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는가!
어느 날 지인이 불쑥 찾아와서 다짜고짜 하는 말이,
“ 내가 몇 가지 질문을 할 텐데 당신의 대답을 듣고 선물을 줄 수도 있고, 안 줄 주도 있다 ” 하며 몇 가지를 물어 본 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서 내어 놓았던 것이 큼직 한 한지에 횡으로 쓰여 진 ‘逐鹿顧兎’ 란 글 이였다.
이 글은 자신의 스승님에게서 얻어 온 글로 표구를 하여 집안에 걸어 두면 여러 모로 좋을 것 이라 하였다.
아직 표구를 하지 않고 통 속에 넣어 보이지 않는 곳에 두기는 하였지만, 이 글이 나의 머리속을 떠나지는 않았던 것 같다.
逐鹿顧兎(축록고토) 란 원래 逐鹿者 不顧兎(축록자 불고토) 라는 말을 줄인 것으로,
전한(前漢) 황무제(武帝) 때의 왕족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 : ? ∼ B.C.122)이 도가(道家)사상을 중심으로 엮었다는 회남자(淮南子) 說林訓(설림훈)篇에 실려 있는 글로 원문은 다음과 같다.
逐鹿者 不顧兎 축록자 불고토
決千金之貨者 不爭銖兩之價 결천금지화자 부쟁수냥지가
( 逐:쫓을 축, 鹿:사슴 록, 者:놈 자, 不:아닐 불, 顧:돌아볼 고, 兎:토끼 토 )
‘사슴을 쫓는 사람은 토끼를 돌보지 않으며, 천금을 결제하려는 사람은 푼돈을 다투지 않는다’ 라는 말로, 의역하면
‘ 큰 일을 하는 사람은 작은 일에 한눈을 팔지 않는다 ’ 란 의미이다.
이 글이 어떤 인연으로 나에게 왔을까 !
너는 쫓고 있는 사슴이 분명하지 않은가 !
그런데 너는 왜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토끼에 한눈을 파는가 !
힘을 내어 사슴을 쫓자.
비록 사슴을 잡는 일이 어려운 길이라 할지라도,
숨이 멎는 그 순간 까지 열심히 사슴을 쫓자자.
乙未年 八月 十八日 太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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