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단학

日月之書 17) 하동인의 조식법 (2)

검은바람현풍 2012. 1. 24. 12:13

 

 

○ 잘못된 단전호흡-지식(止息)

 

숨을 멈추는 일을 지식, 정식, 또는 폐식이라고 하는데, 단전호흡을 지도하는 사람들 중에는 숨을 그치고 참는 호흡법을 지도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하지만 이는 일반인들이 함부로 수용하여서는 안 될 일이다.

호흡의 구체적인 효과는 폐의 가장 중요한 폐포에서 혈액중의 헤모글로빈이 체내로 흡입된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고, 체내에서 모인 탄산가스를 배출하여, 동맥혈의 산소와 탄산가스의 혈중농도를 좁은 범위 안에서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있다.

폐포에서 산소와 노폐 가스를 교환하는 데는 1/3초 정도의 짧은 순간으로 충분하다. 이때 폐포 내 공기가 함유하는 산소의 분압은 평균 105㎎이고, 폐 모세관의 정맥혈의 산소 분압은 평균 35㎎으로 큰 압력 차가 있어 밖에서 폐포 내로 들어온 산소가 쉽게 폐의 모세혈관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혈액중의 헤모글로빈 1g은 산소 약 134g과 결합하여 산화 헤모글로빈이 된다. 이렇게 공기 중의 많은 산소가 몸 안으로 침투되어 몸 안을 돌게 되고, 필요한 데 공급해 준다.

이와는 달리 몸 안에서 모아진 탄산가스의 폐 모세혈관 내의 분압은 폐포 내의 공기의 그것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낮은 폐포 밖으로 나가게 되어 배출된다. 이러한 가스교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몸속의 유독성 가스들은 피 속에 남아 몸속을 떠돌며 모든 장기의 대사활동을 방해하고 신선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신체의 기관에는 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누적되게 된다.

 

▪ 숨을 멈추면 체내의 가스 교환능률이 떨어지고, 노폐 가스가 체내에서 늘어나서 멈추는 시간이 많을수록 탄산가스의 혈중농도가 높아진다.

▪ 지식 시간이 길수록 흉강에 강한 압력이 비례하여 지속되게 된다.

▪ 흉강의 압력은 탄산가스의 혈중농도와 더불어 뇌세포에 강한 압력을 미쳐 뇌압을 올리는 일로 바로 나타난다. 이 압력이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 흡수하는 전체 산소의 약 1/3을 뇌에서 소모하는데, 위의 원인이 생기면 더욱 산소 소비량이 늘어나고, 그 요구량을 충족하지 못하면 뇌세포의 노화현상으로 직결된다.

▪ 지식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현상을 유발하여, 이것이 원인이 되어 낮에도 졸음이 심하게 오는 졸음증을 일으키는 일이 생긴다. 이런 사람 중에는 수면 중에 호흡이 중단되는 수면 무호흡 증후가 발생하는 일이 있다.

▪ 저 산소 증세의 발생은 부정맥과 폐동맥 고혈압증으로 발전하는 주원인이 된다.

 

신체 각 기관의 조화를 해치는 탄산가스의 혈중 농도와 뇌압에 직결되는 흉압이 생기지 않도록 멈추는 일이 없는 호흡을, 힘을 넣지 않은 호흡을,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호흡을 하도록 특히 강조하여 당부하는 바다.

이런 호흡은 입을 다물고 있어도 기도가 항상 열려있고, 성대도 개방된 상태에 있어 뇌졸중의 원인의 하나가 되는 두개강의 압력을 언제나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된다.

 

조식법으로 지식으로는 할 수 없는 무아지경에 들어가면 뇌세포의 산소 소모량이 줄어져 남은 산소가 신체세포에 더 공급되게 된다. 역설적으로 설명하면 남은 산소량이 뇌세포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무술을 익히는 사람들이 신체의 특수부위에 의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모아 순간적으로 방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숨을 멈추는 일이 가끔 있으나 이는 특수한 목적을 위한 수련이므로 일반인의 바른 호흡법으로서는 부적당하다. 조식호흡을 안정되게 할 수 있으면, 특수 목적을 위한 강도 높은 지식도 쉽게 가능하게 된다.

 

 

○ 수련의 시각과 시간

 

호흡법을 본격적으로 전공하여 공부하려는 사람과 그렇지 아니한 사람에 따라 다르고, 학생과 직장인과도 다를 것이다. 즉 생활환경에 따라 다르나, 공통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공부할 마음이 생기면 언제 어디에서나 환경에 구애됨이 없이 공부를 시작함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마음이 없어 공부를 아니하는 것이지 시간과 장소가 없어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본다.

 

◦ 호흡공부는 마음을 닦는 공부인 만큼 삼라만상이 고요할 때가 가장 좋다. 한 밤중에서 새벽 사이, 시간으로 따지면 오전 3시에서 5시 사이가 가장 좋다. 이것은 옛부터의 원칙이고, 각자 자기의 생활리듬에 따라 편리하고 효과적인 때를 찾아내어 공부하면 될 것이다.

◦ 한 차례 수련하는 시간은 그때의 건강상태와 공부의 진도에 따라 자연 다르게 된다. 의욕에 찬 공부를 짝사랑하는 초기에는 단번에 성과를 내려고 많은 시간 공부하고 싶어 한다.

◦ 초습자가 자연스럽게 숨 쉬고 있는 그대로의 호흡을 알아보려면 20분에서 25분 정도의 짧은 시간 열중하는 식으로, 쉬엄쉬엄 여러 번 되풀이 해보는 것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누구에게나 그러하지는 않을 것이다.

◦ 초습자는 시간을 정하여 규칙적으로, 몸에 피로를 느끼지 아니할 정도로 의욕적으로 연습하여 조식요령을 빨리 터득한 후,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잠자기 전, 일어난 후, 한 차례씩 꼭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 짧은 시간이나마 매일 거르는 일 없이 꾸준하게 공부하는 것이 효과가 더 좋다.

▪ 과식하였을 때, 가슴이 답답할 때, 정신이 어수선할 때, 수면부족일 때는 원인을 제거한 후에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공부의 진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시간을 연장해가야 하며, 재미가 나면 역시 자연스럽게 그와 같이 된다. 과욕은 언제나 금물이다.

▪ 초습자는 어느 누구나 조그마한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기 마련이다. 그런 일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거듭나기 위한 공부가 편안하게 쉽게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 수련장소

 

이 역시 자신의 생활여건이 허락하는 곳에서 마음을 편히 가지고 수련을 하면 될 것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고려할 수 있는 전통적인 공부장소에 대한 조언은 아래와 같다.

 

▪ 계절 따라 좀 다를 수 있으나, 공기가 맑고 고요한 안정된 곳이 바람직하다. 번잡한 일이 일어나지 아니하는 혼자 쓸 수 있는 곳이 가장 좋다. 공기가 냉량한 곳에서 공부하면 기분이 상쾌하고, 고요한 곳이라야 자기 호흡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조용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 바람이 있는 곳이나 센 곳은 적당하지 못하다.

▪ 초기에는 혼자만이 쓸 수 있는 방, 지하실, 큰 나무숲, 건조한 동굴, 반석 위 등등이 좋고, 공부가 좀 되면 맑은 개울가나 폭포 근처나 바닷가가 좋으나 계절에 따라 적절한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 음침한 곳이나 습한 곳은 언제나 피해야 한다.

▪ 어떤 곳이든지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

 

 

○ 수련 전후의 일반적인 주의사항

 

▪ 수련 전후에 몸을 부드럽게 푸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심장이 심하게 뛰는 일이 없도록 한다. 몸 푸는 방법으로 옛 부터 도인법이라 하여 전해오는 것이 있으나, 요즘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기본적인 생활체조 속에 그 기본이 다 들어 있으므로 굳이 도인법을 배우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 아침 일찍 깨어나서 누운 자리에서 아래 윗배를 손바닥으로 넓게 부드럽게 문질러 배근육을 풀어주고 가벼운 팔다리 운동과 얼굴을 문지른 후 천천히 일어나서 찬물로 세수하고, 찬물 한 컵을 3~4분 동안에 천천히 맛보면서 삼킨 후 공복 상태로 정좌하여 공부한다.

▪ 앉을 때 입는 옷은 품이 넉넉하고, 허리띠도 넉넉하게 매어 구속감이 없게 한다.

▪ 초습자는 한동안 앉아 있다 보면 발이 저려오는 일은 당연할 것이다. 되도록 참되, 참기 어렵기 전에 다리를 바꾸어 앉아 예방토록 한다.

▪ 기상 직후가 아니더라도 정좌하기 전에는 세면하는 것이 좋다.

▪ 잠은 규칙적으로 일정한 시간에 자는 것이 정신을 맑게 하는 데 좋고, 취침전의 정좌를 습관으로 한다.

▪ 때에 맞게 음식, 수면, 휴식으로 몸의 컨디션을 조화시키는 일이 꼭 필요하다.

▪ 술, 담배, 성생활은 원칙적으로 금기사항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수련에 지장을 가져오는 일이 있으니 각자가 알아서 절제하는 것이 좋다. 하고 싶은 욕심을 다 채우고는 한 가지 일에 전력을 할 수는 없는 법이다.

▪ 빠른 효력을 기대하여, 정도에 지나치면 역효과가 꼭 생기는 법이다. 공부의 진척은 전적으로 자연에 맡기고, 세심한 성의를 다함을 신조로 하도록 한다. 성공하는 것이 목표지 빨리 지나가는 것이 목표가 될 수는 없다. 건성으로 지나가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 법인 양 습관이 되고 만다.

 

 

 

 

이 글을 쓰신 님께

 

저는 96년도부터 수도생활을 해본다고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몇 년 전 정신없이 이것저것 자료를 구해 보던 중 인터넷을 통하여 님께서 쓰신 글을 보고 소중하게 간직하여 오다가 저의 브로그를 정리하며 귀한 자료라 사료되어 이곳에 올려놓았습니다. 수시로 탐독하며 공부해 나가는데 마음을 다스르며, 차후에라도 인연이 있는 분들이 게시면 수행에 참고하실 수 있게 하고 싶은 욕심에서입니다. 귀중한 글을 담아오며 아무런 양해의 말씀도 드리지 못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곳을 통하여 사죄의 말씀을 드리오며 이곳에 이 글을 올려둘 수 있도록 선처하여 주시기를 간청 올립니다. 만약 저작권 관계로 불허하신다면 글을 남겨주십시오.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재삼 너그러우신 아량으로 용서하여 주시기를 간청 올림니다. 현풍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