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김기현 의 역경
6. 8괘
( 1 ) 八卦의 뜻
괘를 그릴 때는 밑에서부터 그린다. 태괘(兌)를 그린다면 가장 밑 괘인 양을 먼저 그리고 다음에 중간 괘인 양을 두 번째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윗괘인 음을 그린다. 괘를 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한자처럼 괘가 이루는 형상을 보는 것과 음과 양이라는 두 가지 세력이 上, 中, 下, 혹은 天의 자리, 人의 자리, 地의 자리에 위치해서 나타내는 작용을 본다. 3효의 개체가 나타내는 각 효의 형상을 분석해서 볼 때도 있고, 3효가 혼합해서 만들어낸 형상을 전체적으로 볼 때도 있다. 3효 중에 한 효가 주체가 되어서 나타내는 작용을 전체적으로 볼 때도 있고 3개의 각 효가 협동으로 이루어내는 작용을 전체적으로 볼 때도 있다. 괘의 전체를 보고 그에 해당하는 사건 내용을 적어 놓은 것을 '단사(彖辭)'라 하고 각 효에 해당하는 문장을 적어 놓은 것을 보고 '효사(爻辭)'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음양의 성질에 대해서 주로 설명했다. 음양도 형체가 있다. 음의 형체를 보면 (--) 으로 간단하게 그릴 수 있다. 이 형체가 나타내는 의도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중간에 빈 곳이 있는 형체이다. 빈곳이 있기 때문에 빨아들인다. 모은다. 속이 빈만큼 겉은 더욱 견고하다. 빨아들이는 것, 모으는 것은 아래에 위치해야 효율적이다. 그래서 음은 내려간다. 빨아들이는 것은 감추기 때문에 어둡다. 빨아들이는 것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래서 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두 번째, 두 개가 짝을 이루고 있다. 짝을 이룬 것은 움직이길 싫어한다. 결혼한 사람들은 안정된 것을 좋아하고 모험하길 싫어한다. 남녀 짝을 이룬 사람들은 왜 그런지 어두운 곳을 좋아해서 어두운 집 속에 있기를 좋아한다. 짝을 이룬 것은 일어서길 싫어하고 자세를 낮추기를 좋아한다.
양의 형체를 나타내보면 (ㅡ) 이렇게 그릴 수 있다. 첫 번째, 중간이 채워져 있다. 속이 찬 것은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움직이고 싶어한다. 밖으로 나오려면 올라가는 것이 좋다. 속이 찬 것은 속의 내용물이 밖으로 조금씩 스며 나오기 때문에 밝다. 두 번째, 둘이 아니라 하나이다. 아직 짝을 찾지 못했다. 짝을 찾아 움직인다. 독신자들은 집에 가만히 있지 않고 짝을 찾아 자꾸 밖으로 나온다. 독신자들은 눈에 띄는 옷을 입기를 좋아해서 밝은 색 옷을 좋아한다. 눈에 띄는 행동을 한다.
맨 위에 있는 괘는 겉이고 맨 아래에 있는 괘는 속이다. 혹은 중간 괘가 속이고 맨 위와 아래에 있는 괘가 겉일 때도 있다. 맨 위에 있는 괘는 미래이고 중간 괘는 현재이고 맨 아래 괘는 과거이다. 주역은 중국의 전설시대에 씌어진 책인데 그때는 사람의 생각을 기록하는 3가지의 문자가 있었다.
첫 번째는 지금 중국 사람들이 쓰고 있는 한자이다. 그것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그렸다. 형체가 있는 것은 그대로 그렸고, 형체가 없는 것은 몇 가지 형체를 조합해서 그 뜻을 나타냈다.
두 번째는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그 소리의 기본요소를 나타내는 부호를 조합해서 말소리를 기록했다. 소리글자인 한글을 말한다.
세 번째는 주역의 괘이다. 보통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초능력자의 생각을 기록했다. 우주의 삼라만상 변화 패턴을 괘로써 기록했다. 우주의 삼라만상 변화패턴은 우리의 생각을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한자나 한글로서는 모두 다 표현할 수 없었다. 과학의 발달로 옛날 사람들이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만물의 현상을 기록하기 위하여 현대의 과학자들이 화학식이나 수식을 동원하는 것과 같은 방법이다. 화학식이나 수식은 만물의 현상의 일 부분만을 표현할 수 있고, 기록할 수 있으나 주역의 괘는 원래 괘를 만든 취지가 우주 삼라만상 전체 각 차원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프랙탈 변화 패턴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전체를 표현하고 기록할 수 있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표현하려면 모든 수를 동원해야 한다. 모든 수를 기록해야만 우주 전체를 표현할 수 있다. 수를 가지고 우주 전체를 표현할 수 는 있지만 사람의 머릿속에 우주전체가 정리되어 이해되지 않는다. 괘는 우주 만물 전체의 형체나 작용을 64그룹으로 나누어 표현한다고 가정을 했다. 그래서 부분을 자세히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전체를 표현할 수 있다.
전설시대의 3가지 기록 방법 중에 한글은 소리를 표현하기는 좋지만 뜻을 표현하기 어렵다. 한자는 뜻을 표현하기 좋지만 소리를 표현하기 어렵다. 먼저 한자의 氣를 소개하겠다. 기(Qi)란 소리글자를 읽고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른 기를 떠올린다. 사람마다 기에 대한 해석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氣자를 보면 개개인의 두뇌 속에 저장된 기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는 외에 氣란 글자를 만든 사람의 뜻(definition)을 함께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괘를 보면 일상생활의 어떤 사물이나 작용이 떠오르지 않는다. 괘는 생각 하나 하나에 대한 기록도 아니고 뜻이 한번에 드러나는 것도 아니어서 일상생활에 대한 기록으로서는 아주 부적합한 문자이다. 일상생활에 필요하지 않은 문자지만 학문의 목적인 진리탐구를 위해서는 아주 적합한 문자이다. 화학식이나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원리를 증명하기 위해 사용한 고등수학의 방정식처럼 진리를 기록하기에는 우수한 문자이다. 읽는 법을 배우는 것은 고등수학의 방정식보다 어렵다. 어렵다고 내던져 버릴 수 없다. 헤겔, 아인슈타인, 라이프니츠, 닐스 보어 등의 진리탐구에 아주 목말라하던 과학자들은 여기서 정반합의 원리, 상대성 이론, 이진법, 통일장 이론, 상보성 이론 등의 보물을 캐냈다.
1) 태괘 兌 간괘 艮
태괘의 형체만 보면 무엇을 연상할 수 있는가? 옛날 사람들은 연못을 연상했다. 상효는 겉이라고 했다. 겉의 가운데가 비어 있어 물이 고일 수 있다. 그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두 개의 에너지 덩어리가 들어 있다. 출렁이는 물이 보인다면 지금까지 공부를 잘 한 사람이다. 주전자 속의 끓는 물이 보이는 사람도 공부를 잘 한 사람이다. 휘발유가 가득한 연료탱크를 연상하는 사람은 아주 우수하다. 주역을 읽어서 현대과학을 발전시킬만한 싹이 보이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괘만 보고 판단하기는 힘들다. 음양을 비교해 보아야 한다. 팔괘도에서 대각선 방향에 있고 각 효의 음양이 바뀐 간(艮)괘를 보자. 이것을 보면 무엇을 생각할 수 있는가? 옛날 사람들은 산이라 했다. 산은 겉이 뾰족뾰족한데 겉에 해당하는 상효는 평평하여 산을 닮지 않았다. 태괘는 건괘 옆에 있어서 양에 해당하니까 상괘를 위주로 보았지만 간괘는 곤괘 옆에 있어서 음에 해당하니 하괘를 위주로 본다. 음이 두 개가 조용하고 굳건하게 있다. 빨아들이는 힘이 강할 것이나 맨 위에 뚜껑이 덮여 있다. 뚜껑은 가운데가 빨려 들어가면서 찌그러져 들어가고 음의 두 기둥은 돌출 되려고 하는 것이 정지되어 있는 상태이다.
태의 형상은 연못이고 바다이다. 낮은 곳에 위치하면서 모으고 끌어들이는 것이 그 작용이다. 간의 형상은 산이다. 높은 곳에 위치하면서 식물과 동물의 집이 되고 그들을 보살핀다. 태는 인체에서는 입이나 여자의 성기 형태를 하고 있다. 입으로는 에너지가 되는 음식물을 끌어 모아 자기의 세포를 만들고 여자의 성기는 남자의 성기를 받아들여 제2세의 세포를 만든다. 간은 인체에서 손과 팔에 해당한다. 위쪽에 붙어 있으면서 아주 활동적인 손이 간괘를 닮았다. 움직임이 팔에 비해 느린 몸통이 중효, 다리가 하효에 해당한다. 팔에 비해 태는 음효인 상효가 빨아들이는 작용의 주체가 되고 빨아들인 형체는 두 개의 양 (에너지원인 음식물, 양물이라고 하는 남자의 성기 혹은 陰中의 陽인 精)이 된다. 간의 작용의 주체는 양효인 상효이고 이는 활동성이 강한 손에 해당한다. 이 손의 활동 바탕은 2개의 음(몸통과 다리)이다.
태가 동물로서는 양이 된다. 양은 겉으로는 매우 유순하다. 유순한 것은 비활동적인 것으로 음이다. 양고기는 양적인 냄새인 노린내가 난다. 속이 양이기 때문이다. 간은 동물로서는 개가된다. 개는 겉으로 행동이 민첩하여 양에 속한다. 행동이 민첩한 육식동물과는 아주 다르게 교미할 때는 시간이 길다. 개의 가장 본질적인 성질은 음이기 때문이다.
가족의 구성원과 팔괘를 매치 시켜 보면 8괘의 성질을 이해하기 쉽다. 가족은 작은 사회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친근한 가족관계에 8괘를 적용시키기 쉽다. 요즘은 가족이 8명이 되지 않아 이해하기 조금 어려우나 그래도 8괘의 성질을 가족관계에 비유하는 것이 쉽다.
음양으로 분류 할 때만 해도 음을 말하면 양이 떠오르고 전체가 생각났는데 8괘가 되니까 어떤 한괘에 대해서 생각하면 나머지 7괘와의 관계가 잘 떠오르지 않는 것을 느낄 것이다. 8개로 분류해도 전체적인 연관관계가 생각되지 않으니 끝없이 나누는 과학이 얼마나 전체를 소홀히 하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우선 간단하게 8괘와 가족관계를 연결짓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건은 아버지이고 곤은 어머니이다. 나머지 6괘는 2개의 같은 효와 1개의 다른 효로 이루어져 있다. 1개의 다른 효가 남녀를 결정짓는다. 음효이면 딸이고 양효이면 아들이다. 1개의 다른 효가 작용의 주체이기 때문에 2개의 같은 효들보다 중요시한다. 下효는 과거이고 먼저 긋기 때문에 첫 번째 아들이나 딸이고, 중효는 중간 아들이나 딸이고, 상효는 막내아들이나 딸이다.
태( )괘는 上효가 다른 2양과 다른 음이니까 막내딸이 된다. 오빠 둘에 딸 하나 있는 집 딸의 일반적 성질을 떠올리면 태괘의 성질을 알 수 있다. 아주 귀여움을 독차지하므로 콧대가 높다. 태괘는 양을 속에 숨기고 있는 것이 자존심이다. 주위 사람들이 도와주므로 독립심이 없고 의존성이 강하다. 태괘는 주위에서 필요한 것을 끌어들이는 형상이다. 막내딸은 주위에 사랑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태괘는 가족 구성원중의 막내딸이기도 하지만 20세 안쪽의 어린 여자이기도 하다. 어린 여자들은 2세 생산을 위해서 에너지원인 지방질이 많으나(陽), 수줍음(陰)을 잘 탄다. 여자는 아름다우면서(陽) 수줍음(陰)을 타는 것이 남자를 끌어들이는 매력이다. 가족 구성원뿐만 아니라 내가 소규모의 비즈니스를 운영한다고 할 때 종업원들을 8괘로 분류하면 종업원들 각자의 적성을 파악하기 쉽고 그 적성에 따라 일을 맡겨야 능률이 오른다. 그 중에 꼭 여자가 아니라도 태괘처럼 자존심이 강하고 주위 사람들의 주의를 많이 끌고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은 태괘로 분류 할 수 있다.
간( )괘는 상효가 양이니까 막내아들이 된다. 딸이 둘 있는 집안의 막내아들이다. 막내아들은 귀해서 모든 일을 누나들이 처리해 준다. 막내아들은 그저 가만히 산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여성화되어 투쟁적이지 못해 주로 손을 움직여 무엇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여자처럼 착실하고 꼼꼼하기는 하다. 사회적으로는 20세 전의 어린 남자다. 자기를 과시하기 위해서 애(겉은 陽를)를 쓰나 아직은 받쳐주는 힘이 부족하다(두개의 음이 양으로 변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종업원 중에 꼼꼼히 열심히 일하나 스케일이 크지 않고 , 배짱이 없고, 잘 하려고 열심히 뛰어다니나 아직 힘이 없는 사람은 간괘에 속한다. 산의 고요함, 굳건함, 튼튼함이 보이지 않는가?
2) 진괘 震 손괘 巽
진괘는 상효와 중효가 음이고, 하효가 양이다. 옛사람들은 진괘를 보고 번개라 했다. 태괘에서 하나있는 음 위주로 본 것처럼 진괘에서도 하나 있는 양을 위주로 본다. 번개는 비가 오려고 하늘이 어두울 때(위의 두 개의 陰) 밝은 빛이 순간적으로 하늘을 가르고 땅에 벼락을 친다.(아래에 있는 陽)
진괘를 번개라고 해서 번개만 연상해서는 안 된다. 땅속에 겨울동안 묻혀 있다가 봄에 싹이 트고 있으나 아직 땅 밖으로 나오지 않은 것도 연상할 수 있다. 뱀이 겨울 동안 잠을 자다가 봄에 땅 밖으로 나오려고 꿈틀대는 것도 연상할 수 있다. 터지기 전의 화산의 가스와 용암이 틈새로 새면서 들먹들먹하는 것은 어떤가? 종기가 성할 대로 성해서 구멍이 생기고 고름이 나오려고 하는 것도 진괘가 대표한다. 우주의 만물에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패턴을 표현하는 괘가 어느 한가지 사물만 표상해서는 한자와 다를 바가 없다. 8괘 중에 한 괘는 우주의 모든 사물과 현상 중 1/8을 모두 표현하고 있으니 진괘를 번개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진괘의 형상은 번개이지만 작용은 움직임이 된다. 그 움직임은 위의 두음 사이로 뚫고 나오려고 꿈틀거리는 것이다. 새싹, 뱀, 용암, 고름이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고체(陰)을 뚫고 나오려는 움직임이다. 물리적 현상으로 말해보면, 물이 끓을 때 첫 번째로 올라오는 물방울의 움직임이기도 하고, 맥주병을 딸 때 나오는 기포의 움직임이기도 하다. 진괘와 효들이 정 반대인 괘는 손(巽)괘이다. 한 개 있는 음이 주체가 되나 음이라 큰 작용을 나타내지 못한다. 음은 주로 끌어 모으고 빨아들이는 작용이 있고 그 작용 방향은 하향해서 상효가 음이면 태괘처럼 작용이 크나 하효가 음이면 작용이 크지 않다. 작용 방향이 하향해서 밑에 있어서는 별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손괘의 형체를 보고 옛 사람들은 바람이라고 했다. 바람은 형체는 없는데 작용만 나타나고 그 작용은 주로 위에서 나타난다. 주로 물체들의 위에서 수평이동 하면서 작용이 나타난다. 다음 그림을 보면 손괘가 건물이나 바위, 산(陰)에서 수평으로 부는 바람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태괘에서 양들은 그릇(陰)에 담겨 있고, 연못(陰)에 고여 있고, 연료탱크(陰)에 담겨있지만 손괘에서 양들은 그릇, 연못, 연료탱크 밖에서 나와서 흩어져 있고, 탱크밖에 나와서 활발한 작용을 하고 있다. 진괘에서 밑에 있는 한 개의 양은 나와 보려고 꿈틀대지만 손괘에서 위에 있는 2개의 양은 음의 제지에서 벗어나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진괘의 작용을 움직인다고 하고 손괘의 작용도 움직인다고 한다. 그러나 그 움직임의 방향이 다르다. 진괘에서는 양이 뚫고 나오려고 하는 움직임이니 그 움직임의 방향이 수직이고 손괘에서는 움직임의 방향이 수평이다. 이미 뚫고 나와 흩어져서 일어나는 움직임이니 그 움직임의 방향이 수평이다. 진괘에서는 움직임의 한곳에 집중되어 있지만 손괘에서는 그 움직임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 한의학에서는 병의 원인을 크게 6가지로 분류하는데 그 중에 풍이라는 원인이 있다. 풍은 병의 증세가 갑자기 나타나고 병소가 어느 한곳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여러 곳에 흩어져서 나타나는 것을 일컫는다. 종기처럼 한곳에 발열하지 않고 몸 전체가 발열하고 신체 여러 부분이 아픈 감기도 풍에 의한 것이고,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진 후에 신체 여러 부분에 다발적으로 마비가 오는 뇌혈관장애(stroke)도 풍에 의한 것이며 신체 여러 부분에 발진이 생기거나 염증이 생기는 알러지성 피부병도 풍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질병을 팔괘로 분류한다면 손괘에 해당하는 질병들이다.
인도에서는 우주의 만물이 地水火風 네가지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것은 사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진괘, 손괘가 모두 風에 속한다. 모두 움직이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건괘, 곤괘는 地에 속하고, 감괘, 태괘는 水에 속하고 이괘, 간괘는 火에 속한다. 地水火風을 물질의 원소로서 물질적 관점에서만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용적 관점에서도 생각해 보면 8괘에 매치 시킬 수 있다. 건괘는 하늘이고, 곤괘는 땅인데 地라는 것은 사람이 살고 있는 환경을 뜻함으로 건괘와 곤괘가 地에 속한다. 실제로 하늘을 구성하는 별들은 흙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감괘는 水이므로 水에 속하고, 태괘는 연못이나 바다이므로 水의 그룹에 속한다. 이괘는 火이므로 火에 속하고 간괘는 땅에서 하늘로 솟아오르는 형체와 작용이 있어 火에 속한다. 형체에 의한 팔괘의 배열도인 복희팔괘도에서는 진괘와 손괘가 서로 효가 반대가 되기 때문에 대립적으로 배열시켜 놓았지만 작용에 의한 8괘의 배열도인 문왕팔괘도에서는 진괘와 손괘가 움직임이 활발한 위치인 동쪽과 북동쪽에 이웃시켜 배열해 놓았다. 건과 곤도 복희팔괘도에서는 대립시켜 놓았지만 문왕팔괘에서는 움직임이 형체로서 수렴된 위치인 남서쪽과 북서쪽에 이웃시켜 배열해 놓았다.
진괘의 움직임은 주위의 음에 의해 제어된 움직임이나 집중된 움직임이기 때문에 파괴력이 있다. 손괘의 움직임은 아래의 미약한 음의 통제를 벗어난 양의 움직임이기 때문에 뿌리가 없는 움직임이라 힘이 없어 파괴력이 약하다. 그러나 바람이 작용하는 방향이 한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바람(陰)을 만나면 본래 미약한 음이 회복되면서 무서운 파괴력의 토네이도(북미의 회오리 바람)로 변한다. 통제력을 벗어난 움직임은 모두 손괘에 속한다. 한국에서는 불륜의 연애를 하는 것을 바람피운다고 한다. 자기 집이라는 음적인 장소에서 섹스(움직임)을 하지 않고 밖에서 섹스를 하기 때문에 바람이 본래 생긴 곳을 떠나 떠도는 것과 같다. 여자가 집에서 살림살이에 마음을 두지 않고 밖의 사회생활에 마음을 두면 바람이 들었다고 한다. 풍선에 헬륨(helium) 가스를 불어넣어 끈(陰)을 달지 않았을 때와 같은 움직임이며 손괘에 해당한다. 수직 움직임이라도 통제 구역이 없으면 바람이다. 사회생활에서 나타나는 주식이나 부동산 투기 붐(boom)을 바람이라고 한다. 빨리 왔다가 빨리 사라지는 것이 정처(陰)없이 흘러 다니는 바람과 같은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가수나 배우가 자기의 작품이 대중의 인기를 얻는 것을 뜬다고 한다. 대중의 인기가 급속히 왔다가 정처 없이 흘러 다니다가 급속히 가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손괘에 속하는 움직임이다.
움직임 중에 자동차나 탱크의 움직임은 수평운동이지만 무거움(2개의 陰) 속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이라서 진괘에 속한다. 군대가 행진하는 것은 통제된 움직임(음)이기 때문에 진괘에 속한다. 데모나 인기가수의 야외 음악회에 모여든 군중의 이동은 통제되지 않은 움직임이라 손괘에 속한다. 직장 상사가 자기에게 못되게 구는 것을 보고 속을 부글부글 끓이는 것은 통제된 행동이며 진괘에 속하나 화를 내고 감정이 폭발해서 행동을 취하는 것은 손괘에 속한다. 화를 내고 날뛰다가 여자는 울고(陰) 남자는 다리(陰)에 힘이 없어 주저앉아 있거나 찬물을 마시는 것은 모자란 음을 손괘에 보충하기 위한 것이다.
진괘에 해당하는 동물은 용이다. 용은 물속에서 100년 이상을 사람 눈에 띄지 않고 산다. 물 속의 늙은 어류나 뱀과 악어 같은 파충류가 변해서 용이 된다. 용의 왕은 수중 세계를 다스린다. 용은 사람 눈에 띄지 않고 하늘로 올라가야 신이 되고 영원히 살 수 있다. 용은 하늘로 올라가는 그날을 위해서 아주 오랫동안 물 속에서 기다린다. 용이 용으로서의 가치는 물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것과 물 속에서 오래 기다리는 것에 있다. 진괘에서 위의 두 陰은 물 속을 뜻하고 맨 아래의 陽은 물 속에 숨어서 꿈틀대는 용을 상징한다. 용이 물 밖으로 나가 하늘로 오르려고 하는 작용이 진괘에 잠재된 작용이다.
밝은 깨달음(음에 의해 가려지지 않은 순 양의 상태)을 얻기 위하여 자궁에 해당하는 아랫배 가장 깊숙한 곳에서 생기(life 에너지)를 키우는 수도자를 용에 비유한다. 어렸을 때부터 어려운 의사나 변호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기 위하여 오랫동안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도 용에 비유한다. 백성들이 원하는 바를 모아서 하늘에 비는 제정일치 시대의 왕도 용에 비유한다. 모두 진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손괘에 해당하는 동물은 수탉(rooster)이다. 닭은 체구에 비해 울음소리가 아주 크고 널리 퍼진다. 그리고 지나치게 흥분되기 쉽고 용맹스러워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싸운다. 닭으로 볼때는 실속 없는 싸움이다. 이런 수탉의 성질과 같은 필요 이상의 과도한 행동이 손괘에 해당한다.
진괘는 장남에 비유된다. 장남은 동생이 둘 있는 집안의 장남이다. 동생들을 보살피기 위해서 부지런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 장남(진)은 아버지(건)가 되기 위해 아버지의 책임감과 행동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여동생이 둘이 있기 때문에 이런 남자다운 행동은 더욱 돋보인다.
손괘는 장녀에 비유된다. 장녀는 남동생이 둘 있는 집안의 장녀이다. 잠재된 강한 에너지의 발동에 의해서 통제력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동생들을 부드럽게 타일러야 한다. 동생들의 활동이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온갖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 이런 일은 어머니가 하는 일로서 장녀(손)는 어머니(곤)가 되기 위해서 어머니의 일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어머니의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실수도 많고 힘도 적다.
태괘는 연못이고 간괘는 산으로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고, 진괘와 손괘는 움직이는 성질이 있다.
3) 건괘 乾 곤괘 坤
건은 양이 상중하로 겹쳐져 있는 괘이다. 양은 물리학적으로 말하면 에너지에 해당되고 음은 물질에 해당된다고 했다. 양은 밝고 위에 있으며 움직임이 활발하고 음은 어둡고 아래에 있으며 움직임이 없거나 활발하지 않다고 했다. 사람의 주위 환경 중에 가장 밝고 움직임이 활발하고 위에 있고 눈에 보이지 않으나 만물에 일을 시키는 에너지에 해당하는 것은 하늘이다. 그래서 건은 하늘을 상징한다.
곤은 음이 상중하로 겹쳐져 있는 괘이다. 사람의 주위 환경 중에 어둡고(땅속은 어둡다) 움직임이 느리고 아래에 있고 눈에 가장 많이 띄고 단단한 것은 땅이다. 그래서 곤은 땅을 상징한다. 그림 1.처럼 건은 수평선이 3개 그어져 있다. 지평선 위로 층층이 나타난 하늘의 형상을 볼 수 있다. 평행한 수평선은 서로 만나지 않고 무한하게 계속된다. 끝이 없는 하늘의 형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림 2.처럼 곤은 끊어진 3개의 선이 그어져 있다. 선을 블록으로 확대해 보면 6개의 블록으로 되어 있다.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땅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양효는 음효처럼 가운데가 비지 않아서 속이 꽉찬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속이 찬 것은 팽창을 한다. 3개의 양효가 상중하로 겹쳐 있는 것을 보고 화이트 홀(white hole)에서 팽창하고 있는 우주를 본 사람이면 이 책의 공부를 잘 한 것이다. 자기가 하고 있는 분야에 역경의 원리를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음효는 가운데가 비어 있어 다른 물체를 끌어들이는 형상을 하고 있다. 3개의 양효가 가운데가 비어 있으면 3개의 효 사이로 가운데에 구멍이 생긴다. 이것을 보고 빛과 시간을 비롯한 만물을 빨아들이는 블랙 홀(black hole)을 연상하는 사람은 역경의 천재이다.
건괘를 보고 뇌 신경계를 연상하면 더 훌륭하다. 뇌는 하늘의 모습을 감지하기 위하여 눈(하늘의 빛에너지)과 귀(하늘의 소리에너지)로 가지를 뻗고, 땅의 모습을 감지하기 위하여 코(땅의 냄새 분자)와 입(맛 분자)으로 가지를 뻗고, 사람의 각 부분을 감지하기 위해서 전신으로 신경가지를 뻗고 있는 뇌는 사방으로 팽창하는 건괘를 닮았다.
곤괘를 보고 자궁을 연상하면 더욱 훌륭하다. 자궁은 수정란을 잉태하기 위해서 상부로는 동맥을 통해 피를 빨아들이고 좌우로는 나팔관을 통해 난자를 빨아들이며 아래로는 질을 통해 정자를 빨아들인다. 상하좌우로 구멍이 나있는 곤괘와 닮았다. 자궁의 삼각형 구조의 3개의 구멍은 3효를 닮지 않았는가? 지구를 태극이라 할 때 건괘는 남극처럼 S극이 되고, 곤괘는 북극처럼 N극이 된다. 자기는 S극인 남극에서 분출하고 N극인 북극에서 흡인한다. 따라서 남극은 팽창하는 건을 닮고 북극은 흡인하는 곤을 닮았다. 전기는 자기가 흐르는 방향 에 직각이 되게 순환한다. 이( )와 감( )은 건과 곤에 그림 1.처럼 수직 방향에 위치하므로 전기의 전위는 이와 감이 된 다. 이 네 가지 괘는 한국의 태극기에 있는 괘이다.
화학에서 산은 이온상태에서 H+를 방출하고 알카리는 H+를 흡입한다. 산은 수소양자를 방출하므로 건이고 알카리는 수소양자를 흡입하므로 곤이 된다. 건은 3개의 양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강한 산이고 곤은 3개의 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강한 알카리가 된다. 가족 관계에서 건은 아버지가 된다. 하늘과 땅이 교류하는 중에 만물이 소생하듯이 아버지인 건과 어머니인 곤이 교류하여 만물이 소생한다. 나머지 6개의 괘는 건곤이 교류하여 생긴 괘이다. 건과 곤은 만물 변화의 양대 세력의 장을 형성하고 나머지 6개의 괘는 변화하는 중에 거쳐가는 단계이며 작은 주체세력이 된다. 건은 순양이고 곤은 순음이기 때문에 건과 곤에 해당하는 사물을 분별하기 쉽다. 건은 아버지이지만 남자도 된다. 곤은 어머니이지만 여자도 된다. 변화하는 과정중의 한 단계로 생각하면 건은 늙은 남자이고, 곤은 늙은 여자이다. 늙어서 남성 호르몬과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지기 시작하면 남성은 여성화되고 여성은 남성화하여 곧 반대의 성질로 변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생각하면 건은 여당이고 곤은 야당이다. 공간적으로 생각하면 건은 넓이가 되고 곤은 높이가 된다. 건은 수평선 3개가 상중하로 그어졌으니 넓이가 되고 곤은 탑을 쌓아올린 것 같으므로 높이가 된다. 인체 생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건은 생기가 되고 곤은 사기가 된다. 생기와 사기는 우주에도 적용이 된다. 만물을 만드는 세력은 건이고 만물을 파괴하는 세력은 곤이다. 성경에서는 하느님이 건과 곤을 모두 포함하는 태극이라면 건은 천사들이 되고 곤은 마귀들이 된다. 건은 선을 행하는 주체이고 곤은 악을 행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건의 성질은 아버지처럼 강하고 곤의 성질은 어머니처럼 부드럽다. 강한 것은 에너지가 밖으로 팽창하는 것이고 부드러운 것은 에너지가 안으로 흡인되어 결집한 것이다. 건과 곤의 작용으로부터 밖으로 보여지는 질감이다. 쇠가 건에 속한다고 하면 솜은 곤에 속한다. 단단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건에 속하면 부드럽고 어두운 색깔의 물질은 곤에 속한다. 수정이나 다이아몬드가 건에 속한다면 숯은 곤에 속한다. 다이아몬드와 숯이 같은 탄소 분자로만 된 물질이라도 성질이 극과 극이다. 생체내의 어떤 성분의 분자구조를 알아낸다고 해도 그 성질을 추정하여 약으로 이용하거나 산업에 이용한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분자구조를 알아내는 것과 성질을 알아내는 것이 그다지 크게 연관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물질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그 단계, 단계에 보이는 물질을 음양으로 분별하여 8괘로 나누면 어느 단계나 각 1/8에 해당하는 물질의 성질을 잘 파악할 수 있다.
건은 사람의 머리에 해당하고 곤은 사람의 배에 해당한다. 인간은 하늘과 땅을 닮았다. 주역의 원리에 의하면 우주는 둥근데 머리는 둥글어 우주의 모형을 닮았다. 머릿속의 뇌는 인체의 각 부분의 자극을 지각하고 그에 대한 명령을 내려 인체를 통제하고 있는데 뇌의 그 기능도 인체를 비롯한 만물에 대한 통제를 하고 있는 우주(하늘)의 기능과 닮았다. 그래서 머리는 건에 속한다. 배는 둥글지만 평평하게 느껴지는 것이 땅의 모습을 닮았다. 지구는 지구상의 만물을 보호하고 영양하는 어머니와 같아서 영어권의 사람들은 지구를 '어머니와 같은 땅'(mother land)라고 부른다. 배속에 있는 장기들도 음식물을 소화 흡수하여 인체의 각 부분에 영양 한다. 배는 이런 면에서 지구(땅)를 닮았으며 곤에 속한다.
건에 속하는 동물은 말이고 곤에 속하는 동물은 소이다. 말은 움직임이 빠르고 근육질의 형체를 하고 있어 부지런하고 강한 건의 성질과 잘 부합된다. 소는 움직임이 느리고 유순하여 곤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4) 이괘 離 감괘 坎
이괘는 밖이 되는 상효와 하효가 양이고 속에 해당하는 중효가 음이다. 밖의 양은 팽창하고 있고 속의 음은 미약하나마 그 밖으로 팽창하는 양들의 작용을 흡인하여 붙들고 있다. 건괘를 보면 밖은 밝고 온도가 높으나 속은 밖보다 어둡고 온도가 낮은 불을 연상할 수 있다. 우리는 어렸을 때 일식 날에 해를 보기 위해서 유리를 촛불에 대서 그을음으로 유리를 검게 했다. 촛불에 유리조각을 대보면 불 속 한가운데는 검은 색의 탄소성분이 다량으로 묻어 나왔다. 불의 겉은 밝고 붉어서 양 이지만 속은 검어서 음이라는 것의 증거이다. 그 후 주역에서 이괘가 불이라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됐다.
감괘는 밖의 두 효가 음이고, 속의 한 효가 양인 괘이다. 음이 위아래로 에너지를 흡인하고 있고 속은 양이 있어 미약하나마 팽창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어렸을 때 물의 표면장력을 실험하기 위해서 물방울을 유지(oil paper) 위에 떨어뜨렸다. 동그란 물방울이 반짝반짝 빛났다. 이 물방울은 표면에 있는 음의 흡인력과 내부에 있는 양의 팽창력이 만든 현상이고 두음이 겉에 있으나 어둡지 않고 투명하고 반짝이는 것은 속에 양이 있어서 그렇다.
위에서 말한 것은 작은 물방울에 대한 것이고 큰 강물이나 바닷물은 평소에는 느리고 부드럽고 어둡고 조용한 음의 속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러나 홍수가 나거나 해일로 하늘에서 강하게 떨어지는 비의 양 세력과 지진으로 인한 양 세력이 추가되면 물 속에 있는 양이 발동을 하여 그 움직임이 빠르고 파괴적이다. 감괘가 손괘나 진괘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괘가 불이라고 불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큰 불은 태양이므로 건은 태양이다. 태양에도 속에 음에 해당하는 흑점이 있다. 건은 일종의 세력이고 건의 일을 주로 수행하는 것은 리이다. 우주는 광대하나 우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태양이 가장 크다. 건의 일을 주로 리가 도맡아 한다. 산업 중에는 전자산업이 불이 된다. 변화가 빠르고 급속도로 발전한다. 전자산업의 발전을 보고 있는 것은 마치 불을 보고 있는 것과 같다.
침자극에 대한 뇌의 반응을 실험하기 위해 한국의 광주과학기술원(Kwangju Institute of Science & Technology)에 머무른 적이 있다. 광주의 母산은 아주 밋밋하고 힘이 잠재된 土산이었다. 8괘로는 곤에 해당한다. 土나 곤은 제물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광주는 예로부터 부자가 많이 났다. 과학기술원에서 마주보는 산의 바위들이 아주 뾰족뾰족하여 불의 형상을 하고 있는 火山이었다. 이 화산 앞으로 첨단 공업단지가 조성되었고 그 안에 광주과학기술원이 있었다. 그 과학기술원 옆으로 명당자리로 보이는 곳이 두 군데 있는데 그곳은 그 명당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묘들로 공동묘지처럼 가득 찼다. 그 묘들은 공업단지가 조성되면서 길에 의해 이리 잘리고 저리 잘려서 황폐하기 그지없었다.
주역의 원리에 의해서 땅을 분석해보면 어느 곳에 묘를 쓰면 죽은 자와 그의 동기(同氣-친척, 자손)가 생기를 받거나 어느 곳에 집을 지으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생기를 받아 운명이 좋아지는지 알 수 있다. 이 학문을 풍수라 한다. 풍수에 명당은 크게 둘로 나뉘어 지는데 묘가 들어설 자리는 음택이라 하고 집이 들어설 자리는 양택이라 한다. 양택과 음택이 비슷비슷하여 그것이 양택의 자리인지 음택의 자리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전자 산업으로 부자가 될 공업단지가 들어 설 양택 자리인데 불처럼 빠르게 부자가 되는 묏자리로 착각하고 묘를 쓴 것이다. 옛날의 풍수사들이 전자산업이라는 것이 불처럼 빨리 부자가 되는 것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특히 이 과학기술원에는 火中의 火인 광통신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들이 연구를 하고 있는 곳이다.
광섬유(optic fiber)를 타고 지나가는 빛, 구리 철사를 타고 가는 전기가 불에 해당하는데 가운데는 움직임이 둔한 물질(陰)로 되어있고 그 주위를 움직임이 빠른 빛이나 전기(陽)가 지나가고 있으니 이것들이 모두 이괘에 해당한다.
감이 물이라고 물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구름, 안개, 흐린 날씨도 감이 된다. 이들은 작은 물방울의 모임이니 작은 물방울 하나하나가 감이기도 하지만 전체가 부드러운 물이면서도 가볍고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양의 속성이 있다. 리에 해당하는 태양을 가리고 있다가 태양이 강하게 비칠 때는 사라진다. 리와 감은 서로 대립되기 때문이다.
기름과 지방도 감에 해당한다. 기름과 지방의 차이는 상온에서 액체의 상태로 있는 것은 기름이고 고체의 상태로 있는 것은 지방이다. 기름이 감 중의 양이라면 지방은 감 중의 음이 된다. 기름은 물의 모든 속성을 가지고 있다. 성질이 부드러워 일정한 모양을 이루지 않고 흘러 다닌다. 음의 성질은 양보다 딱딱한 것인데 부드러워 일정한 모양을 이루지 않고 있는 것은 양의 속성이고 그래도 눈에 보이는 물질이기 때문에 음에 속한다. 지금까지 8괘를 말하기 전까지는 음양을 말할 때 양은 부드럽고 음은 딱딱하다고 했다. 음의 대표인 물을 말할 때 그 이론이 맞지 않아 의문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음양이나 사상으로 말할 때는 그것이 8괘보다는 포괄적인 용어이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사물을 가장 적합하게 표현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8개로 분류하면 보다 적합하게 표현을 할 수 있다. 감은 겉이 음이고 속이 양이라 물의 차가움과 고여있는 물의 고요함을 잘 표현하고 속에는 무한한 에너지가 잠재되어 이리저리 일정한 모양이 없이 흘러 다니는 물에 대한 음양의 양면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물이 전체적으로는 음이지만 부드러운 것은 물의 잠재된 일부분의 성질이 양이기 때문이다.
기름은 바로 불로 변할 수 있어서 불보다는 양적인 성질이 있으나 만물을 8괘로 나눌 때는 당연히 감에 속한다. 지방은 딱딱하지만 약간의 열만 받으면 바로 액체로 변하니 감에 속한다. 한의학 고전에 뇌, 골수, 뼈, 신장이 모두 水에 속하는 조직이며 기관이라고 했다. 이것이 주역의 감 괘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인체에서 水에 속하는 기관의 대표는 신장인데 신장은 물방울 모양으로 생겼다. 신장이 물방울처럼 심장과 동맥과 정맥으로 연관되어 있지 않다면 신장은 그 응축력으로 구형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신장의 최소 단위인 사구체도 물방울처럼 응축력에 의해 실핏줄이 공 모양으로 엉켜 있다. 그 실핏줄 속을 흐르는 것은 밝고 빨라서 양의 속성을 가진 피이다.
뼈와 골수는 한 개체로 볼 수 있다. 겉은 딱딱하여 음의 형체를 하고 있고 속에는 지방질로 차 있어서 양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감을 연상할 수 있는 조직이다. 뇌는 일종의 골수이다. 딱딱한 뼈에 둘러싸인 지방질이다. 뇌나 골수의 주성분은 지방인데 에너지 덩어리인 지방 자체가 감이고 딱딱한 뼈(감의 두음), 두부처럼 유동성 있는 지방질이 속에 차 있는 뇌(감의 양)인 머리도 감이다. 뇌수술을 할 때 보면 뇌 중에서도 지방 분포가 가장 많은 신경섬유 부분은 부드럽기가 순두부 같다. 순두부를 먹어본 사람은 뇌의 백질 부분의 질감을 정확히 연상할 수 있다.
신장은 매우 두꺼운 지방층으로 싸여 있다. 중요하나 깨지기 쉬운 것을 포장할 때 스티로폴을 두껍게 싸고 곽에 넣는데 신장은 그런 형태를 하고 있다. 지방은 신장을 단지 보호하는 것만 아니라 지방대사에 신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젊었을 때는 신장의 작용이 신장과 지방을 신장의 안과 밖으로 분리하고 있으나 에너지가 감소되는 노년기에는 신장속 사구체 내에 지방이 차면서 동맥경화의 큰 문제를 일으킨다. 골수도 적혈구나 백혈구의 생산이 활발하지 않을 때는 지방으로 채워진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에서는 水에 속하는 조직, 기관들과 지방과의 관계를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심장과 혈관은 水에 속하는 기관이고 조직이다. 심장과 혈관 속에는 피가 들어 있다. 그 색깔이 붉고 운동성이 강해서 火에 속한다. 그러나 피의 본질은 水이다. 이것은 피가 리괘에 해당한다는 것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심장은 두꺼운 근육 층에 둘러싸여 쉴 사이 없이 움직인다. 그 속에는 본질이 水인 피가 들어있다. 심장도 겉이 양이고 속이 음인 리괘의 형상과 잘 부합된다. 인체의 생리를 한마디로 심장과 신장의 교류에 의한 수승화강(水升火降)이라 했다. 이것은 이괘와 감괘에 의한 수승화강이라고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
이괘와 감괘의 성질이 크게 구분될 수 있다. 이는 밝고 감은 어둡고, 이는 아름답고 감은 추하다. 이성의 통제력이 추가되지 않은 감성적인 아름다움은 불처럼 밝고 화려한 것이다. 그래서 감의 성질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것은 이에 속한다. 물이 추한 것은 아니지만 감괘의 양은 속에 있고 그 세력이 둘이 아니라 하나이기 때문에 2개의 음이 대적하기에 힘이 든다. 그래서 그 양이 약해지거나 세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쉽다. 그래서 물은 오염되기 쉽다. 오염된 물은 색이 검고 악취가 나며 추하기 이를 데 없다. 불은 새로운 불이나 오래된 불이나 아름다울 뿐이다. 추한 것은 감에 속한다. 소변이나 대변은 감의 작용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면서 추하고 감에 속한다.
이는 긴장되어 있고 감은 느슨하다. 불의 겉은 조여지지 않고 느슨하나 이것이 생기자마자 흩어져 사라지지 않고 계속 존재하는 것은 이괘 속의 효인 음이 이 불을 흡인력으로 통제하기 때문이다. 물은 겉이 느슨하여 퍼져 있어 스스로의 형체가 없다. 물이 많을수록 활동성이 강한 양효가 협동하여 팽창력(퍼지는 힘)을 더 쓰기 때문이다. 작은 물은 물방울로서 형체가 있는데 작아질수록 속에 있는 양효가 단독으로 밖으로 팽창하는(퍼지는) 세력을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괘의 겉은 긴장되어 있고 감괘의 겉은 느슨하다. 이괘에 속하는 것들은 긴장되어 정확하고 질서가 있으나 감괘에 속하는 것들은 느슨하여 부정확하고 질서가 없다.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들은 정확하고 질서가 있으나 물을 먹고사는 생명체들은 전자기기에 비교하면 감에 속하는데 불규칙하고 질서가 없어 깊이 연구하면 할수록 예측하기 힘들다. 이의 정확성은 간의 정확성보다 경직되어 있지 않고 감의 무질서는 손의 무질서보다 정도가 덜하다. 일하는 것은 이괘에 속하고 휴식하고 있는 것은 감괘에 속한다. 일하는 것은 이괘의 겉에 있는 두 양에 속하고 쉬고 있는 것은 감괘의 겉에 있는 두 양에 속한다. 부지런하게 일하는 것은 건괘에 속하고 끊임없이 쉬고 있는 것은 곤괘에 속하는데 건괘와 곤괘의 일과 휴식은 순음 순양이기 때문에 중단이 없고 이와 감괘의 일과 휴식은 중단이 있다.
가족 관계에서 이는 중간의 딸이고 감은 중간의 아들이다. 중간의 딸은 오빠와 남동생의 사랑을 받는다. 오빠의 모험적인 행동이 사랑스러운 여동생을 위해서 자제되고 남동생의 약한 행동을 독려한다. 장녀처럼 두 동생들을 위하여 자기를 희생하지도 않고 막내딸처럼 사랑을 받기만 하고 딸로서의 역할을 게을리 하지도 않는다. 중간의 아들은 누나와 여동생에 활기를 준다. 누나는 동생의 앞길을 열어주기 위해 부지런히 활동하며 누나의 타고난 수줍음이 남동생의 활력을 받아 적어지고 활동을 보다 많이 하게 된다. 중간 아들은 여동생에게 활발한 활동으로 본을 보이며 여동생의 침체된 활동을 활성화시킨다. 그러나 두 자매(감의 위아래의 음효)의 활동은 여자이기 때문에 타고난 대로 소극적이다. 중간아들은 장남처럼 힘이 있고 활동적이지 못하고 막내아들처럼 자기를 나타내려고 무진 힘을 쓰지 않는다.
동물로서는 꿩이나 열대의 아름다운 조류가 리에 속하고 거북이 같은 파충류가 감에 속한다. 조류는 하늘에서 서식하며 아름답고 활동이 활발하다. 파충류는 추하고 특히 거북이나 악어는 물에 살며 행동이 느리다. 포유류로는 음적인 동물인 돼지나 쥐가 감에 속한다. 파충류나 조류는 알로 제2세대를 탄생시킨다.
알은 생식을 담당하고 있는 감의 산물이며 딱딱한 껍질 속에 유동성이 있는 감의 형체를 하고 있다. 감과 이는 서로 대립되지만 다른 괘에 대해서는 형체와 작용의 관계로서 같은 류로 분류된다. 그래서 파충류와 조류는 알을 낳는 공통성이 있다.
5) 복희 팔괘 문왕 팔괘
복희 팔괘는 하도를 보고 그렸고, 문왕 팔괘는 복희보다 후대의 왕인 문왕이 낙서를 보고 그렸다고 한다. 역경은 복희가 64괘를 우주의 원리에 맞추어 배열하였고 문왕은 각 괘와 각 효에 설명을 붙였고 공자는 그것을 연구하면서 십익(十翼)이라는 설명서를 덧붙여서 이루어진 책이다.
복희 팔괘는 선천세계의 원리이고 문왕 팔괘는 후천 세계의 원리이다. 선천 팔괘는 지금의 우주 만물이 자리잡기 이전의 원리를 표현한 괘의 배열이고 후천 8괘는 지금의 우주 만물이 자리잡은 후에 작용하는 이치를 표 현한 괘의 배열이라고 한다. 우주 만물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리인 도를 그림으로 표현할 때 복희 팔괘는 형체를 위주로 한 것이고 문왕 팔괘는 작용을 위주로 한 것이다. 하도가 음이라면 낙서는 양이 된다. 복희 팔괘는 우주 전체의 원리이고 문왕 팔괘는 지구의 국한된 세계에 작용되는 원리이다. 복희 팔괘는 음양이 50: 50 균형을 이루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원리이이지만 문왕 팔괘는 우주의 한 부분에 있어 음양이 약간 편차가 있는 지구나 사람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원리이다. 복희 팔괘는 지구의 중심 축이 수직 상태에 있을 때 일어나는 변화의 원리이고 문왕 팔괘는 지구의 중심 축이 23.5。 기울어져서 나타나는 변화의 원리이다. 중심 축이 23.5。 기울어져 있으면 우주 전체와는 다르게 지구에 음양의 편차가 생겨 우주 전체보다는 복잡한 변화가 일어난다. 이때 우주 전체와는 다른 변화를 이해하는데는 복희 팔괘가 맞지 않아 문왕 팔괘를 만들었고 사용했다고 한다.
복희 팔괘의 이, 감괘가 문왕 팔괘에서는 건곤의 위치에 들어왔다. 복희 팔괘는 주로 8가지 세력의 위치를 배열한 것이고 문왕 팔괘에서는 8가지 변화의 단계를 배열한 것이다. 세력을 나타내는 것은 하늘과 땅인 건곤이 주된 세력이 되나 변화단계에서는 하늘과 땅은 순음 순양이기 때문에 작용의 단계로서는 별로 가치가 없다. 순음 순양은 다른 것의 작용을 도와 줄 수 있어도 스스로 작용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순음 순양은 음양의 투쟁이 없기 때문에 정체돼서 그 스스로가 움직이기 힘들다. 그래서 작용의 원리를 나타내는 문왕 팔괘에서는 건과 곤이 4정위에서는 물러나서 비교적 정체된 위치인 4간위에 배치되게 된다. 작용의 가장 중요한 자리인 4정위중에 남북에는 이괘와 감괘가 들어선다.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주 전체(건)보다 태양(이)이 중요하다고 했다. 불의 essence인 태양에 해당하고 두 양의 중심에 음효가 끼어서 음과 양의 투쟁 활동이 활발한 이가 양의 운동을 활발하게 시키는 남쪽에 들어온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물의 essence인 감이 음의 작용을 주도하는 북쪽에 들어온다. 감에서 이에 이르는 작용을 중계하기 위해서는 번개를 상징하며 양의 소생을 표현하는 진괘가 동쪽에 들어온다. 우주를 대표하는 각 형체의 정해진 위치를 나타내는 복희 팔괘에서는 이가 동쪽에 있었는데 태양을 나타내는 이보다는 더욱 다이내믹한 진이 더욱 다이내믹 해야하는 문왕 팔괘도의 동쪽에 들어온다. 문왕 팔괘에서 서쪽에도 보다 음의 작용이 활발한 괘가 들어와야 하는데 연못이나 바다를 뜻하는 태괘가 들어온다. 그림1-B에서 보듯이 진괘나 태괘는 복희 8괘에서 다이내믹한 4간위의 동쪽에 위치하나 문왕 팔괘에서 동쪽과 서쪽을 차지하게 된다.
문왕 팔괘도의 4간괘(그림 2-B)를 보면 손괘 외에 움직임이 별로 없는 건(하늘), 곤(땅), 간(산)이 들어온다. 4간위는 움직임이 활발한 자리로서 이곳에 움직임이 별로 없는 곤, 간이 위치하면 활발하게 움직이게 된다. 복희 팔괘에서 4간위 중에 서쪽에 있던 간괘인 손과 간은 문왕 8괘 중에 움직임이 활발한 동쪽 간괘에 위치하게 된다. 복희 8괘가 문왕 8괘에서는 움직임이 활발한 상태로 배열하게 된다. 원래 8괘는 전쟁 때 군사를 배치시키는 도형(진법)으로 그대로 응용되는데 복희 8괘도는 평화시의 군사 배치도가 된다면 움직임이 빠른 문왕 8괘도는 전쟁시의 군사 배치도가 된다. 팔괘의 방위와 가운데 방위를 합하여 9궁이라 하는데 일종의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인 바둑은 이 9궁의 게임이다. 자세한 것은 뒤에 설명.
복희 8괘도에서 연관이 있는 괘(음양)들이 짝을 이루어 문왕 8괘도로 배치된다. 건곤은 순음 순양이라 그 움직임이 너무 둔하여 정위에서 간위로 바뀌는 것이 부족하여 상하로 뒤집어 놓았다. 상에 있던 건은 하로 가고, 하에 있던 곤은 상부로 갔다. 나중에 나오지만 64괘 중에 상에 건이 있고 하에 곤이 있는 괘는 그 이름이 부(否), 막혀있다는 뜻이다. 하가 건이고 상이 곤이면 태(泰), 편안하다는 뜻이다. 건과 곤은 위치가 뒤바뀔 때 서로 작용이 교류되어 좋은 것이다.
8괘도도 사상처럼 작용의 8단계로서 순환을 한다. 복희 8괘도 같으면 건에서 곤이 되었다가 건에서 다시 곤이 된다. 복희 8괘도는 주로 공간을 나타내는데 편리하다면 문왕 8괘도는 주로 시간을 나타내는데 편리하다. 감을 겨울로 하고 이를 여름으로 하고 그 단계 단계의 변화를 생각해 보자. 그림 2-(A+B)
감에서 속에 있던 양효가 간에서는 땅의 표면으로 나오려고 하고 있다. 감에서 속 깊은 곳에 간직한 씨가 간에서 발아하기 시작하는 형상을 하고 있다. 감이 겨울에 해당하고 간은 봄과 겨울의 중간에 해당하듯. 간에서는 아직 싹이 땅속에 있지만 봄에 해당하는 진에서는 이미 땅 밖으로 나왔다. 형체는 간에서 싹이 더 많이 자란 것 같지만 맨 위에 있는 양은 힘이 없어 그 싹이 아직 나오지 못한 것으로 표현된다. 진에서의 양은 맨 아래에 위치하여 강한 힘이 있으므로 이미 땅 밖으로 나와서 그 전체 크기의 1/3정도 자란 것으로 표현된다. 그렇게 땅 밖으로 나온 양이 점점 자라서 활발하게 퍼져 나온 것을 손의 형상으로 표현한다. 손은 봄과 여름의 중간으로 나무의 잎과 가지가 큰 줄기(아래 음) 위로 무수하게 퍼져 있는 것을(위의 두 양) 표상하고 있다. 여름에 해당하는 이에 이르러서는 이미 상하가 모두 양으로 변해 있다. 양의 극치를 이루고 있는 상태이다. 속의 미약한 음까지 양으로 변하면 생물체는 그 자리에서 생명을 잃는다. 생명체는 순(100% 음이나 양)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감에서 가운데 양인 씨앗이 발아하기 시작하려면 건(3 양)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이에서 가운데 음을 보존하여 새 생명을 시작하려면 곤(3 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것은 생명 순환의 가장 중요한 단계로서 건(하늘)과 곤(땅)이 주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건과 곤이 이와 감 옆에 자리하게 된다. 이가 변해서 감으로 변하는 중간에는 태가 위치하게 된다. 태는 가을에 해당하는 작용으로서 상부에 위치한 음의 구멍에 양을 잔뜩 모아놓은 상태를 하고 있다. 나무에 달려 있는 열매를 상징한다. 그 열매의 속에는 다음 생을 위한 씨와 영양분(두개의 양)이 들어 있다. 건은 가을과 겨울의 중간으로 지구상의 이치로 말하면 양이 태괘 속에 가득한 상태이고 이 힘이 감의 발아작용을 도와주게 된다.
곤은 이에서 싹튼 음이 가득한 상태로서 이것이 태의 양을 물질로 가두는 작용을 도와주게 된다. 곤이 있는 위치는 서남쪽에 해당하고 초가을에 해당하는 곳으로 생을 다시 시작하는가 마는가가 달려 있는 중요한 위치이고 시간이다. 강한 음작용이 있어야 아주 강한 기세로 활활 타오르는 이괘의 불을 수렴할 수 있다. 금화(金火)교역이 일어나는 시간 혹은 위치라는 이름이 붙여진 단계이다. 수도자에게는 자궁에 해당하는 곳에 양의 씨(단(丹)이라 한다)를 뿌리고 양을 기르다 불길에 싸여 수도자가 죽거나 수도에 실패하는 단계로서 강한 음 작용인 곤의 작용을 준비하지 못하면 위험한 단계이다. 사회 현상으로는 혁명이 일어나는 위치이다. 손에서 활발해진 군중데모가 이 위치에서 극을 이룬다. 강한 반대세력에 의해서 진압 당하던가 새로운 정권이 들어오던가 하는 힘이 발휘되는 시점이다. 이것이 오기 전에 이 단계에서 피비린내 나는 살육이 벌어진다. 초목은 이 단계에서 그해의 생을 끝마치게 된다. 이런 시련에서 살아남은 생물은 좋은 씨를 생산하고 살아나지 못한 것은 도태되게 된다.
곤은 에너지가 물질로 수렴되는 것을 좋은 위치에서 도와주고 건은 물질이 에너지화 하는 것을 도와준다. 에너지화 하는 것이 식물에서는 싹이 트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정선되지 않은 씨를 땅속에 뿌리면 발아율은 저조하다. 씨를 정선하는 것은 곤의 작용이고 배아가 두꺼운 씨껍질을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은 건의 작용이다. 발아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 건곤의 작용이다. 건곤이 위치한 단계는 사느냐 죽느냐 하는 아주 중요한 단계이다. 이런 중요한 이유로 서남쪽에 곤과 서북쪽에 건이 위치하게 된다.
복희 팔괘에서는 마주보는 괘의 효가 정 반대로 바뀌어서 대립관계를 이룬다. 문왕 8괘에서는 감과 이는 효가 정반대로 바뀌어 형체와 작용상 대립관계를 이루고 진과 태는 괘가 거꾸로 뒤집어진 후에 음양이 바뀌어 대립 관계를 이루고 간과 손은 괘의 상하가 바뀌어 대립관계를 이루고 그림(2-B)에서 볼 것 같으면 손과 간은 상하로 작용상 대립관계를 이루고 괘가 거꾸로 뒤집어진 후에 효의 음양이 반대로 바뀌는 두 단계 변화를 거친다. 곤과 건은 상하로 대립관계를 이루고 효가 정반대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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