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단학

日月之書 15) 김시습의 용호론

검은바람현풍 2012. 1. 24. 11:59

 

김시습의 용호론

불불회 홈페이지 에서

 

 

或又問曰 修練龍虎可以化神仙乎 淸寒子曰 雖非至理 有是驗也

어떤 이가 또 묻기를 "용호를 수련하면 가히 신선으로 화할 수 있는가?" 하기에 청한자가 답하기를 "비록 지극한 경지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이런 증험(證驗)이 있었다"하니

曰請詳敎之 昔神禹鑄鼎而罔象莫得逃其情 溫嶠燃서(犀+走) 而水怪不能遁其形

상세하게 그것을 가르쳐주기를 청했다. "옛적에 신우(神禹)가 솥을 주조하니 허깨비가 자기 정을 도피시키지 못하여 사실을 드러내었고, 온교가 코뿔소의 뿔을 불태워 물속을 들여다보니 물속의 괴물이 그 형상을 드러내어 도망치지 못하였다." 한다

夫學聖人子 窮天下地理 驗天下之事 然後非僻之心 無由入而誠一之理

操存方寸矣

무릇 성인은 < 배우는 자는 천하의 이치를 궁구하고, 천하의 일을 증험한 후에라야 그릇된 편벽한 마음이 들어갈 일이 없어 성실했다고 한결같은 이치로 간직한 마음을 조종할 것이다 >고 말한다.

淸寒子曰 精哉 子之問也 試爲子辨之 夫龍虎者鉛汞也 鼎器者乾坤也

文武者火候也 鍊之 凡九轉而成丹 此其大略也

청한자 왈 장하다. 그대의 물음이여! 시험 삼아 그대를 위해 이를 설명하겠소. 무릇 용호란 납과 수은이요, 정기라는 것은 건곤이다.

문무는 불의 형세이다. 이것들을 연하여 대강 아홉번 뒤적여야 단을 이루는 것이 그 대략이다.

若詳言之卽 龍者南方離龍也 虎者北方坎虎也

이제 더 상세히 말한다면 용은 남방의 리괘 인 용이요, 호란 북방의 감 괘인 호이다.

蓋東爲靑龍 西爲白虎 此常理也

대개 동은 청룡이 되고 서는 백호가 되는 것이 상례이다.

今印方之木 不吊而與火 爲位於南

이제 동방의 목을 동방에 있지 않게 하여 화와 함께 남에 위치하도록 한다.

西方之金 不在西而與水合處於北 白虎變爲黑虎 靑龍變爲赤龍

서방의 금은 서방에 있지 않게 하여 수와 함께 북에 자리 하도록 하면 백호가 변하여 흑호가 되고, 청룡이 변하여 적룡이 된다.

木火金水以爲龍虎 而寓言於鉛汞也

목화금수를 용호로 삼아서 납과 수은에 붙여 은연중에 말한 것이다.

作丹之時 驅龍呼虎 乃呑吸其精 一呼一吸 兩相飮食 伏虎降龍 不飛不走

倂合爲一 是謂鍊也

단을 만들 때 구룡호호(용을 몰고 호랑이를 불러) 곧 정을 삼키고 빨아서 한번은 내불고 한번은 들이마셔 둘이 서로 마시고 먹어서, 호랑이는 엎드리고 용은 내려, 날지 아니하고 달리지 아니하여 병합하여 하나가 되는 것 이것을 단련이라 한다.

鼎器云乾坤也者 盖凡人之身體 首卽乾 腹卽坤

정기鼎器를 건곤이라 하는 것은 대개 모든 사람의 신체에 머리가 건이요 배가 곤이기 때문이다.

初坐之時 凝神內照 收視反聽 以眼對鼻 以鼻對臍 身要平正 卽是安鼎器也

처음 앉을 때 신을 모아 안을 비추고 눈빛을 거두고 청각을 단전에 집중하며 눈으로써 코를 대하고 코로써 배꼽을 마주하게 하고 몸을 안정되고 바르게 한다. 즉 이것이 정기鼎器를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鼎器旣安 一呼一吸 盜彼元氣

정기가 이미 편안하게 되었으면 한 번 내쉬고 한 번 들이쉬면서 저 원기를 자기 것으로 하는 것이다.

於是丹生於坎中 因火逼而出位 歷三宮 降而入口卽 是服餌也

이렇게 하여 단이 감속에 생긴 원기를 자기 것으로 한다는 것, 수련함으로 오래 산다는 것은 능히 천지의 정기를 훔치는 것이다.

其所以能盜正氣者 由其有呼吸也 呼至於根 吸至於帶 是以能盜其氣

歸之於丹田也

능히 정기를 훔칠 수 있는 까닭은 호흡이 있었기 때문이다.

날숨은 뿌리에 이르고, 들숨은 꼭지(가지)에 이른다. 이것은 능히 그 기를 훔쳐서 단전으로 되돌렸기 때문이다.

且人之呼吸 猶天地之呼吸也 冬至之後爲呼 夏至之後爲吸 此一年之呼吸也

또 사람의 호흡은 천지의 호흡과 비슷하다. 동지 이후는 날숨이 되고, 하지 이후는 들숨이 된다. 이것이 한해의 호흡이다.

子以後爲呼 午以後爲吸 此一日之呼吸也

자시 이후에는 날숨이 되고 오시 이후에는 들숨이 된다.

이것이 하루의 호흡이다.

天之一年一日 僅如人之一息 是以一元之數 十二萬九天六百年

在大化爲一年 今以丹道 言之則一日 有一萬三千五百呼吸

一呼吸爲一息 卽一息之間 潛奪天運一萬三千五百年之數

一年三百六十日 四百八十六萬息 潛奪天運 四百八十六萬年之數

於是換盡穢濁之軀 變成純陽之體

하늘의 일년과 일일은 사람의 한번 숨쉬는 것과 같다. 그래서 (하략)

始而易氣 名曰 大化自然 龍胎之醴

처음에는 기를 바꾸는 일인데 이름지어 '대화자연용태지예' 라고 하며

次而易血 名曰 玉胎瓊液之膏

다음에는 혈을 바꾸는 일인데 이름 지어 '옥태경액지고'라 하고

次而易脈 名曰 飛丹子華流精

다음에는 맥을 바꾸는 일인데 이름 지어 '비단자화류정'이라 하고

次而易肉 名曰 朱光雲碧之腴

다음에는 명을 바꾸는 일인데 이름지어 '주광운벽지유'라 하고

次而易髓 名曰 九象紅華神丹

다음에는 수를 바꾸는 일인데 이름 지어 '구상홍화신단'이라 하고

次而易筋 名曰 大淸金液之華

다음에는 근을 바꾸는 일인데 이름 지어 '대청금액지화'라 하고

次而易骨 名曰 九轉霜臺之丹

다음에는 골을 바꾸는 일인데 이름 지어 '구전상대지단'이라 하고

次而易髮 名曰 九鼎雲英

다음에는 터럭을 바꾸는 일인데 이름 지어 '구전운영'이라 하고

次而易形 名曰 雲光石流飛丹

다음에는 형체를 바꾸는 일인데 이름 지어 '운광석류비단'이라 하니

此九轉之次第也

이것이 구전의 차례이다.

自 片餉結胎之後 百日而功靈 十月而結圓 一年而 小成 二年而大成

而至九年而閱九變 陰盡陽純 功成 行滿人事皆盡 然後 可以遺世獨立

與天地 齊年此長生超脫之術也

편향증험부터 결태이후에 백일이 지난 후 공이 신령스러워지고 십 개월 후에는 태가 원만해진다. 1년이 지나면 소성하고, 2년이 지나면 대성하며 이와 같이 하여 구년 째에 이르러서야 9변을 겪은 뒤 음이 진하고 양이 순화하여 공이 이루어져, 행실이 사람의 할 일을 다 하여 찬 연후에야 같으니, 여기에서 다 말할 수는 없으며,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오래 사는 일과 일찍 죽는 일의 길고 짧음은 저절로 정해진 수가 있어 천명에 매인 것이다.

어찌 죽어 마땅할 때에 죽지 아니하고 살기를 탐 할 수 있겠는가?

만약 능히 오래 살기를 큰 소나무처럼 한다면, 이것은 하늘을 어기고 명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주퇴암 시에,

 

飄飄學仙侶 표표학선려 표표히 신선을 배우는 무리들

遺世在雲間 유세재운간 이 세상을 떠나 구름간에 있구나

盜啓玄命秘 도계현명비 현묘한 생명의 신비를 훔쳐 열어

竊當生死關 절당생사관 생사의 한계를 남모르게 홀로 한다네

金鼎蟠龍虎 김정반룡호 금솥에 용호가 서리고 엎드리어

三年養神丹 삼년양신단 삼년간 기르면 신단이 된다네.

刀圭一入口 도규일입구 약 한 술 입에 넣으면

百日生羽翰 백일생우한 밝은 대낮에도 날개가 생긴다.

我欲往從之 아욕왕종지 나도 이를 따라 하려하면

脫사諒非難 탈사량비난 걸어온 신 벗는 일 어렵지 않음을 알건만

但恐逆天理 단공역천리 다만 천리를 거스르는 일이 두려우니

愉生言巨能安 유생능안 오래 살기만을 바라는 일이 어찌 마음 편하리. 하였다.

 

易之繫辭 孔夫子曰 聖人作易 能彌綸天地之道

역의 계사전에 공부자께서 말씀하시길 < 성인이 지은 역은 천지의 도에 준거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 그러니 천지의 법칙이 역에 포습되어 있다

仰以觀於天文 俯以察於地理 是故知幽明之故 原始反終 知死生之說

위로 하늘의 형상을 관찰하고 아래로는 땅의 이치를 살피고 있다.

그러므로 유명무형의 이치를 알 수 있다. 사물의 시초를 미루어 종말을 생각하면 죽고 사는 말씀을 알 수 있다.

 

精氣爲物 遊魂爲變 故知鬼神之情狀 與天地相似故不違

정기精氣가 모이면 형체가 있는 물(物)이 되고 변한 것은 영혼이다.

그러므로 귀신의 정상情狀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역의 법칙은 하늘과 땅과 더불어 서로 같으므로 어긋남이 없다.

智周乎萬物 而道濟天下 故不過 傍行而不流 樂天知命 故不優

然卽成人之作易也

지혜는 만물에 고루 미치고, 도는 천하를 구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잘못이 없다. 널리 융통성을 지니되 방자함에 흐르지 않고, 하늘의 도를 즐겨 스스로 천명을 아는 고로 근심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성인이 역을 만드신 것이다.

所以範圍天地 曲成萬類 明吉凶之理 彰生死之變已而已

安可此生之外 復⺅兪 他生乎

천지의 법칙을 범위로 하고, 변동에 따라 만물을 성취시키며, 길흉의 이치를 밝히고 생사의 변화를 명백하게 한 것일 뿐만 아니다.

어찌 가히 이 생 외의 다른 생을 훔칠 것인가?

 

 

 

이 글을 쓰신 님께

 

저는 96년도부터 수도생활을 해본다고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몇 년 전 정신없이 이것저것 자료를 구해 보던 중 인터넷을 통하여 님께서 쓰신 글을 보고 소중하게 간직하여 오다가 저의 브로그를 정리하며 귀한 자료라 사료되어 이곳에 올려놓았습니다. 수시로 탐독하며 공부해 나가는데 마음을 다스르며, 차후에라도 인연이 있는 분들이 게시면 수행에 참고하실 수 있게 하고 싶은 욕심에서입니다. 귀중한 글을 담아오며 아무런 양해의 말씀도 드리지 못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곳을 통하여 사죄의 말씀을 드리오며 이곳에 이 글을 올려둘 수 있도록 선처하여 주시기를 간청 올립니다. 만약 저작권 관계로 불허하신다면 글을 남겨주십시오.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재삼 너그러우신 아량으로 용서하여 주시기를 간청 올림니다. 현풍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