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단학

삼혼칠백설(三魂七魄說)과 취기응신설(聚氣凝神說)

검은바람현풍 2025. 1. 16. 03:05

삼혼칠백설(三魂七魄說) 취기응신설(聚氣凝神說)

                                                                          무속 애동제자 연대

 

 

이해를 돕기 위해 동양 무속을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자 한다. 물론 필자만의 분류법이다. 이 내용 중 일부학설은 국내 처음으로 내가 소개하는 것임을 밝혀둔다.

동방무가(한국), 서방무가(티벳,납서족), 남방무가(중국 남부,묘족,백족,여족 등 제민족), 북방무가(만주,러시아 일대의 샤만), 중방무가(중국,특히 양자강 유역)이다.

 

기령과 귀의 형성 과정에는 몇가지 설이 있다.

1) 물로성정설(物老成精說)

2) 삼혼칠백설(三魂七魄說)

3) 굴사원혼설(屈死怨魂說)

4) 취기응신설(聚氣凝神說)

 

물로성정설은....

고래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설로 "(동물, 식물)이 오래 되면 그 물건이 영기가 있는 신령이나 사람으로 화하여 정()을 이룬다"는 이론이다. 취기응신설과 일부 유사한 측면도 있지만, 여기에서는 동, 식물만을 대상으로 한다.

천 년 묵은 여우가 인간으로 둔갑했다. 천 년 묵은 거북이 인간에게 보응을 했다. 오래된 고목나무에 신령이 붙어있어 난리가 날 때마다 미리 운다. 이 같은 말은 모두 물로성정설에 기인된 말로, 동양 각 민족마다 전설(기록된)과 설화(구전된)로 전해 내려온다.

 

삼혼칠백설은...

도가의 귀신설로 가장 논리적인 이론이다.

삼혼칠백설은 중방 무가, 남방 무가에서는 전적으로 수용하고 있고, 서방 무가, 북방 무가에서 긍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단지 동방 무가인 한국에서는 전통적인 논리가 증발된 관계로 엉뚱한 궤변이 지배하고 있다.

천오백 년 전에 만들어진 도가의 태상보생경(太上保生經)에 따르면, 사람이 죽으면, "삼혼(三魂:태광 상령 유정)과 칠백(七魄:시구,복시,작음,탄적,비독,제예,취폐)으로 분리된다."

"청정한 기운인 삼혼(이성적인 혼)은 하늘(저승)로 가고, 탁한 기운인 칠백(감각적,감성적인 넋)만이 땅(이승)에 남아 시신을 지킨다"라고 적혀 있다.

탁하고 감각적인 칠백은 자신이 불편하면 곧잘 후손에게 해악을 끼치는데, 이를 묘 탈이라 하며 이 넋을 제압하고 위로하는 학문이 풍수지리학 중 음택론이다.

, 태상제삼시구정보생경(太上除三尸九鼎保生經)에는, " 인신중에 수시귀(守尸鬼)라는 놈이 있다. 혹은 파사(破射)라고도 하며 사람이 죽은 후에는 귀()라 불린다."

"망인의 생시와 똑같은 모습으로 꿈에 나타나서 배고픔을 호소한다. 두통이나, 한열을 들게 하고 오심을 일으킨다. 이 수시귀는 여러가지 거짓과 속임으로 인간을 현혹케 한다."

"혼백을 미워하여 악몽을 일으켜 괴롭히고 급기야 요절하게 만든다. 마땅히 멸해야 한다." 라고 쓰여 있다.

어쨌든 넋과 귀는 조상이 아닌 탁한 기운이자, 존재이다.

현재 전 세계를 통틀어 봐도, 조상 영혼이 이승과 저승을 떠돌아다닌다거나, 왕래한다는 주장은 한국 무속에만 있다.

분명히 어떤 영적인 존재가 있을 수 있고, 그 힘이 인간의 행, 불행에 좌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정확한 실체가 무엇인지 냉철한 시각으로 분석해봐야 한다.

 

굴사원혼설(屈死怨魂說)...

억울한 죽음을 당하거나,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비명횡사한 원혼이 나라와 민간에 해악을 끼친다는 설이다. 여기에서 억울한 죄로 죽음을 당한 사람을 굴사귀(屈死鬼)라 한다. 또한 연고가 없거나 제사를 지내줄 후손이 없는 비명횡사자를 여귀(?)라 한다.

굴사귀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그 원통함이 나라에서 인정된 경우에는 사당을 세워 그 원혼을 위로했다. (최영장군, 임경업장군, 남한산성 이회장군, 밀양 아랑낭자...)

반면에 전쟁터에서 죽은 자, 물에 빠져 죽은 자, 전염병에 죽은 자, 추락해 죽은 자, 얼어 죽은 자, 굶어 죽은 자 등등...그 신원이 불분명하거나, 후손이 없어 제사를 받지 않는 원혼을 무사여귀(無祀?)라 했다.

무사여귀가 지역이나 민간에게 해악을 준다하여 나라와 지방 수령이 여귀단을 만들고 춘추로 제사를 지내 주었다.

한국에서도 고려나 조선조에 성황신 좌우로 여귀의 신위를 두고 제사를 지냈다. 이는 성황신이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사법지신으로 추앙받는 데 기인한 것이다.

고려조의 성황신앙은 부처님과 버금가는 존재로 숭앙되어, 고려 예종 때는 일시 도교가 우위에 있었다. 그 중에서도 성황사는 하나의 성, 하나의 도시마다 하나의 사당을 세우고 국가적으로 신봉했다.

 

취기응신설(聚氣凝神說)...

어떤 물체에 영적인 기운이나, 천지간의 정기가 모여 신을 이룬다는 설로, 취기와 응기를 따로 떼어 분류하기도 한다. 대별하여 물정류(物精類)와 정령류(精靈類)가 있다.

물정류 : 빗자루, 나무인형, 나무절구, 오래된 가구, 가죽 물건 등으로 간혹 괴이한 일을 일으킨다. 주인의 침이나, , 월경 등등 인간의 손때가 오래 묻은 물건이 성정작괴(成精作怪:정이 되어 괴이한 일을 일으킴)하나, 인간에게 큰 해악은 없다.

정령류 : 깊은 숲, 덤불, 오래된 고목, 큰 바위, 암석 등에 천지간의 영기나, 이기(異氣)가 응집해 이물이나 정령으로 화한다는 설로, 중방, 남방 무가에서는 산도깨비(독각귀)라 한다. 세분하면...

소매 : 호수나 계곡, 음허한 기운이 모여서 생긴 수령(水靈)

이매 : 소매가 화하거나, 오래된 고목이나 수풀에 있는 목령(木靈)

망량 : 큰 바위나 암석, 인간이 기도하는 장소에 거하는 석령(石靈)

세 종류로 인간에게 커다란 해악을 줄 수 있는 영적인 존재이다.

목령, 석령을 합쳐 망량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기에서 물로성정설과 유사한 측면이 목령에게 있으나, 전자는 묵어서 생긴 이고, 후자는 영기가 모여 형성된 령()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네 가지 설에 의해 기령과 귀가 형성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신의 형성과정은 또 다른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어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망량이라는 존재는 영적인 힘이 강해서 정신인지, 사신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포박자를 지은 도가의 조사 갈홍은 입산부 라는 부적까지 만들어 삿된 정령의 근접을 경계했다. 필자는 산에 있는 영적인 존재를 산귀(山鬼)라 하고 얘기를 전개하겠다.

 

산귀(山鬼)...

우리가 흔히 산신(山神)이라고 부른다. 명산대천의 산신과 일반 산의 산귀와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필자도 규정하기 어렵다.

다만 산귀는 주로 산정상에 존재한다. 보통 하나의 봉우리를 점거하고 있는데, 이름 있는 산의 암봉에는 예외 없이 한 놈이 자리 잡고 있다.

언제부터 존재 했는지,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 어떤 과정으로 형성됐는지, 나 자신도 결론내리지 못하고 있다. 단지 존재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산에서 영기가 가장 강한 곳은 산정상이다.(피라미드의 원리와 같음. 산은 하나의 거대한 피라미드로, 정상은 꼭지점에 해당) 그 다음으로 능선이 영기가 강하고, 골짜기가 가장 약하다. 강한 영일수록 정상부에, 약한 영이나 수비, 허주가 골짜기에 몰려 있다.

 

산귀는 호랑이를 대동한 모습으로 탱화나 그림에 묘사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산신령이라 불려지고 있으나, 중방이나, 남방, 북방 무가에서는 산귀라 하여 사신의 범주에 넣고 있다.

산귀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초나라 충신 굴원(2300년 전 사람)이 지은 초사(楚辭) 구가(九歌) 산귀편에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