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좋아 한다우
“ 애증과 고뇌의 강을 건너 술의 원료 밀밭 길을
구름이 가는 듯 달이 가는 듯 나그네 이어라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는 그 길은
멀고도 고독한 오직 하나의 길 이지만
농사 잘 지어 빚은 술이 익어가는 동리에는
술에 취한 듯 화사하고 불그스레 노을빛 같구나
구름이 가는 듯 달이 가는 듯 이상향을 찾아
초연히 걷고 있는 인생길 나그네 이어라 ”
나 그 네
박 목 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은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해 설 〉
도가道家의 글 입약경(入藥鏡) 첫 구절에
‘선천기후천기 득지자상사취(先天氣後天氣 得之者常似醉:선천의 기운과 후천의 기운을 얻은 자는 늘 취한 것 같다)’라고 되어있는데 이 말은 仙道공부가 웬만큼 이루어 진 경지를 표현한 말 이지요.
그런데 목월 선생은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 이라 했으니 이는 ‘선도공부를 해 가는 길’로 해석할 수 있고요,
또 선가에서 중요시 하는 경전, 심경(心經)의 끝 구절에는 ‘만자산광 조화흥공(萬紫山光 造化興功 : 온산의 붉은 빛은 조화하여 공력을 일으키리라)’ 이라고 되어 있으니 이 말은 (자미원에 계시는 옥황상제 하느님의 가르치심대로 공부하여 어느 단계에 이르게 되면) ‘원광 같은 것이 환-하게 비춰서 변화하여 공력을 일으킨다’ 는 말이니 목월선생의 ‘술 익은 마을마다 타는 저녁노을’ 이란 공부가 어느 정도 이루어 졌을 때의 경계를 아주 잘 나타낸 말 이라고 생각 되지요.
이렇게 입약경이나 심경을 알고 감상하는 ‘나그네’는 매우 아름답고 뜻 깊은 글로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가 봅니다.
2010. 6. 24. 꿈을 그리는 친구 玄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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