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민족학

開 天 綠 (2)

검은바람현풍 2012. 3. 3. 08:26

 

♣ 開 天 綠 (2) ♣

 

 

빙하에 갇힌 유인원들은 추위를 막기 위해 불을 보존하는 방법을 찾아내었고 어렵게 잡은 동물이나 각종 과실을 오랜동안 보존하기 위하여 그릇을 만들거나 가축으로 사육하게 되었으며 열악한 환경은 그들에게 보다 많은 도구의 필요성을 심어주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2만년의 빙하기가 끝나고 지구상의 곳곳에 찬란한 태양이 그 옛날의 따뜻한 햇살을 비추기 시작했을 때 눈속에 파묻혀 개벽의 시련을 견뎌낸 소수의 유인원들이 다시금 푸르러진 초원에 그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들은 2만년전 개벽이 시작될 때의 그 유인원들과는 분명히 달라진 모습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은 더욱 갸름해지고 다듬어진 것이 되었고, 훨씬 더 곧은 자세로 일어서서 걸어다녔으며, 빙하기의 생존을 통해 체득한 발달된 커무니케이션 수단을 갖고 있었다. 즉 말을 할줄 아는 최초의 동물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들이 바로 인간이었고 이들의 모습이 나타났을 때 옥황상제께서도 크게 기뻐하셨다. 천상의 모든 신들이 그들을 축복했다.

 

상계에서는 그들 중 가장 대표적인 두 남녀를 골라 "나반"과 "아만"이란 이름으로 불렀다. 하지만 최초에 이 인간들은 그 지혜의 빛이 그 이전의 모든 동물들 보다 탁월한 정도에 이르긴 했지만 아직 그 능력이 불완전하고 그 생명력도 위태로운 것이었다. 그래서 이 우주 대자연의 궁극적 목적이랄 수 있는 완전한 지혜의 존재,신의 변환체로서의 생명이 될 소중한 싹을 보호하여 주기 위해서 천상에서는 진지한 회의가 열렸다.

 

하늘님이 직접 지상에 내려 가서 이들을 교화하고 다스리는 것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인간이 그 지혜의 문이 완전히 열려있지 않고 이전의 동물이었던 단계의 야성과 우매함이 남아있어 하늘의 교화를 받아들일 수 없으리라고 여겨졌다. 결국 천상의 회의는 이 초기단계의 인간을 보호할 네 마리의 신령한 동물을 대신 보내는 것으로 결정지어 졌는데 이 신령물들이 바로 우리민족의 수호신인 용,봉,맥,호의 4신수였다.

 

이들은 각각 천상의 일주기인 삼천년씩 지상에 내려와 자연적 재해와 질병,수환(獸患)등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해주게 되었는데 이들 중 가장 먼저 지상에 내려온 것이 용(龍)이었다. 용이 2만년전 지상에 내려와 삼천년을 거하다가 이윽고 그 기한이 차매 천계로 돌아가게 되었고, 이때 비늘 하나를 인간들에게 떨어뜨려 주었는데 이것이 거울로 화했다. 이 용의 비늘이 변하여 거울이 된것을 "용경(龍鏡 )"이라고 하는데 훗날 환인이 이 용경의 뒷면에 "천부경(天符經)"을 새겨 커다란 가르침으로 삼게 되었다.

 

용이 돌아간 후, 다음 삼천년을 봉황(鳳凰)이 왔는데 이 봉황은 항상 암수가 같이 다니는 신조(神鳥)였다. 그 숫컷을 "봉(鳳)"이라 하고 암컷을 "황(凰)"이라 하는데 이 황이 천계로 돌아가는 날 그 깃털 하나를 남겼다. 황의 깃털은 양쪽으로 가지가 세개씩 나 있는 형상인데, 이것이 그대로 칼로 변해 사람들이 "황검(凰劒)"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훗날 백제왕이 왜왕에게 하사한 칠지도도 먼 옛날 환국시대의 신표였던 "황검"의 형상을 본떠서 만든 것이었다.

 

그 다음에 온 것이 "맥(貊)"이었는데, 이 맥은 코끼리와 돼지를 합친 것처럼 못생긴 짐승이었지만 사람에게 해로운 독초와 독충을 샅샅이 잡아먹는 신통력을 가져서 해충과 독으로부터 인간을 구제하는 신물이었고 이 맥이 삼천년을 다한 후 천계로 돌아갈 때 허물을 벗어서 가죽을 남겼다. 이 맥이 남긴 가죽으로 사람들이 큰 북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맥고(貊鼓 )"라 한다. 훗날 신시개천 때 환웅이 환인에게 물려받는 천부인 세개가 바로 이 "용경(거울)","황검(칼)","맥고(북)"의 세가지 신물이었다.

 

마지막으로 지상에 내려온 신수가 바로 "백호(白虎)"였는데, 이 백호가 삼천년을 거의 채워갈 무렵, 그러니까 최초의 인간인 나반과 아만이 생겨난 이래 일만이천년이 흐른 즈음 인간은 그 수가 점점 불어났고 유치한 단계이긴 했지만 문명이란 것이 그 원시적인 형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천계 주위엔 여러 마을이 생겼고 사냥과 더불어 초보적인 농사가 시작되어 조,옥수수,콩,깨 등을 심었고 개와 돼지 닭들을 가두어 놓고 길렀으며, 움집이란 거주형태도 조금씩 발달하여 온돌과 비슷한 구조의 난방도 하고 살게 되었다. 

 

그 일만이천년 동안 지구의 환경도 조금씩 바뀌었고 빙하가 물러간 후 따뜻한 초원지대였던 천계의 일대가 점차 추어지기 시작해서 오늘날의 시베리아 기후대에 속하는 지역으로 바뀌어 갔다. 조금씩 여름이 짧아지고 겨울이 길어졌으며, 겨울의 바람은 갈수록 매서워져 갔다. 많은 동물들이 남쪽으로 사라져 가고 겨울이면 사냥할 동물을 찾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이때의 상황을 우리의 옛 역사서 "환단고기"에는 사람은 많고 생산은 줄어 갈수록 천계의 백성이 살기에 어려워지므로..." 하고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하늘나라 여러 신들이 의논해서 지상에 내려가있는 백호에게 지시하기를, 삼천년이 끝나는 날 백호는 천상으로 돌아오지 말고 훗날 천계가 더이상 사람이 살기에 힘든 땅이 되었을 때 천계의 백성이 이주해갈 땅을 찾아가서 그 표식을 남기도록 하였다.

 

앞의 세 신수들이 모두 하나씩의 신표를 남긴 반면에 백호는 그 대신 천계를 떠난 후 훗날 천계의 사람들이 세세토록 살아갈 땅을 찾아 해뜨는 곳 동쪽으로 달려 갔지요. 마침내 동쪽 땅의 끝에 다달은 백호가 그대로 바다에 뛰어들어 땅으로 변했는데, 그 땅이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이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했을 때 이땅의 모양이 토끼형상이라고 비하하여 주입시킨 탓에 우리나라 사람들도 토끼모양의 땅이라고 생각들 하지마는 이 땅은 영락없이 백호가 두 앞발로 대륙을 부여잡은 형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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