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月之書 20) 栗谷 의 人心 道心 圖說

 

人心 道心 圖說

栗谷 李珥

 

 

 

臣按ㅣ 天理之賦於人者를 謂之性이요 合性與氣而爲主宰於一身者를 謂之心이요 心應事物而發於外者를 謂之情이니, 性은 是心之體요 情은 是心之用이며 心은 是未發已發之總名이라, 故로 曰心統性情이라. 性之目이 有五하니 曰仁義禮智信이요, 情之目이 有七하니 曰喜怒哀樂愛惡欲이라. 情之發也는 有爲道義而發者하니 如欲孝其親과 欲忠其君과 見孺子入井而惻隱과 見非義而羞惡와 過宗廟而恭敬之類ㅣ 是也니 此則謂之道心이요, 有爲口體而發者하니 如飢欲食 寒欲衣 勞欲休 精盛思室之類ㅣ 是也니 此則謂之人心이라.

신이 살펴보건대, 하늘의 이치가 사람에게 부여된 것을 性성품이라 이르고, 성품(性)과 기운(氣)을 통합해서 한 몸을 주재하는 것을 心마음이라 이르고, 마음이 사물에 응접해서 바깥에 발현된 것을 情정이라 이르니, 성품性은 곧 마음의 본체이고 정情은 마음의 작용이며, 마음心은 바로 발현되지 않은 것과 이미 발현된 것의 총체적인 명칭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이 성품과 정을 통괄한다(心統性情)'고 말한 것입니다.

성품(性)의 세부적인 항목에는 다섯 가지가 있으니,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이고, 정(情)의 세부적인 항목에는 일곱 가지가 있으니, 희(喜)·노(怒)·애(哀)·락(樂)·애(愛)·오(惡)·욕(欲)입니다.

정(情)의 발현됨에는 또한 도의(道義)를 위해서 발현되는 것이 있으니, 자기의 어버이에게 효도하고 싶어 함과, 자기 임금에게 충성하고 싶어 함과, 어린아이가 샘물에 빠지는 것을 보면 측은해 함과, 옳지 않은 것을 보면 부끄러워하고 미워함과, 종묘를 지나면 공경하는 마음을 갖는 것과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하며, 이것을 곧 도의 마음(道心)이라 이릅니다. 또 이목구비와 몸을 위해서 발현되는 것이 있으니, 배고프면 먹으려고 함과, 추우면 입으려고 함과, 정력이 성하면 남녀관계를 생각함과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하며, 이것을 곧 사람의 마음(人心)이라고 이르는 것입니다.

理氣는 渾融하여 元不相離라. 心動爲情也엔 發之者는 氣也요 所以發者는 理也니, 非氣則不能發이요 非理則無所發이라 安有理發氣發之殊乎리오? 但道心은 雖不離乎氣나 而其發也ㅣ 爲道義라 故로 屬之性命하고, 人心이 雖亦本乎理나 而其發也ㅣ 爲口體라 故로 屬之形氣니, 方寸之中엔 初無二心이로되 只於發處에 有此二端이라. 故로 發道心者는 氣也나 而非性命이면 則道心이 不生이요, 原人心者는 理也나 非形氣면 則人心이 不生이니, 此所以或原或生하야 公私之異者也니이다.

이치(理)와 기운(氣)은 서로 섞이고 융합되어 있어서 원래 서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마음(心)이 움직여서 정(情)이 될 때에 발현시키는 것은 기운(氣)이고 발현되는 원인은 이치(理)이니, 기운(氣)이 아니면 발현될 수 없고, 이치(理)가 아니면 발현될 원인이 없는 것입니다. 어찌 이치(理)가 발현되고 기운(氣)이 발현됨의 차이가 있겠습니까?

단지 도의 마음(道心)은 비록 기운(氣)에서 떠나지 못하나, 그것의 발현됨은 도의(道義)를 위해서 발현된 것이기 때문에 성性과 명命에 소속시킨 것이고, 사람의 마음(人心)은 비록 또한 이치에 근본을 했지만, 그것의 발현됨은 이목구비와 몸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형체와 기운(形氣)에 소속시킨 것일 뿐이니, 사방 한 치 되는 심장 속에는 처음부터 두 개의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단지 발하는 곳에 이 두 가지의 단서가 있기 때문에, 도의 마음(道心)을 발현시키는 것은 기운(氣)이지만 성품과 목숨(性命)이 아니면 도의 마음(道心)이 나올 수 없고, 사람의 마음(人心)의 근원은 이치(理)이지만, 형체와 기운(形氣)이 아니면 사람의 마음이 나오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 이것이 혹 근원하고 혹 생겨나서 공(公)과 사(私)의 다름이 있게 되는 이유입니다.

道心은 純是天理라 故로 有善而無惡하고, 人心은 也有天理也有人欲이라 故로 有善有惡하니, 如當食而食과 當衣而衣는 聖賢所不免이니 此則天理也요, 因食色之念하야 而流而爲惡者는 此則人欲也니, 道心은 只可守之而已로되 人心은 易流於人欲이라, 故로 雖善이나 亦危라. 治心者ㅣ 於一念之發에 知其爲道心이면 則擴而充之하고 知其爲人心이면 則精而察之하야, 必以道心節制하야 而人心이 常聽命於道心이면 則人心이 亦爲道心이니 何理之不存이며 何欲之不遏乎리잇고?

도의 마음(道心)은 순수한 하늘의 이치이기 때문에 착함은 있지만 악함은 없고, 사람의 마음(人心)은 착함도 있고 악함도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마땅히 먹어야 할 때에 먹음과, 마땅히 입어야 할 때 입음과 같은 것은 성현도 면치 못하는 것이니, 이것은 하늘의 이치이고, 음식과 여색의 생각으로 인해 흘러가서 악함을 행함은 이는 사람의 욕심(人欲)입니다. 그러므로 도의 마음(道心)은 단지 지키면 되는 것이지만, 사람의 마음(人心)은 사람의 욕심으로 흐르기 쉽기 때문에, 비록 착하다 하더라도 또한 위태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다스리는 사람이 하나의 생각이 발현될 때에, 그것이 도의 마음(道心)임을 알면 그것을 확충시키고, 그것이 사람의 마음(人心)임을 알면 정밀하게 살펴서, 반드시 도의 마음(道心)으로 절제해서, 사람의 마음(人心)이 항상 도의 마음(道心)의 명령을 듣도록 하면, 사람의 마음(人心)이 또한 도의 마음(道心)이 될 것이니, 어떤 이치를 보존치 못할 것이며 어떤 욕심인들 막지 못하겠습니까?

眞西山이 論天理人欲極分曉하니 於學者工夫에 甚有益이나, 但以人心으로 專歸之人欲하야 一意 克治하니 則有未盡者라. 朱子ㅣ 旣曰雖上智나 不能無人心이라하시니 則聖人도 亦有人心矣라. 豈可盡謂之人欲乎잇가? 以此觀之則七情은 卽人心道心善惡之總名也나 孟子ㅣ 就七情中하야 剔出善一邊하야 目之以四端이니, 四端은 卽道心及人心之善者也라. 四端에 不言信者는 程子ㅣ 曰 旣有誠心爲四端이면 則信在其中矣라하시니, 蓋五性之信은 如五行之土하야 無定位無專氣하고 而寄旺於四時니이다.

서산진씨가 하늘의 이치와 사람의 욕심을 지극히 분명하게 논설했으니, 배우는 사람의 공부에는 매우 유익한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人心)을 전적으로 사람의 욕심(人欲)으로만 돌려서 하나같이 이기고 다스리는 데에만 뜻을 두었을 뿐이니, 여기에 미진한 점이 있는 것입니다. 주자(朱子)께서 이미 말씀하시기를 '비록 최상의 지혜라도 사람의 욕심이 없을 수 없다'고 하셨으니, 이는 성인도 또한 사람의 마음(人心)이 있음입니다. 어찌 모두를 다 사람의 욕심(人欲)이라고 이를 수 있겠습니까?

이것으로 본다면 일곱 개의 정(七情)은 곧 사람의 마음(人心)과 도의 마음(道心)의 착하고 악함을 총체적으로 이름 한 것입니다. 그러나 맹자께서 일곱 개의 정(七情) 가운데에서 착한 한 면만을 빼어내어 사단(四端)으로 지목하신 것이니, 사단(四端)은 곧 도의 마음(道心)과 사람의 마음 중의 착한 마음입니다. 사단(四端)에 신(信)을 말하지 않은 것은, 정자(程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미 성심(誠心)이 있어 사단(四端)이 되었다면 신(信)이 그 속에 있다'고 하셨으니, 아마도 다섯 성품 중에 신(信)은 오행(五行)의 토(土)와 같아서 정해진 방위가 없고, 전적으로 사용하는 기운도 없이 사시(四時)에 붙어서 왕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論者或以四端으로 爲道心하고 七情으로 爲人心하니, 四端은 固可謂之道心矣나 七情을 豈可只謂之人心乎리오? 七情之外에 無他情하니 若偏指人心이면 則是는 擧其半而遺其半矣라. 子思子ㅣ 以七情之未發者로 謂之中하고 已發者로 謂之和하야 論性情之全德而只擧七情하시니, 則寧有偏擧人心之理乎리잇가? 此則較然無可疑者矣라. 性具於心而發爲情하니 性旣本善이면 則情亦宜無不善이어늘 而情或有不善은 何耶오? 理本純善이나 而氣有淸濁이니 氣者는 盛理之器也라. 當其未發하얀 氣未用事故로 中體純善이요 及其發也하야 善惡이 始分이니, 善者는 淸氣之發也요 惡者는 濁氣之發也나 其本則只天理而已라.

논하는 사람들이 혹 사단(四端)으로 도의 마음(道心)을 삼고 칠정(七情)으로 사람의 마음(人心)을 삼으니, 사단(四端)은 참으로 도의 마음(道心)이라고 이를 수 있겠지만, 칠정(七情)을 어찌 단지 사람의 마음(人心)이라고만 할 수 있겠습니까? 칠정(七情) 외에는 다른 정(情)이 없으니, 만약 사람의 마음(人心)만을 치우치게 가리켜 말했다면 이는 그 반절만 들고 그 반절은 빠뜨린 것입니다. 자사(子思) 선생님께서 중용(中庸)에서 칠정의 발현되지 않은 것을 中중이라 이르시고, 이미 발현된 것을 和화라 이르시어(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發而皆中節 謂之和), 성품과 정의 전체의 덕을 논하시면서 단지 칠정(七情)만을 열거하셨으니, 어찌 치우치게 사람의 마음(人心)만을 열거했을 리가 있겠습니까? 칠정 속에 인심 도심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히 의심할 것이 없는 것입니다.

성품(性)은 마음(心)에 갖추어 있고 발현되면 정(情)이 되니, 성품(性)이 이미 본래 착하다면 정(情) 또한 마땅히 착하지 않음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정(情)이 혹 착하지 못함이 있음은 어째서입니까? 이치(理)는 본래 순수하고 착하지만 기운(氣)에 맑고 흐림이 있기 때문이니, 기운(氣)이라는 것은 이치(理)를 담는 그릇입니다. 마음(心)이 발현되지 않았을 때에는 기운(氣)이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가운데에 있는 본체가 순수하고 착하고, 마음(心)이 발현됨에 미치게 되면 착하고 악함이 비로소 나누어지게 되는 것이니, 착한 것은 맑은 기운이 발현된 것이고 악한 것은 흐린 기운이 발현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근본은 단지 하늘의 이치(天理)일 뿐입니다.

情之善者는 乘淸明之氣하야 循天理而直出하야 不失其中하니 可見其爲仁義禮智之端이라 故로 目之以四端이요, 情之不善者는 雖亦本乎理나 而旣爲汚濁之氣所掩하야 失其本體而橫生하고 或過不及하야 本於仁而反害仁하고 本於義而反害義하고 本於禮而反害禮하고 本於智而反害智라 故로 不可謂之四端이라. 周子ㅣ 曰 五性感動而善惡分이라하시고, 程子ㅣ 曰 善惡皆天理라하시고, 朱子ㅣ 曰 因天理而有人欲이라하시니 皆此意也니이다. 今之學者ㅣ 不知善惡이 由氣之淸濁하야 求其說而不得이라. 故로 乃以理發者爲善하고 氣發者爲惡하야 使理氣有相離之失하니, 此是未瑩之論也니이다 臣이 不揆愚僭하고 謹作圖如左하노이다.

정(情) 중에서 착한 것은 맑고 깨끗한 기운(氣)을 타서 하늘의 이치를 따라 바로 나와 그 중(中)을 잃지 않으니, 그것이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단서가 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단(四端)으로 지목한 것이고, 정(情) 중에서 착하지 못한 것은 비록 또한 이치에 근본을 했지만, 이미 더럽고 탁한 기운에 가리고 막힌 바가 되어서, 그 본체를 잃고 비뚜로 나오고, 혹 지나치거나 미치지 못해서, 인(仁)에서 근본을 했지만 도리어 인(仁)을 해치고, 의(義)에서 근본을 했지만 도리어 의(義)를 해치고, 예(禮)에서 근본을 했지만 도리어 예(禮)를 해치고, 지(智)에서 근본을 했지만 도리어 지(智)를 해치게 됩니다. 그러므로 사단(四端)이라고 이를 수 없는 것입니다.

주자(周子)께서 말씀하시기를 “다섯 가지 성품(仁義禮智信)이 느껴 움직임에 착하고 악함이 나누어진다”고 하셨고, 정자(程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착하고 악함은 모두 하늘의 이치이다”라고 하셨고, 주자(朱子)께서는 말씀하시기를 “하늘의 이치로 인해서 사람의 욕심(人欲)이 있는 것이다”라고 하셨으니, 모두 이와 같은 뜻입니다. 요새의 학자들은 착하고 악함이 기운(氣)의 맑고 흐림에 말미암은 것임을 알지 못해서 그 학설을 찾다가 얻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곧 이치(理)의 발현된 것을 착함으로 삼고 기운(氣)의 발현된 것을 악함으로 삼아서, 이치(理)와 기운(氣)이 서로 떨어지게 하는 실수를 했으니, 이것은 밝지 못한 이론입니다. 신이 어리석고 참람(僭濫)됨을 헤아리지 못하고 삼가 왼쪽과 같이 그림을 그려 올립니다.

 

 

 

이 글을 쓰신 님께

 

저는 96년도부터 수도생활을 해본다고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몇 년 전 정신없이 이것저것 자료를 구해 보던 중 인터넷을 통하여 님께서 쓰신 글을 보고 소중하게 간직하여 오다가 저의 브로그를 정리하며 귀한 자료라 사료되어 이곳에 올려놓았습니다. 수시로 탐독하며 공부해 나가는데 마음을 다스르며, 차후에라도 인연이 있는 분들이 게시면 수행에 참고하실 수 있게 하고 싶은 욕심에서입니다. 귀중한 글을 담아오며 아무런 양해의 말씀도 드리지 못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곳을 통하여 사죄의 말씀을 드리오며 이곳에 이 글을 올려둘 수 있도록 선처하여 주시기를 간청 올립니다. 만약 저작권 관계로 불허하신다면 글을 남겨주십시오.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재삼 너그러우신 아량으로 용서하여 주시기를 간청 올림니다. 현풍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