가 있다.

이제 난해한 것은 다 빼고 입문에 간절하고도 쉬운 것을 약간의 장으로 나누어 기술하고자 한다. 만약 능히 깨달을 수 있다면 한마디 말로도 족할 것이다.

 

처음의 시작은 폐기주2) 뿐이다.

( 이것이 이른바 한마디의 비결이요, 지극히 간단하고 쉬운 도이다. 옛 사람들은 누구나 이것을 숨겨 내놓으려 하지 않았고 알기 쉬운 말로 하려고도 안았으므로 사람들은 처음 시작하는 방법을 알지 못 하였다. 기식氣息 가운데에서 단을 수련해야 함을 알지 못하고 밖으로 금석 주3) 에서 단을 구하였기 때문에 장생을 얻으려 하다가 도리어 요절하였으니 애석한 일이다. )

 

이제 폐기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마음을 고요히 하고 다리를 포개어 단정히 앉아서(금강좌)주4) 눈썹을 발처럼 드리워 내려다보되 눈은 콧등을 대하고 코는 배꼽언저리를 대하며

( 단학공부의 정신은 온전히 이에 있는 것이다. 마땅히 이때의 등뼈는 수레바퀴 모양으로 둥글게 주5) 하라 )

들이쉬는 숨은 면면히 끊어지지 않게 하고 내쉬는 숨은 조금씩 아주 미미하게 하여주6) 항상 신神과 기氣로 하여금 배꼽아래 한치 세푼의 자리에 있는 단전주7)에 서로 머물게 하라.

( 모름지기 굳게 닫아 참지 못 할 지경에 이르기까지 기를 내보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오직 의식을 가하여 기를 아래로 보내되 대략 소변 볼 때주8)와 같이하면 이른바 호흡은 손풍주9)에 힘입었다는 것이다. 진실로 마음을 고요히 하고 머리를 자연스럽게 숙여 아래를 보되 눈은 콧등을 보고주10), 코는 배꼽 언저리를 대하게 하면주11) 기는 아래로 내려 갈 수 밖에 없게 된다. 폐기의 초기에는 가슴이 번거롭게 꽉 차는 듯 하거나 혹은 뱃속에서 찌르는 듯 아프기도 하고, 우뢰소리를 내며 무엇인가 내려가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것들은 모두 제대로 되어가고 있는 좋은 징조이다. 상부의 풍사주12) 바른 기운의 핍박을 받게 되면 공동처주13)로 흘러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 보내는 길을 얻은 연후에야 기는 스스로 평안해지고 병도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 이것이 공부의 첫 길이요, 또한 편향증험주14)이라고도 한다. 가슴앓이나 배앓이로 늘 고생하는 사람이 더욱 마음을 다하여 수련한다면 그 효과가 신묘할 것이다.)

 

항상 생각하고 수련을 함으로서 공부가 차츰 익숙하게 되어 이른바 현빈일규주15)를 얻게 되면 백가지 구멍과도 모두 통하게 된다.주16)

( 태는 구멍 가운데에서 쉬는 것이니 이 일규를 어든 것이 곧 선도를 닦는다는 것이다. )

일규를 얻음으로 말미암아 태식을 하고 나아가 주천화후도 하고 결태도 되는 것이니 일규를 얻는데서 시작되지 않는 것이 없다. 어떤 사람은 방문주17)의 잔재주를 부리는 것이라 하여 행하려 들지 않으니 애석한 일이다. 변화하여 날고 솟구치는 술법은 감히 내가 말할 바가 못 되지만 양신주18)하는데 있어서는 천 가지 방문주19)이나 백가지 약이 있다 하더라도 이에 비할 수 없는 것이라, 이 공부를 여러 달 행하면 백가지 질병이 모두 사라질 것이니 어찌 마음을 다하여 행하지 않겠는가?

 

대체로 풍사의 우환은 혈맥 속으로 숨어들어 들어나지 않게 몸속을 돌아다니는 데도, 이것이 사람을 죽이는 무서운 흉기가 되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그것이 오래 되면 경맥을 따라 깊이 고황주20)에 들게 되는데 그런 연후에는 의사를 찾아 약을 써도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 의가는 병이 난 후에 병을 다스리지만 도가는 병이 나기 이전에 병을 다스린다 )

정기와 풍사는 물과 불 같아서 서로 어울리지 못하므로 정기가 머물러 있으면 풍사는 저절로 달아나서 백가지 맥이 자연스럽게 유통되고 삼궁주21)의 기운이 자연스럽게 오르내리게 될 것이니 질병이 무슨 까닭에 생기겠는가? 좀 더 정성을 다하여 부지런히 수련을 한다면 반드시 수명을 연장하여 죽을 기한을 물리치게 되겠지만 그 찌꺼기만 얻더라도 평안하게 천명을 마칠 수 있으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그 대상이 살기生를 바라는 것이니 내가 항상 이 공부법을 여러 군자들에게 전해 주는 것도 또한 서로 사랑하는 도 인 것이다. 이런 내 마음을 헤아려 나의 분수없는 짓을 용서해 준다면 다행한 일로 생각하겠다.

 

삼가 생각하건대 옛사람이 말하기를 순리로 하면 사람이 되고 역리로 하면 신선이 된다고 하니, 하나가 둘을 낳고 둘이 넷을 낳고 넷이 여덟을 낳고 그렇게 64에 까지 이르게 되어 온갖 일로 나누어지게 되는 것은 인도이며 (순리로 밀고 가는 공부) 다리를 포개어 단정히 앉아서 눈썹을 드리우며 입은 다물고 만 가지 어지럽고 번거로운 일을 수습하여 아무것도 없는 태극의 경지로 돌아가는 것은 선도이다. (역리로 밀고 가는 공부).

참동계에 소위 뜻을 버리고 허무로 돌아가서 항상 무념의 상태가 되고 (무 라는 것은 태극의 본체이다) 스스로 증험하여 차츰 밀고 나아가서 마음을 다하여 종횡으로 흔들리지 않게 하는 것이 선도수련의 첫째 뜻이다.

다만 선을 닦으려 하는 사람은 그 뜻을 일찍 세우는 것이 귀한 것이다. 몸의 원기가 쇠약해진 후에는 비록 백배의 공을 들인다 해도 상선의 반열에 들기는 어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