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련자세 >
○ 초습자의 경우에는...
옛날에는 한 가지 자세로 초습자 에게 강요하여 그 사람 됨됨과 인내심을 비교 시험하여 공부시킬 사람을 고르기도 하였다. 전해 내려오는 전통적인 수련자세가 가장 효과적이고, 또 단체로 수련할 때는 한가지로 통일해야 여러모로 지도하는 이나 받는 이가 편리하겠지만 혼자서 자유롭게 공부 하는 데는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호흡 공부를 시작하기 전의 생활습성에 따라 바닥에 앉는 생활에 익숙한 사람은 그 자세로, 의자 생활을 많이 하는 사람은 그 자세로, 자기가 공부하기 좋은 자세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목적은 우선 마음을 안정시켜 자연스럽게 숨 쉬고 있는 그대로를 안 다음부터, 숨의 길이를 고르게 길게 ,부드럽게 하여 몸 안에 순하게 기를 쌓이게 하는 데에 있다. 하지만 어떤 자세를 취하든지 몸의 중심이 단전에 꼭 있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초습자는 20초 이상의 호흡이 될 때까지는, 허리가 아픈 사람은 등을 벽이나 알맞는데에 기대고, 다리에 쉽게 쥐가 나는 사람은 다리를 편안하게 뻗고, 정중선으로 호흡이 내려가도록 만 하면 된다. 이렇게라도 하여 조식호흡과 더불어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공부 방법이다. 이렇게 편한 자세로 공부하여도 시간은 다소 더 걸릴지 모르나 공부 효과는 꼭 있게 된다.
하지만 전통적인 자세는 역시 그만한 값어치가 있기 마련이다. 꾸준히 수련하여 한 호흡이 40초 이상이 되었을 때부터는 꼭 전통적인 자세인 결가부좌의 자세를 하기를 권한다.
이때쯤 되면 어느 누구나 견디어 내는 힘이 몸에 생겨, 이자세를 함으로써 숨이 더욱 고르고 안정되게 된다. 그뿐 아니라, 기의 흐트러짐이 적어져 안정된 상태가 지속된다. 꿇어앉는 자세도 해 볼만 한 좋은 자세로 권장된다.
역도나 씨름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허벅지가 남달리 굵고 배가 나와서 전통적인 자세인 반가부좌나 결가부좌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은 의자 같은 데에 앉는 것이 자연스러운 자세이다. 초기부터 꼭 결가부좌를 해보고 싶으면 양 무릎이 방석에 밀착되어 전후좌우로 몸이 기울지 않게 엉덩이에 알맞는 높이의 보조 방석을 하나 더 사용해 보기 바란다.
다리를 포개어 앉을 때는 알맞는 높이의 방석을 엉덩이에 사용하여 무릎이 뜨지 않게 하는 것이 쉬 오는 피로를 막는 방법이다.
누운 자세로 조식공부를 해보면 비교적 길게 쉽게 조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늑막의 내압이 앉아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쉽게 잠에 빠지는 일이 많다. 그래서 조식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누운 자세로 공부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1분 이상의 호흡을 하게 되면 잠자리에 들어서 이자세로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깊은 잠에 빠지는 것이 공부하는 방법의 하나로 권장되기도 한다. 이때쯤 되면, 잠자는 것 자체가 조식 공부하는 것으로 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보통사람의 수면은 의식 없는 휴식이지만, 1분 전후의 호흡을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수면 자체가 의식 있는 휴식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전통적인 자세
◈ 눈
눈은 감은 듯 뜬 듯 한 상태에서 이른바 반폐반개하여, 코 끝 날을 통하여, 시선을 자연스럽게 연장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 좋다. 눈이 피곤해져서는 안 된다. 감은 듯 뜬 듯 하게 하는 것은 잠 오는 것과 보이는 것이 있어 마음이 흐트러짐을 막기 위함이다.
책에 따라 '시선을 고정시켜라', 코끝이 아니라 '정신적 시각이 자리 잡고 있는 코의 시발점인 눈썹 가운데의 한 점에 정신을 집중시켜라'고 권하는 경우를 본다. 하지만 오랜 동안 수련하여 상당한 경지에 이른 사람들의 충고에 의하면 시선을 코끝에 고정시키면 눈이 쉬 피로해지고 사팔뜨기를 강요당하는 꼴이 되고, 눈썹 가운데의 한 점에 정신을 집중시키면 두통이 쉽게 온다. 이런 방법은 전통적인 호흡수련에는 없는 방법이다.
◈ 코, 입, 이와 혀
코는 배꼽과 수직면 상, 정중선 상에 있게 한다. 초습자는 어금니는 힘주지 아니하고 아래윗니가 가볍게 서로 닿도록 하여 숨결이 코로 자연스럽게 통하도록 하고, 입은 언제나 반드시 다물고 혀끝은 입천장과 위 잇몸 사이에 자연스럽게 밀착시키도록 한다.
◈ 귀, 목, 척추
귀에서 수직선을 내리면 어깨 위에 떨어지도록 한다.
목, 어깨, 허리에 힘을 넣으면 조식하는 데에 지장이 많으니 항상 힘을 쭉 뺀 자연스러운 버릇을 빨리 들여야 한다.
초습자들은 특히 머리, 목, 척추에 힘을 빼고 상체 전체가 자연스럽게 풀어지도록 하여 큰 활과 같이 둥글게 되는 느낌이 들면 공부하기가 편하다. 수직선상에 함께 있는 자세는 초습자에는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 허리
허리의 안정은 어깨에 달려 있다. 어깨의 힘을 쭉 빼지 아니하면 허리가 안정되지 아니하며, 몸 전체가 부자연스럽고 무리가 생기게 된다. 공부가 진척되어 건강이 좋아져서 복압이 생기면 허리가 자연스럽게 꼿꼿하게 된다. 요추는 아랫배가 편안하도록 자연에 맡겨 세우고 엉덩이를 약간 뒤로 내미는 듯 한 자세로 몸 중심을 아랫배에 오도록 한다. 중심이 정확하게 단전에 자리하면 가장 이상적인 자세이다. 좌우 무릎과 볼기의 네 점이 반석과 같이 움직이는 일이 없도록 수련 자세에 들어가기 전에 잘 흔들어, 앉는 방석이 몸에 맞게 함이 좋다.
◈ 손
손에는 여러 가지 자세가 있다. 초습자는 하나를 골라 계속 공부하는 것이 좋다.
▪ 가장 많이 하는 자세는 양 엄지손가락 끝을 가볍게 맞대고, 나머지 네 손가락을 붙인 다음 왼 손 바닥에 오른 손가락 등을 대고, 팔을 자연스럽게 내려 손을 배에 붙이는 자세이다.
▪ 왼 손바닥으로 오른 손을 감싸고, 왼 엄지손가락 끝을 오른 손바닥 가운데 있는 노궁혈에 댄 다음, 오른 엄지와 인지로 왼 엄지를 감싸 쥐기도 한다.
▪ 초습자들 에게 가장 많이 권유되고 있는 손의 자세는 6세기 후반의 백제 석조여래좌상과 같이 깎지 낀 손바닥을 언제나 단전자리에 가볍게 대고 있으면 숨의 드나드는 상황을 쉽게 느낄 수 있어 편리하다.
▪ 어떤 이는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하여 가볍게 쥔 양 주먹을 각각 양 무릎 위에 손등을 위로 또는 아래로 하여 살짝 올려놓기도 한다. 손등을 아래로 하고 쥔 손바닥을 위로 하라고 고집하는 사람도 있다.
◈ 앉은 자세
삼국시대 초기의 옛 불상에는 조식공부 하는 자세 그대로를 조형한 것이 간혹 있으니 눈여겨 봐 둘 만하다. 일반적인 불상은 어깨와 허리가 너무 당당하고 꼿꼿하여 초보자의 자세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도 유념할 일이다.
책상다리 :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 위에 포개고 앉는 앉음새
하반슬 : 다리를 꺾어 두 발을 넓적다리 밑에 넣어 발이 보이지 아니하게 앉는 앉음새
반가부좌 : 한쪽 발을 넓적다리 위에 바싹 얹고, 다른 발은 넓적다리 밑에 넣어 보이지 않게 한 앉음새
결가부좌 : 두 발을 양 넓적다리 위에 바싹 얹고 앉은 앉음새. 이 자세 에는 발을 넓적다리 위에 올려놓는 순서에 따라 불가에서는 이름을 달리 한다. 항마좌는 먼저 오른 발을 왼편 넓적다리 위에 놓은 다음, 왼발을 오른편 넓적다리 우에 얹는 앉음새. 길상좌는 먼저 왼발 다음에 오른발을 넓적다리 위에 얹는 앉음새.
측와 : 옆으로 눕기에는 베개를 어깨 높이로 하고 바닥 쪽 팔을 구부려 엄지를 손바닥에 대고, 네 손가락을 펴고 손등을 베개에 댄다. 밑에 있는 다리는 뻗고 위 다리는 좀 구부리고 위쪽 팔은 자연스럽게 둔다. 오른 편으로 누워 심장을 위로 하는 것이 호흡하는 데 좋다.
이 글을 쓰신 님께
저는 96년도부터 수도생활을 해본다고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몇 년 전 정신없이 이것저것 자료를 구해 보던 중 인터넷을 통하여 님께서 쓰신 글을 보고 소중하게 간직하여 오다가 저의 브로그를 정리하며 귀한 자료라 사료되어 이곳에 올려놓았습니다. 수시로 탐독하며 공부해 나가는데 마음을 다스르며, 차후에라도 인연이 있는 분들이 게시면 수행에 참고하실 수 있게 하고 싶은 욕심에서입니다. 귀중한 글을 담아오며 아무런 양해의 말씀도 드리지 못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곳을 통하여 사죄의 말씀을 드리오며 이곳에 이 글을 올려둘 수 있도록 선처하여 주시기를 간청 올립니다. 만약 저작권 관계로 불허하신다면 글을 남겨주십시오.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재삼 너그러우신 아량으로 용서하여 주시기를 간청 올림니다. 현풍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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