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開 天 綠 (10) ♣
석제임 환인 대에 와서 천계 주위는 점점 더 추어져가고 여름이 짧은 대신 겨울이 길어져 갔다. 겨울에는 살을 에는 매서운 북풍이 휘몰아쳤고 천해는 얼어붙어 버렸다. 무섭게 많은 눈이 내려 겨울 내내 천계는 눈속에 파묻혔고 짐승들은 동면에 들어갔다. 강과 바다가 얼어붙어 고기를 잡기가 어려웠고 온천지가 눈에 뒤덮인 들판에는 짐승들의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아 사냥도 곤란했으며 더구나 곡식류나 과일과 같은 채식은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아직까지 천을 짤줄 몰랐던 환국사람들이 추위로부터 자신을 감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짐승들의 모피였는데 몸에 두를 만큼 큰 짐승들의 수효가 점점 줄어갔다.
천계의 백성들은 환인님과 이사 이백의 가르침을 쫓아 그러한 자연환경을 극복해가는 지혜를 발달시키면서 점차로 문화라는 것의 형태를 만들기 시작했다. 가옥의 형태를 발달시켜 추위가 스며들지 않는 밀폐된 공간으로서의 거주지를 만들고 천해 주위의 청석들을 주워 바닥에 깔고 그 아래에서 불을 때어 돌이 그 열을 오랫동안 유지하므로서 잠자는 동안에도 집안이 따뜻할 수 있게 하는 온돌이라는 것을 만들어 추위를 이겨내는 지혜를 발휘했다. 물론 초기의 온돌은 몇개의 작은 돌위에 넙쩍한 큰돌을 올려 ?P>?밑에 땔감으로 불을 지펴 돌을 데우는 단순한 것이었는데 밤이면 가족들이 이 뜨꺼운 돌 주위에 둘러앉아 이야기했고 또 그 둘레에서 잠을 잤던 것이다.
긴 겨울은 사람들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주어 사냥이나 낚시를 할 수 없는 시간에 다른 것을 하도록 만들었다. 사람들은 겨울동안에 토기를 만들었고 돌을 갈아 여러가지 연장을 만들었으며 여름에 있었던 사냥이나 혼인의 일들을 떠올리며 그것을 그림으로 남기게 되었다. 처음에는 토기를 만들 때 그릇의 바깥 쪽에 단순한 무늬를 넣던 것을 점차 어떤 형태를 가진 그림으로 발전시켜 자기가 잡았던 큰 소나 곰의 그림을 그려넣기도 하고 자기 가족들을 그려넣기도 했다. 또한 이때에 환국에는 여러가지 원시 문자들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문자시대가 서서히 열리고 있었다.
고시리 대에 환인의 공식문서에 사용되던 전자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날로 복잡해져가는 인간사회의 일들을 담기에 부족함이 있고 또 쓰기가 어려운 글자라 사람들은 그림으로 뜻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람마다 그리는 방식이 달랐는데 석제임 대에 와서는 거의 3백개가 넘는 사물을 지칭하는 그림들이 정해져서 통일된 약속으로 쓰이기에 이르렀다.
악기도 여러가지가 발명되어 속을 파낸 통나무에 가죽 을 입힌 북이 만들어 졌고(이때의 북은 가죽이 한쪽 면에만 대어진 것이었다) 대나무에 구멍을 뚫어 입으로 부는 피리 비슷한 것들도 만들어졌다. 그리고 석제임 대에 있었던 가장 큰 변화는 지난 세월동안 야생동물들이 점차로 가금화되어 단순한 식용이 아니라 그 노동력을 인간에게 제공하게 되었다. 아직 농경이 발달하지 못해 밭을 간다는 개념이 없었으므로 소를 농사에 이용하지는 못했지만 무거운 돌이나 나무 또는 사냥한 큰 짐승들을 옮기는 소를 부리기 시작했는데 아직 바퀴라는 것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므로 그냥 등위에 싣거나 아니면 대나무나 나무줄기로 얽어 만든 바구니 같은 걸 잡아매어 땅바닥에 질질 끌고 가는 방식이었다. 아직도 말은 야생을 길들이지 못해서 부릴 수 없었는데 말을 사람이 타고 다닐 수 있게 된 것은 훗날 지위리 환인 대에 가서였다.
역대 환인들은 인간의 육신을 가지고 계셨으나 그 도가 하늘과 닿아있고 또한 그 수양의 깊이가 범인과 달라 제병이 침범치 못하였고 스스로 우주와 일신의 기를 다스리는 힘이 있어 스스로 돌아가실 때를 정하여 수를 마치므로 가장 오래 지상에 계셨던 고시리 환인이 700년을 채우셨으며, 나머지 환인께서도 보통 수 백년의 수를 누리셨고, 그외에도 삼신의 법으로 신선의 경지에 다달은 많은 분들이 계셨다. 혁서제 시절에 서방만리에 환국의 법을 전한 광서제가 있었고, 주우양환인의 대에는 발귀리가 있어 동방 삼역에 삼의 법을 전하였고. 후대에는 자허선인, 법수선인, 자부진인 등 많은 선인들이 나타나 환인과 천지의 법을 논하기도 하고 삼청궁에서 노닐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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