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김기현 의 역경 (3)
3. 3의 이론
하나에서 시작되었으나 (본래 그) 시작은 없다. 하나가 분석되어 3가지 극에 이르나 근본인 (하나가 거기서) 소진됨이 없다. (一始無始一析三極無盡本-천부경(天符經))
( 1 ) 우주의 기본적인 패턴인 역경은 2와 3의 조합
역경에서 태극은 음양으로 분화되고 음양은 사상으로 분화되고 사상은 팔괘로 분화되고 팔괘는 64괘로 분화되는 것을 독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언뜻 보면 역경은 이진법으로 되어 있는 것 같지만 3진법의 체계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진법은 짝수의 변화이므로 물질의(음) 구조를 설명하는데 사용하기 좋고 3진법은 홀수의 변화이므로 물질의(양) 작용을 설명하는데 편리하게 이용된다. 우주 만물의 물질적 구조와 작용을 시간에 따라서 살펴보면 이진법과 삼진법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역경의 괘는 이진법과 삼진법을 적절히 혼용하고 있다. 괘의 하나 하나를 효라 하는데 3개의 효가 모여서 8개의 괘를 만들고 이 3개의 효가 상하로 합쳐져 64개의 괘를 만든다. 괘를 구성하는 효가 음양을 뜻하고 있지만 괘를 구성하는 방식 자체에도 음양으로 되어 있다. 우주 만물의 구조와 변화를 음양으로 설명하려는 것이 역경인데 그 역경을 구성하는 괘의 구조도 물론 역경의 원리대로 되어 있어야 되는 것이 마땅하다. 한 개의 효는 음, 혹은 양, 2가지의 경우를 나타내지만 이것이 상, 중, 하 3가지의 위치를 가지고 있고 이것이 다시 상괘와 하괘를 이루고 있다.(도해)
우리는 숫자가 흔히 10개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1, 2, 3이 기본적인 수이고 그 나머지 숫자는 1, 2, 3, 3개의 숫자를 더하거나 곱한 것에 불과하다. 4는 2×2이고 5는 2+3이고 6은 2×3이고 7은 (2×2)+3이고 8은 2×2×2이고 9는 3×3이고 10은 (2×2)+(3×2)이다. 어느 수이건 2나 3을 더하거나 곱해서 만들 수 있으나 모든 수는 3과 2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주역은 3진법과 이진법으로 되어 있다.
3차원 공간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x, y, z 좌표로 나타낼 수 있다. x는 -x와 +x로 되어 있고 y는 -y와 +y로 되어 있고 z는 -z와 +z로 되어 있어 괘의 각 효에 음과 양 두 가지 대립되는 경우가 있는 것과 같다. 도표로 그리면 다음과 같다.
64개 효가 상하 두 괘로 되어 있는 것은 역경이 3차원 공간에 있어 그 존재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음)과 다른 차원에 있어 그 존재를 감지할 수 없는 것(양)의 두 변화 패턴을 나타내야 하기 때문에 2개의 괘로써 짝을 이루게 하고 있다. 태극도가 음과 양, 단지 2가지의 심벌로 이루어져 있어서 3을 표현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에는 3태극도가 있다. 도해1
( 2 ) 삼태극
빨강 색은 양의 심벌로서 하늘, 우주를 표현하고 파랑은 음의 심벌로서 땅을 표현하고 노란색은 음양의 중간 기운의 심벌로서 사람, 나를 표현하고 있다. 역경 괘의 상효가 하늘 중효가 인간, 나를, 하효가 땅을 나타내는 것과 같다. 한 효의 음양은 각기 해당하는 사물의 성질을 나타내지만 그 효가 이루는 괘는 전체 우주의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3 태극도에서는 음양만 있는 태극도에 '나'를 더 추가한 것이다.
불교에 '일체 유심조(一切 唯心造)'라는 말이 있다. 우주 만물은 모두 나의 마음이 만들었다는 말이다. 우주의 만물은 내가 존재할 때 우주도 존재하는 것이고 내가 없을 때 우주는 없어진다. 내가 없는 우주는 아무 가치가 없다. 남이 바라보는 우주는 존재하지 않는 나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 우주 만물의 인식은 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태극도에 나를 추가한 것이 삼태극도이다.
현대과학에서는 이것을 입증하는 이론이 많다. 예를 들자면 우주전체가 마음이 만들고 해석하는 홀로그램의 영상이라는 이론이 있으며, 양자 물리학에서 관찰자의 마음이 소립자의 현상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관찰자가 어떤 소립자의 현상을 보려 하면 그 결과는 관찰자가 보지 않을 때와 달라진다. 소립자는 관찰 받느냐 아니냐에 따라 반응을 틀리게 나타낸다. 즉 우주 만물의 인식에 내가 얼마나 중요한지 물리적 현상으로 증명이 된다.
( 3 ) 3으로 이루어진 우주
원자에서 전자도 돌고 원자핵도 돌고, 지구도 자전하며 공전하고 은하계도 공전한다. 모두 원운동을 하고 있는데 원은 360°로 되어 있다. 인간이 만드는 구조물들은 거의가 180°,90°,45°를 이르고 있어 3의 배수이다. 1년은 12개월이고 1월은 약 30일이고 1일은 24시이고 1시는 60분이며 1분은 60초이다. 모두 3의 배수이다.
3은 양수로서 형체(음)와 작용(양) 중에 작용을 잘 표현할 수 있다. 작용이 계속되려면 발동(양), 환원(음)의 대립되는 두 과정이 있어야 하고 서로 방향이 다른 이 두 과정을 전환시키기 위한 중화(음과 양의 중간)로 한 마디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우주의 모든 작용(운동)은 3으로 대표되는 3의 배수로써 표현된다. 우주의 운동은 에너지와 형체간의 상호전화의 반복이며 이것이 파동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를 상징하는 수의 세계에서는 양수와 음수의 반복으로 자연수가 배열된다. 이를 역경에서는 한번 음이고 한번 양인 것이 반복되어 지그재그로 가는 것을 일컬어 도라고 하였다. (一陰一陽之 爲道)
동양에서 3은 인간의 숫자이다. 1은 하늘의 숫자이고 2는 땅의 숫자이고 3은 하늘과 땅의 기운이 만나서 만드는 인간의 숫자이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만나서 만드는 것은 인간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것이다. 3은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그래서 그것들의 구조와 생리는 3가지의 마디가 있다. 그것이 생물일 때는 그 마디가 뚜렷하다.
사람이나, 짐승 또는 곤충은 머리, 몸통, 다리 3부분으로 되어 있다. 머리는 두개부(cranium), 상악(maxilla), 하악(mandible)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고 몸통은 흉부(thorax), 복부(abdoman), 골반(pelvis) 3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척추는 크게 경추(cervical vertebrae), 흉추(thoracic vertebrae), 요추(lumbar vertebrae)로 나뉘어 있다. 팔은 주관절과 완관절에 의해서 상완, 전완, 손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다리는 슬 관절과 족관절에 의해 대퇴와 경골부, 발로 나뉘어 있다. (도해)
인체를 세로로(상에서 하로) 나누었을 때 3부분으로 나누어지는 것이고 가로로(좌에서 우로) 나누었을 때는 2부분으로 나누어진다. 눈도 2개이고 콧구멍도 2개이고 귀도 2개이다. 입은 하나이나 좌우대칭으로 되어 있으니 2개라고 할 수 있고 목구멍의 생김새를 보면 목젖이 가운데 있어서 2개였던 흔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팔도 2개이고 다리도 2개이고 몸통도 대칭으로 되었으니 2개라고 할 수 있다. 우주의 만물은 횡으로 2와 종으로 3의 구조와 작용을 가지고 있고 주역의 괘상이 우주만물의 이치를 설명하는데 얼마나 적합하게 되어 있는지를 유추해 볼 수 있다.
( 4 ) 연금술의 음양과 3
1625년 프랑크푸르트에서 발행된 '연금술 박물관(Museum Hermeticum)'이란 책에 아래와 같은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은 연금술사들의 우주관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그림은 좌우로는 음을 나타내는 밤과 양을 나타내는 낮으로 나뉘어졌다. 상하로는 하늘, 인간계, 땅으로 나뉘어 졌다. 땅위의 인간계 양(陽)측 한가운데는 남자가 해를 들고 있고 음(陰)측 한가운데는 여자가 달을 들고 있다. 사나운 사자(양)는 남자와 해를, 온순한 사슴(음)은 여자와 달을 들고 있다. 여자와 남자 사이에는 연금술사가 몸이 두개이고 머리가 하나인 사자를 밟고 서있는데 몸이 음양으로 나뉘어 있어 음양이 조화된 인간을 상징하고 있다. 남자, 여자, 연금술사는 인간계의 3을 의미하고 있다.
동양의 도사들은 복약(丹藥)과 호흡, 명상을 통해서 음양의 편차를 교정하고자 했다. 이 그림을 보면 음과 양을 반반씩 가지고 있는 연금술사도 음양의 조화를 꾀했음이 틀림없다. 연금술사나 도사가 음양의 조화를 이루면 신과 같이 전지전능(全知全能)해진다. 전지전능한 것은 신이며 하늘 가운데 음양이 조화된 자리에 위치하게 된다. 하늘의 가운데는 헤브루 문자로 신이라고 써있고 음과 양, 양쪽에 신처럼 빛나는 상징물이 있는데 이 셋이 삼위일체를 상징하고 있다고 한다. 그 주위에는 천사들이 빛을 발하고 있는데 그들도 음양이 갈려져 음양의 편차가 크지는 않지만 편차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천사-양, 악마-음
인간의 주위에는 식물, 동물, 광물들이 있다. 연금술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들에 쓰여 있는 기호는 연금술에 많이 쓰는 광물을 나타내는 기호이다. 연금술사 발 주위에는 땅의 음양의 상징인 물과 불이 있다. 물과 불 옆에는 사상의 상징인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이 있다. 지, 수는 음측에; 화, 풍은 양측에 있어 음양의 분화 법칙에 잘 들어맞아 삼각형으로 표시해봤다.
연금술사의 머리 위 신계(神界)와의 중간에는 연금술의 원리를 동심원으로 나타내고 있다. 가장 중심에는 5개의 삼각형이 있다. 음과 양, 음양의 조화를 나타내는 큰 삼각형이 가운데 있고 좌우에는 불안하고 동적이라 양을 나타내는 역삼각형과 안정되고 정적이라 음을 나타내는 정삼각형이 있고 중간에는 두 삼각형이 포개진 도형이 있어 음양이 조화된 금(도교의 단(丹))을 상징하고 있다.
이 그림은 역경의 우주관을 너무나 잘 묘사하고 있다. 이 그림으로 미루어 볼 때 역경을 이론으로 불로불사 약을 만들던 동양의 도사들과 금을 만들던 서양의 연금술사들이 같은 수행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과학의 어머니가 연금술이고 연금술의 어머니가 역경일 수도 있다.
( 5 ) 화학구조의 3
생명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인 유기 물질들은 육각형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성호르몬, 부신피질 호르몬 등이 육각형의 구조를 가지고 있고 고생대 동물의 화석인 석유에 주된 성분인 벤젠, 톨루엔 등이 육각형 구조를 가지고 있어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플라스틱, 섬유, 약품 등 석유 화학제품이 육각형 구조를 가지고 있다.
생명체를 이루고 있는 각 원소들의 양을 측정해 보면 탄소, 수소, 산소, 질소가 대부분이다. 세포를 이루고 있는 성분들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이들 원소들로 대부분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생명체의 생리는 탄소들의 분해(에너지의 생성)와 탄소들의 결합(세포의 형성)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탄소가 생명체에서는 중요하다. 탄소가 탄소끼리 결합할 때 6개의 탄소가 그룹을 이루어서 결합하고 있는 형태가 육각형의 구조이다.
생명체에서 원소로 중요한 것은 탄소지만 분자로서 중요한 것은 물이다. 물에는 육각수라는 물이 있다. 신선하고 적당한 온도를 가지고 있어 맛이 있는 물은 물분자 3개가 이루는 육각형 구조를 가지고 있다. 건강한 생명체에 존재하는 체액 속의 물은 육각수의 형태를 하고 있다.(도해) 인체는 육각수의 물이 필요해서 육각수의 물맛이 좋은 것이고 육각수를 많이 마시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생명을 이루고 있는 물질들의 구조는 3이나 3의 배수로 이루어진 것이 바람직하다는 증거가 된다.
이런 세부구조가 밖으로 발현되어 육각형 구조를 가지고 있는 물질들이 많다. 벌집, 거북이 등 껍질 무늬, 수정 결정, 눈의 결정 등이 있다. 동서의 여러 종교에서는 우주와 신을 표현하는 육각형 도형을 자주 사용한다. 절의 대웅전 문살이나 석가래에 그려진 단청이 육각형이고 기독교 성소 휘장에 그려진 문양이 육각형이고, 유태교의 상징인 데이비드의 별이 육각형이고, 초나라 무덤에서 발견된 비단옷의 문양이 육각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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