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단학

日月之書 18) 하동인의 용호결 풀이 (5)

검은바람현풍 2012. 1. 24. 12:34

 

周 天 火 候 주 천 화 후

 

(火有內外遲速 初則氣血俱虛 故閉氣未久 火候易發臍腹之間 久而不散 則必有溫溫之氣 出於其間 當此之時 血氣漸實 火氣亦遲 又有文武進退之法 不可不審也)

(화유내외지속 초즉기혈구허 고폐기미구 화후이발제복지간 구이불산 즉필유온온지기 출어기간 당차지시 혈기점실 화기역지 우유문무진퇴지법 불가불심야)

주천화후 : 화의 상황에는 안팎이 있고 느리고 빠름이 있다. 처음에는 기와 혈이 모두 허하고, 폐기한 지가 오래 되지 않아서 화후가 일어나기 쉽다.

배꼽과 아랫배 사이에 기가 한동안 오래 흩어지지 아니하면 반드시 따뜻함이 있다. 따뜻한 기가 그 사이에서 나온다.

이때를 맞이하면 혈기가 점차 실해지고 화기도 역시 늦어진다. 또 문무진퇴의 법이 있으니 상세하게 몸소 살펴 참작하여 수련하지 않을 수 없다.

☞ 한방울의 글

㉮ 나무나 연탄에 불을 지필 때, 불붙는 과정을 살펴보면 위 글의 이해가 빠를 듯합니다. 물건에 따라 나름대로의 인화점이 달라 불쏘시개만 확 타고 불을 붙이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체력이 약한 사람에는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납니다. 불쏘시개에 불을 붙이는 과정이 세세 미미하게 호흡하여 단전에 기를 모으는 과정이라면 기가 자라나는 과정은 불이 붙어 잘 타는 과정입니다. 타는 불에도 강하게 잘 탈 때와 그렇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빨리 타면 오래 가지를 못합니다. 이 불을 쓸 만하게 계속 탈 수 있게 하는 과정이 태식과정이며, 조식법 제5과에서 그 행로를 설명하였습니다.

㉯ 화후는 단학용어로 기후와 어금버금한 말이며 조식에서 생긴 열기와 움직임을 나타냅니다.

㉰ 화후가 일어나면 이를 다스리는 법에 문무진퇴란 법이 있습니다. 문과 무는 서로 맞먹는 대립된 힘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문은 부드러움을 무는 강함을 뜻하며, 또 문은 신(神)을 쓰지도 뜻을 가하지도 아니하고 자연의 법에 따름을 말하고, 무는 신을 쓰고 뜻을 가하여 자기 생각을 따르도록 함을 나타냅니다. 때와 자리 따라 이 두 법을 알맞게 사용하여 나아가고 물러남을 문무진퇴라고 합니다.

㉱ 아래의 원문은 큰 글자 주문(主文)과 작은 글자 주해문(註解文)을 따로 따로, 주문을 읽은 다음 주해 문을 읽는 편이 이해가 빠를 듯합니다.

 

周天火候者不過曰熟氣遍身也 神氣相注於臍腹之間 當此時 若能加意吹噓

주천화후자불과왈숙기편신야 신기상주어제복지간 당차시 약능가의취허

(此時有文武火後 斤兩法度 又有進退之法 最不可不審 若於身心靜定之後 進火如法 則膀胱如火熱 兩腎如湯煎 而自腰以下 淸爽異常 若不能輕進火候 則遍身火熱 反有火傷於身)

(차시유문무화후 근양법도 우유진퇴지법 최불가불심 약어신심정정지후 진화여법 즉방광여화열 양신여탕전 이자요이하 청상이상 약불능경진화후 즉편신화열 반유화상어신)

주천화후라 함은 열기가 온 몸을 돌아 퍼짐을 말하는데 불과하다. 신기가 서로 배꼽과 아랫배 사이에 함께 엉켜 살고 있을 때, 기회를 용하게 잡아 뜻을 가하여 훅 흩지어지게 하면 이 때에 강약의 화후와 경중의 법도가 있으며, 또 진퇴의 법이 있으니 잘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몸과 마음이 고요하고 안정된 후에 화기의 추진을 법대로 하면 방광이 불같이 뜨거워지는 동시에 양 신장이 탕(湯)같이 끓으며 허리 아래는 시원하고 상쾌하여 여느 때와는 다르다. 만약 가볍게 화후를 푸허 하지 아니하면 온 몸에 화열이 확 나돌게 되어 도리어 크게 몸이 상하게 된다.

 

則溫溫之氣 從微至著 自下達上 熱氣所至漸漸開豁上達 如花之漸開 所謂華池生蓮花也 (神水華池云者 致虛極守靜篤之時也 此最緊要處也) 保守稍久 熱漸生盛

즉온온지기 종미지저 자하달상 열기소지점점개활상달 여화지점개 소위화지생연화야 (신수화지운자 치허극수정독지시야 차최긴요처야) 보수초구 열점생성

따끈따끈한 기가 미미한 상태에서 뚜렷하게 변하여 위로 올라가서 열기가 닿는 데는 점차 열리고 벌어지면서 위로 올라간다.

마치 꽃봉오리가 점차 피어 벌어짐과 같으니, 이른바 < 화지에서 연꽃이 핀다 >는 것이다.

( 신수화지라 함은 허의 극치에 이르러 정숙하고 돈독함을 간직하고 있는 시점을 지킴을 말하는 것이다. 바로 이 일이 가장 긴하고 중요한 때와 자리이다 )

이 경지를 잘 간직하여 좀 지속하고 있으면, 열이 점차 성하게 일어나서,

 

(此所謂花開漸苞露漸濃 此時逆水上 甘津在口爲醴泉 所謂玉漿金液也)

(차소위화개점포노점농 차시역수상 감진재구위예천 소위옥장금액야)

腹中大開 如同無物 須臾 熱氣卽遍身 此所謂周天火候也

복중대개 여동무물 수유 열기즉편신 차소위주천화후야

( 이것이 이른바 꽃봉오리가 바야흐로 피어 감로가 점차 진하게 나타나는 경지이며, 이때에 역류하는 물이 올라 달콤한 침이 입에 고여 예천이 되니 이른바 옥장금액이다 )

배속이 크게 열려 텅 빈 것같이 되어, 삽시간에 열기가 바로 온몸으로 퍼지는 데 이것을 주천화후라고 이른다.

 

苟能運火如法 則不至於不可忍耐

구능운화여법 즉부지어불가인내

운화를 법대로 능히 하면 인내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지는 아니한다.

☞ 한방울의 글

㉮ 수련자를 위하여, 폐기·태식을 바탕으로 하여 이룬 기에 따른 열기·화의 처리 방법의 심법을 가르쳐 주신 글입니다. 매우 중요한 부문이라 주문이나 주해문을 한 번 읽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경지입니다. 건성으로 지나기 쉬운 구절 입니다.

㉯ 법대로 하라는 그 법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되는 대목입니다. 이글을 깨달을 수 있도록 조식법에서 시종일관하여 강조해온 바가 있었습니다. 이 장에도 두 군데나 그렇게 된 뒤에 행동에 옮기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태식을·조식을 고도로 할 수 있게 되면 무호흡에 가까운 상태에 들어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신기가 요지부동의 상태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때 비로소 간직된 기의 덩어리에서 나오는 화기를 몸으로 돌게 하는 일을 주천이라 하고 그 때의 화기 상황을 화후라고 알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 취허(吹噓)는 이두(吏讀)식으로 푸허라고도 읽습니다. 푸하듯이 가볍게 뜻을 짧게 가하여야 함을 나타내는 글입니다.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신을 가하기에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 이 장에서도 함부로 덤벼서는 아니 됨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 중에는 이와 같은 종류의 책을 많이 읽어 본 분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러 책과는 달리 이 <용호결>에는 임맥과 독맥을 지나가게 하는 구절로써 폐기편에 혈맥을 두루 흐르게 하여 즉 단재를 이룬 후에 그렇게 하라고 한 구절 뿐 임을 함부로 보아 넘겨서는 아니 됨을 거듭 강조하면서 아울러 그 점이 세상에 나도는 책과 바로 다른 점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 이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고 체온이 남달리 올라간 상태에서 태연하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체온이지만 체온의 질이 다를 뿐입니다. 그래서 때로 화끈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곧 원 상태로 쉽게 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 주천화후에 이르는 순간을 햇볕이 계속 내려쬐는 수반(水盤)의 수증기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바람이 있으면 수증기가 보이지 아니합니다. 바람 없이 햇볕만 쪼이고 있을 때 한 점의 산들바람이 불면 수증기가 크게 퍼집니다. 이런 상황을 고도의 태식하는 가운데서 포착하는 것이 정독의 시점입니다. 신행기행의 원칙 따라 푸허 하는 것이며 그것도 열기가 오그라드는 마지막 찰나를 포착하여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 책에 따라 < 신수화지 >의 신수가 없는 것도 있습니다.

 

臍腹之下一寸三分 卽所謂下丹田 與上丹田 (泥丸宮) 相應如響 所謂玉爐 (丹田異名) 火溫溫 頂上 (泥丸) 飛紫霞也 上下灌注 如環無端 苟能使此火 溫養不失 (一日之間 子午卯酉 必須進火使溫溫之氣 無一息不進火 常使晝夜 如一日至十月 然後胎可成也)

제복지하일촌삼분 즉소위하단전 여상단전 (이환궁) 상응여향 소위옥로 (단전이명) 화온온 정상 (이환) 비자하야 상하관주 여환무단 구능사차화 온양불실 (일일지간 자오묘유 필수진화사온온지기 무일식불진화 상사주야 여일일지십월 연후태가성야)

배꼽 아래 한치 세푼이 바로 하단전이며 상단전인 이환궁과 더불어 서로 응하여 공명하면 이른바 옥로라고 하는데 불이 따뜻하여 정상인 이환을 따뜻하게 하면, 붉은 노을인 자하가 이환에서 나르게 된다. 위아래로 쏟아져 상하가 고리같이 둥글게 되어 끝없이 될 터이다. 성심껏 옥로불을 더욱 따뜻하게 길러서 계속 잃지 아니하면 하룻동안 자·오·묘·유시에, 즉 밤낮 열두 시와 여섯 시에는, 꼭 진화하여 온온지기로 하여금 잠시도 쉼도 없게 하여 언제나 밤낮이 한결 같게 하면 열 달 뒤에 태가 가히 이루어지리라.

 

淸明之氣上 結於泥丸宮 仙家所謂玄珠 佛家所謂舍利 有必然之理 至於成道與否 在人誠如何耳

청명지기상 결어이환궁 선가소위현주 불가소위사리 유필연지리 지어성도여부 재인성여하이

청명한기가 올라 이환궁에서 결정하게 된다. 이 결정체를 선가에서는 현주, 불가에서는 사리라고 한다. 그렇게 되는 이치가 반드시 있는 것이니 도가 이루어지는 여부는 수도하는 사람의 정성에 달린 것이다.

 

但早達爲貴 抑又聞之 所謂以火煉藥 以丹成道 不過以神御氣 以氣留形 不須相離 術則易知 道難遇 縱然遇了 不專行 所以 千人萬人 學 畢竟 終無一二成 故 凡學者 以誠爲貴

단조달위귀 억우문지 소위이화연약 이단성도 불과이신어기 이기유형 불수상이 술즉이지 도난우 종연우료 부전행 소이 천인만인 학 필경 종무일이성 고 범학자 이성위귀

다만 일찍 달성함을 귀하게 여긴다. 또 듣기에 불로써 약을 고으고, 단으로 도를 이룸은 신으로 기를 거느려 기를 형체에 머물게 하여 잠시도 서로 떨어지지 아니 함에 지나지 않는다.

술은 알기 쉬우나, 도의 어려움을 만나 어지럽게 끝나니 전심전력으로 행하지 아니하여 여럿이 배우기는 하나 필경은 한 둘의 이름도 없이 끝난다. 그래서 배우는 이의 성의를 귀하게 한다.

☞ 한방울의 글

㉮ 하단전과 상단전이 서로 공명하여 정수리에 자하가 나르게 되면, 이른바 도통의 문에 접어든 것입니다. 그래서 독맥을 통하면 도통하게 된다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하단전의 기로 상단전을 따뜻하게 하여 옥로를 이루게 하면 이른바 삼화(三火)가 뜨는 단계에 듭니다.

㉯ 이 주천화후 장에서 일어나는 몸의 별별 증상을 그럴듯하게 소설화한 책이 많습니다. 이런데 현혹되지 마십시오.

위 원문 끝에서 3째 줄 끝 “술죽이지” 바로 앞에 이하결문(以下缺文)이라는 네 글자가 더 있는 책이 많이 전해 옵니다. 이것은 마치 유교의 경전인 대학(大學)에서 격물치지(格物致知) 란에 글의 빠짐이 있는 이유와 비슷합니다.

이는 이단성도(以丹成道)를 설명할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인 듯합니다. 단으로 도를 이루는 과정은 청명지기가 이환궁에서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것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굳이 쓴다면 “ 자네가 그 자리에 스스로 가서 알아보게나 ” 하시는 글 외에는 없는 듯합니다.

 

又詩曰 正氣常盈腔裏 何妨燕處超然 達摩 得胎息法 故 能面壁觀心

우시왈 정기상영강리 하방연처초연 달마 득태식법 고 능면벽관심

또 시에 < 정기가 항상 몸속에 가득하니, 편안한 곳에서 한가로이 지내는데 걸릴 것이 무엇인가. 달마대사가 태식법을 얻었기 때문에 능히 벽을 면하여 마음을 보았는데 > 하였다.

 

黃庭經 曰 人皆飽食五穀精 我獨飽此陰陽氣 以此二詩 觀之則辟穀 專由胎息 苟能辟穀 獨飽此陰陽氣則地戶閉 天門 開 豈不可平路登仙乎

황정경 왈 인개포식오곡정 아독포차음양기 이차이시 관지즉벽곡 전유태식 구능벽곡 독포차음양기즉지호폐 천문 개 기불가평로등선호

황정경에 “사람들은 모두 오곡의 정으로 배를 불리나 나는 홀로 이 음양의 기로 배 불리네” 하였으니 이 두 시로 보면, 벽곡은 전적으로 태식에 의한 것이니 진실로 능히 벽곡을 하고 홀로 음양의 기로 배불리면 땅의 문은 닫히고, 하늘 문이 열리리라. 어찌 평탄한 길로 신선에 오르지 못하랴.

 

右三條 雖各立名 非今日 行一條 明日 又行一條 其工夫 專在於閉氣中 但工夫 有淺深 等級 有高下 雖變化飛昇之術 皆不外此三者 唯其誠耳

우삼조 수각입명 비금일 행일조 명일 우행일조 기공부 전재어폐기중 단공부 유천심 등급 유고하 수변화비승지술 개불외차삼자 유기성이

위의 세 조목은 비록 각각 이름을 붙이기는 하였으나, 오늘에 한 조목, 내일 또 한 조목 행하는 것이 아니고, 행하는 공부는 오로지 폐기하는 중에 있어야 함을 명심하라.

다만 공부에는 얕고 깊음이 있고, 등급의 높고 낮음이 있어, 변화하고 날아오르는 술이라 할지라도 모두 이 셋에서 벗어남이 없으니 다만 정성에 달려 있을 뿐이라.

 

 

 

 

이 글을 쓰신 님께

 

저는 96년도부터 수도생활을 해본다고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몇 년 전 정신없이 이것저것 자료를 구해 보던 중 인터넷을 통하여 님께서 쓰신 글을 보고 소중하게 간직하여 오다가 저의 브로그를 정리하며 귀한 자료라 사료되어 이곳에 올려놓았습니다. 수시로 탐독하며 공부해 나가는데 마음을 다스르며, 차후에라도 인연이 있는 분들이 게시면 수행에 참고하실 수 있게 하고 싶은 욕심에서입니다. 귀중한 글을 담아오며 아무런 양해의 말씀도 드리지 못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곳을 통하여 사죄의 말씀을 드리오며 이곳에 이 글을 올려둘 수 있도록 선처하여 주시기를 간청 올립니다. 만약 저작권 관계로 불허하신다면 글을 남겨주십시오.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재삼 너그러우신 아량으로 용서하여 주시기를 간청 올림니다. 현풍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