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호흡 법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호흡을 함으로써 생을 영위하고 있는 것인데 새삼 무슨 호흡법을 운운하는가하고 의아해 할 것이다. 그러나 일상으로 하는 호흡이라도 숨이 순조롭고 자연스러우며 고르게 하는가, 그렇지 않고 거칠고 자연스럽지 못하고 힘이 들어가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건강상태와 마음의 안정 여부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며, 이 숨을 정지하면 곧 생을 마치는 것이니 호흡은 곧 그 사람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호흡을 아주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함으로써 건강할 수 있고 맑고 밝은 정신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조상 대대로 이 호흡 수련으로 맑고 밝은 정신을 길러 슬기롭게 살아 갈 줄 알았으며 수련의 극치에 이르러서는 미래사마저 여합부절로 알아서 이를 적절히 이용한 사실은 흔히 들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大道의 수련 과정을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제 그 호흡의 수련 요령을 몇 조목으로 나누어 기술코자 한다.
호흡 하면 우선 자연호흡과 단전호흡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호흡을 가장 올바르게 하려면 먼저 잠심수련(潛心修練)을 통하여 심파를 안정시키고 고르게 한 후 자연호흡으로 또 단전호흡으로 전진시키는 것이다.
1) 잠심수련 (潛心修練)
① 마음을 고요히 안정시키는 일은 호흡수련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모든 사람을 포용하고 침착한 마음가짐으로 모든 일에 임한다면 무엇에 성이 나고 무엇이 두렵고 또 그 누가 미워지겠는가! 수련의 자리에 앉으면 늘 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② 그래도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면 크게 심호흡을 두 세 번 한다.
③ 잡념과 망상을 없애려고 노력하면 도리어 그것이 잡념의 요인이 된다. 모든 상념을 버리고 오로지 들어오고 나아가는 숨결에만 정신을 모은다. - 무타념 무타상 (無他念 無他想)
④ 천천히 숨을 내쉬고 들이쉬되 호흡이 극히 자연스러워야 한다.
호흡을 멈추거나 억지로 힘주어 길게 하게 되면 도리어 心波가 흔들리게 되니 절대로 금해야 한다. (이때 호흡의 길이는 대개 3~4초 정도 된다)
이상이 마음을 가라앉히는 잠심수련인데 매일 수회씩 행한다면 이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건강은 눈에 띄게 좋아지게 된다. (1회 5~10분 정도 행한다)
2) 자연호흡(自然呼吸)으로의 조식(調息)
편의상 일상생활에서 하는 호흡을 자연호흡이라 하고, 단학수련에서 하는 복식호흡을 단전호흡이라 한다.
① 자연호흡을 차차로 가늘고(細) 길게(長) 해 나아간다. 무리하여 호흡에 힘을 가하거나 어떤 욕심을 부리는 일은 금물이다.
② 또한 거칠어지거나 길어졌다 짧아졌다 하여도 안 되는 것이다. 숨이 순하고도 고르게 될 때 까지 매일 같은 길이의 호흡을 되풀이하여 숙달시켜 나아간다. 이 때 정신은 오로지 드나드는 숨결에 집중한다.
③ 그리고 완전히 숙달 됬다고 생각 될 때에 비로소 숨의 길이를 1초 또는 2초 정도씩 늘려 간다.
조식이란 ○ 매번의 호흡 길이가 같고 ○ 들숨과 날숨의 길이 또한 같아야 하며 ○ 호흡이 똑고르게(굵기와 세기가 같음) 되어야 하는 것이다. |
④ 이리하여 거칠었던 자연호흡을 차차 조식으로, 긴 호흡으로 숙련시켜 가는 것이다.
⑤ 조식은 재주로 하는 것은 아니다. 힘으로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오로지 체험으로 얻은 감(感)으로 하는 것이다.
⑥ 매일 몇 번씩이고 시간이 나면 잠심수련을 하고, 다음에 자연호흡으로 조식수련을 해가면 차차 숙달되고 호흡의 길이도 늘어 약 20초 가까운 호흡을 하게 된다.
⑦ 1년간에 몇 초 호흡으로 늘려야겠다는 것과 같은 시한을 정하지 않아야한다. 다만 하루라도 거르지 말고 꾸준하게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⑧ 흔히 자연호흡이 20초가 되기 전에 성급하게 다음단계인 단전호흡으로 넘어가려는 사람이 많다. 그럴 경우 대부분이 단전호흡이 잘 되지 않고 수일 또는 수십일 씩 시일만 허비하고 결국은 자연호흡으로 되돌아온다. 결코 서두르지 말아야한다.
⑨ 힘세고 체구가 크다고 하여 잘하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호흡법에 따라 꾸준히 수련한 사람만이 성공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자연호흡시의 정신은 오로지 드나드는 숨결에만 집중한다. (가늘고, 길고, 고르게 되고 있는가 세심히 살필 것)
3) 단전호흡(丹田呼吸)으로의 조식(調息)
① 자연호흡으로 조식이 20초 가까이 되었으면 이때부터는 단전호흡으로 호흡요령을 전환해야 한다. 대개의 경우 이 정도의 호흡이면 이미 단전까지 기(氣)가 내려가는 것을 느끼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숨을 들이쉬고 내 쉴 때 숨 끝을 따라 정신도 같이 하나가 되어 움직여야한다. (神氣相注)
② 단전까지 氣를 내릴 때부터는 특히 의식으로 기를 끌고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神行則氣行 神住則氣住)
③ 단전에 氣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여 힘을 주어 氣를 밀어 보내려 한다면 곧 명치끝에 통증이 생기거나 기를 밀었다 내뱉는 순간 상기되어 심한 경우에는 고통을 느끼게 되니 삼가야 한다.
④ 여기에서 특히 유기(留氣)라는 말을 이해해야한다. 유기란 폐기(閉氣)라고도 하고, 누기(累氣), 축기(畜氣)라고도 하는데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항상 한 치의 기운을 여유로 남긴다는 뜻이다.
⑤ 예를 들면 20초의 자연호흡을 하는 사람은 입식 10초, 출식 10초의 호흡을 하게 된다. 이것을 단전호흡으로 전환할 때는 입식 7초, 출식 7초 정도로 줄여서 하라는 것이다. 氣가 단전에 까지 내려가게 되면 하복부가 팽만해지고 숨이 가빠져서 조식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⑥ 여기 한 개의 풍선에 바람을 넣었다고 가정하자. 바람구멍을 열어 놨을 때 풍선의 바람은 어떤 모양으로 빠져 나오는지를 연상 해 보자. 바람이 팽팽히 들어있는 것이라면 처음에는 세차게 바람이 빠져나오므로 조용히, 또 서서히 빠져나오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니 너무 많은 양을 들이쉬지 말아야한다.
⑦ 반대로 단전의 기를 전부 내보내고 난 다음 숨을 쉬어보면 처음에는 헉! 하고 한번에 많은 양을 마시게 되어 조식을 하기 어렵게 된다.
⑧ 따라서 들이쉴 때나 내쉴 때 여유를 남겨 덜 채우고 덜 뱉은 상태에서 호흡을 하면 무난하게 조식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⑨ 그렇다고 하여 여유를 둔만큼 지식(止息)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세간에는 유기(폐기)의 뜻을 오해하여 “폐기=폐식=지식” 이라고 해석하고 止息을 하면서 단전호흡인 양 선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단전호흡의 뜻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⑩ 그 목적중의 하나가 마음(心波)을 가라앉히고 신(神)을 맑게 함으로써 지혜롭게 된다는(修性) 것인데, 숨을 잔뜩 들이마시고 나서 오래 멈추어 보면 곧 상기가 되어 얼굴이 붉어지고 심파는 거칠어진다. 즉 심파를 가라앉힌다는 것이 오히려 심파를 격하게 흔드는 행위가 止息인 것이다.
⑪ 또 한 가지 목적은 단전에 따뜻한 기(溫陽之氣)를 모아 연정(鍊精)하여 건강을 도모하는 것인데, 힘주어 밀거나 멈추면 기는 단전에 머물지 않고 온몸에 퍼지거나 어느 한 곳으로 달아나게 되는 것이다.
⑫ 이와 같이 단전호흡어로 조식수련을 하면 호흡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몸속의 기운은 신체 상부에서 하부로 내려가서 단전을 중심으로 따뜻한 기운이 모이게 되는 것이다. 이때의 신(神)은 숨결을 따라 반드시 단전까지 들어가고 나오는 것이다.
⑬ 기가 단전까지 내려가기 시작하면 뱃속에서 우뢰소리를 내며 무엇인가 내려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 기가 단전에 모이기 시작하면 창자가 찌르듯이 아픈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들은 호흡이 잘 되어가고 있다는 징조로 알면 된다.
⑭ 기타 여러 가지 징후를 느끼는 경우가 있겠는데, 일일이 다 기록하기 어려우니 그러한 징후로 인하여 수련에 지장을 받을 때에는 수련 된 선배를 찾아 그동안의 경과를 설명하고 충분한 지도를 받는 것이 옳은 길이다.
⑮ 단전호흡을 늘려가는 요령도 자연호흡을 할 때와 같은 요령이라 하겠으나 단전호흡 시에는 더욱 조심을 하여야한다. 무리하게 되면 곧 상기가 되어 고통을 면하기 어려우며, 상기 된 다음부터는 조심을 한다하여도 수련만하면 상기되어 수련을 여러 날 중단해야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항상 단전호흡의 수련 요령을 잘 지켜 수련해야한다.
※ 단전의 위치는 배꼽아래 한치 세푼의 자리다. 즉 배꼽 밑에 자기 손가락 셋을 밀착시킨 바로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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