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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 고대 동양의 천문 관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논천(論天)
『진지(晉志)』 전유구설(前儒舊說)에서는 천지(天地)의 정체(正體)가 새알 같은데, 하늘이 땅의 둘레를 싼 것은 껍질이 노른자위를 싼 것과 같다. 주위를 돌아다녀도 끝이 없어서 그 모습이 웅대하다. 그래서 혼천(渾天)이라 한다. 또 진(晉)나라 갈홍(葛洪)이 말하기를, "하늘 한 바퀴가 365.25도인데, 절반은 지평(地平) 위를 덮고, 절반은 지하(地下)를 둘렀다. 그러므로 28수(宿)가 반은 보이고, 반은 보이자 않으며, 하늘이 구르는 것이 마치 수레바퀴가 구르는 것과 같다." 하였다. 송(宋)나라의 하승천(何承天)은 말하기를, "이에 혼의(渾儀)를 보고 천의(天意)를 깊이 연구하면 곧 하늘 모양이 정원(正圓)이고, 물이 그 반을 차지하되, 가운데가 높고 밖으로 낮아져서 물이 그 밑을 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였다. 또 양조훤(梁組훤)은 말하기를, "혼천(渾天)의 모습은 속이 둥글어서 탄환 같다." 하였다.
대저 하늘을 논하는 것에 여섯 계통이 있는데, 첫째 혼천(渾天)이라 하여 장형(張衡)이 말한 것이고, 둘째 개천(蓋天)이라 하여 주비(周비)를 법으로 삼았고, 셋째 선야(宣夜)라 하는데 그 법을 배울 수가 없고, 네째 안천(安天)이라 하여 우희(虞喜)가 만든 것이고, 다섯째 혼천(혼[日+斤]天)이라 하여 요신(姚信)이 만든 것이고, 여섯째 궁천(穹天)이라 하여 우용이 만든 것이다. 개천(蓋天)부터 이하는 신기하고 두루 색다른 것으로서 지당한 설은 아니다. 선유(先儒)들 또한 그 술(術)을 소중히 하지 않았다.
(조선 태조 때에 만들어진 천상열차분야지도에 나오는 논천(論天)이다. 그 당시에 동양에서 언급되고 있었던 천문관에 대해서 간략하게 언급을 하였고 당시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입장을 밝혀 놓은 것이다.)
개천설(蓋天說) : 고대의 우주구조이론. 개(蓋)란 수레에 세우는 삿갓과 같은 덮개로서, 하늘의 형태를 상징한다. 대지(大地)는 옛날에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이란 말로 알려져 있듯이 단순한 방형(方形)이라고 생각되었으나(第1次 蓋天說), 뒤에는 하늘에 따라 굽은 곡면(曲面)이라 하였다. 이 설(說)은 규표(圭表)를 이용하여 천지의 넓이를 측정하고 태양의 위치에 따른 계절의 변화, 1년의 길이 등을 결정하기 위하여 고안되었다. 양웅(揚雄)의 난개천팔사(難蓋天八事)의 내용 등으로 인해 혼천설(渾天說)의 비판을 받은 것이 제1차 개천설인데, 제2차는 그 이후 혼천설과 논쟁하면서 왕충(王充) 등의 지지를 받으며 성립·발달되었다. 제1차는 『주비산경』(周비算經) 상권에, 제2차는 그 하권에 서술되어 있다. 『진서』(晋書)「천문지」(天文志)의 내용으로 개천설의 내용을 정리하면, 하늘은 수레덮개〔蓋〕를 펴 놓은 듯이 둥글고, 땅은 바둑판처럼 네모난데, 하늘은 마치 맷돌처럼 왼쪽으로, 즉 동에서 서로 돌고, 해와 달은 오른쪽으로, 즉 서에서 동으로 하늘을 따라서 돈다. 그런데 이 설(說)은 혼천설에 비해서 불완전하다는 평가로 위(魏)·진(晋) 이후 쇠퇴했다.
혼천설(渾天說) : 고대의 우주구조이론. 개천설(蓋天說)이 규표(圭表)와 관계하는 데 대하여, 천체(天體)의 위치를 아는 혼천의(渾天儀)와 결부한다. 『법언』(法言)에 낙하굉(落下굉)이 혼천의(渾天儀)를 만들었다고 하고, 전한(前漢)말에 이미 성립하고 있었다. 천지의 형태는 가끔 달걀에 비유되고 동시에 물에 떠있다고 말해진다. 그러나 천구(天球)가 우주의 한계라고는 하지 않았고, 또 땅이 구상(球狀)이라는 의식(意識)은 없었다. 이에 대하여, 태양이 물속을 가는 일은 없다고 하는 한(漢)나라 왕충(王充)의 비난이 나왔으나 뒤에 공기에 뜨고 있다고 보았다. 혼천설에서는 모든 항성(恒星)이 천구상(天球上)에 있고 일월오성(日月五星)도 천구상에서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거기서 적도좌표계(赤道座標系)를 채용하여 천체의 운동을 측정했다. 이와 같이 혼천설은 시운동(視運動)의 관측을 위한 계산체계이기도 하고 현대의 구면천문학(球面天文學)에 가까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육조(六朝)경부터 혼개합일론(渾蓋合一論)이 주장되기 시작하여 청(淸)의 매문정(梅文鼎)은, "개천(蓋天)은 즉 혼천(渾天)이다"라고까지 하고 있다.
선야설(宣夜說): 이 설에 관련된 최초의 인물인 후한에 활약한 극맹(극萌)이라 하는데, 그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장형(張衡)과 같은 시대의 사람인 듯하다. 이설은 다음의 글에 의하여 대략 추정할 수 있다.
"선야파(宣夜派)에 대한 글은 모두 흩어져 없어졌다. 다만 비서의 한 사람인 극맹(극萌)은 선배의 가르침을 약간 알고 있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늘은 텅 비고 실질이 없다. 하늘을 바라보면 하늘은 측정할 수 없고, 높고 멀어서 무한(無限)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 사람의 눈은 원래 희미하게 비치는 것이므로, 하늘이 창창하게 보인다. 이것은 멀리 있는 누런 산을 옆으로 바라볼 때 모두가 푸르게 보이는 것과 같다. 또 천 길의 깊은 계곡을 내려다보면 거무스름하게 보인다. 그러나 산의 푸른 색은 본래의 산의 빛이 아니고, 계곡의 검은 빛깔도 실제의 빛이 아니다. 해와 달 및 별들은 자유롭게 공중에 떠돌면서 움직이기도 하고, 정지하기도 한다. 이것들은 모두 기(氣)가 응결된 것이다. 이리하여 7요(七曜)는 때로는 나타나고, 때로는 숨어 버리고, 순행과 역행을 하며, 보임과 숨음이 규칙적이지 않고, 전진후퇴가 일정하지 않으니, 이것은 어떠한 근거에 따른 것도 아니고, 무엇에 매여 있는 것도 아니므로, 그 운동도 매우 다르다. 그러므로 북극성은 항상 그 위치를 변하지 않는가 하면, 큰곰자리와 그 부근의 별들은 서쪽 지평선 밑에 숨는 일이 없다. 항성과 토성은 모두 동쪽으로 옮기고, 해는 하루에 1도, 달은 매일 13도씩 움직인다. 그 속도는 각각 성질에 따라 다르다. 이 사실은 7요가 무엇인가에 매달려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만일 그것들이 하늘에 부착되어 있다면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해설문에는 너무 애매한 말을 썼지만, 알고 보면 선야설이야말로 진보적인 생각이다. 무한한 우주에 대한 생각은 그리스의 우주관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안천설(安天說) : 중국에서의 춘추분점의 세차(歲差)를 발견한 사람은 우희(虞喜)이다. 그는 선야설에 마음을 기울이면서 +336년에 안천론(安天論)을 써서 발표했다. 즉 하늘은 무한히 높고 땅은 측량할 수 없을 만큼 깊다. 하늘은 확고히 위에 있어서 영구히 안정을 지니고 있으며, 땅은 분명히 아래에 있어서 정지하여 움직이지를 않는다. 한쪽이 다른 쪽을 덮고 있는데, 한쪽이 모나면 다른 쪽도 모나고, 한쪽이 둥글면 다른 쪽도 둥글게 된다. 모나거나 둥글거나 하는 것은 그 둘 사이에 틀림이 있을 바가 아니다. 일월 오성은 각자의 길을 찾아가도록 배열되어 있다. 그것은 바다나 강에서의 조석작용(潮汐作用)의 반복이라든지, 땅 위의 생물의 성쇠(盛衰)와 같은 것이다. 이 설은 선야설과 비슷하지만, 천지의 안정함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혼천설(日+斤 天說) : 하늘은 북쪽이 높고 남쪽이 낮아서 차헌(車軒)과 같다고 생각되는 모양을 말한다. 차헌은 수레의 양쪽 바퀴에서 앞으로 뻗어나간 장대를 말하는데, 멍에 쪽이 높게 휘어져 있는 것을 뜻한다. '혼'은 해돋을 혼, 초하루 혼이라는 글자인데, 혼석은 조석(朝夕)을 의미한다. 혼천설은 오나라 시대에 요신이란 사람이 주장한 우주론이다. 이러한 북고남저(北高南低)의 하늘을 말하게 된 유래는 인간의 주목이 천구 북극 부근에 쏠리고 있는 까닭인 듯하다. 즉 천구 북극의 주위를 돌고 있는 소위 주극성(周極星)들이 지축(地軸)에 따라 멀리 퍼져 있는 듯 보인다.
궁천설(穹天設) : 안천설(安天說)을 주장한 우희(虞喜)의 조부 우용은 그의 궁천론에서 다음과 같이 써 놓았다. "하늘의 모습은 높고 계란 껍질과 같이 푹 패여 있다. 하늘의 가장자리는 사해(四海 : 주위의 대향)의 표면과 만나 있다. 하늘은 원기(元氣) 속에 떠 있다. 하늘은 공기로 채워져 있으므로, 가라앉지 않고 물에 떠 있는 뒤엎은 사발과 같은 것이다. 태양은 극(極)의 주위를 선회하여 서쪽에서 지고 동쪽으로 돌아오지만, 대지에서 나온다든가 대지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반구의 뚜껑에 꼭지가 있는 것과 같이 하늘에도 극(極)이 있다."
이 궁천설은 혼천설과 비슷한 듯하지만 주로 지평선 이상의 윗쪽을 논하고 있다. 즉 하늘은 계란 껍질과 같으나, 가장자리는 수면(水面)에 닿아 있다는 점이 혼천설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역사상사전(易思想辭典)』 (부산대학교 인문학연구소 김승동 편저)
세종학연구 :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분석 - 이은성 참조/인용
이 글을 쓰신 님께
저는 96년도부터 수도생활을 해본다고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몇 년 전 정신없이 이것저것 자료를 구해 보던 중 인터넷을 통하여 님께서 쓰신 글을 보고 소중하게 간직하여 오다가 저의 브로그를 정리하며 귀한 자료라 사료되어 이곳에 올려놓았습니다. 수시로 탐독하며 공부해 나가는데 마음을 다스르며, 차후에라도 인연이 있는 분들이 게시면 수행에 참고하실 수 있게 하고 싶은 욕심에서입니다. 귀중한 글을 담아오며 아무런 양해의 말씀도 드리지 못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곳을 통하여 사죄의 말씀을 드리오며 이곳에 이 글을 올려둘 수 있도록 선처하여 주시기를 간청 올립니다. 만약 저작권 관계로 불허하신다면 글을 남겨주십시오.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재삼 너그러우신 아량으로 용서하여 주시기를 간청 올림니다. 현풍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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