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천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 동이마을 한민족 고대사http://cospiter.hosting.paran.com/zbxe/mistary -
● 수미산의 세계관
고대 인도인들은 히말리야산을 숭상하여 이 산을 보고 수미산이라는 이상적인 산을 상상해냈다. 세계는 넓은 바다로 되어 있는데 그 한가운데 수미산이라는 큰 산이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수미산 사방에는 네 개의 대륙이 있고 위로는 하늘(天)이 있어 하늘 사람(天人)이 살고 있고 아래에는 지옥이 있다고 생각했다.
수미산의 밑부분이 우리가 사는 세계로 사바세계라고 한다. 이 세계를 욕계(欲界)라고 하는데 먹고 자고 싸는 욕망이 가득찬 세계를 말한다. 이 속에서 인간은 욕망에 사로잡혀 지내고 있다. 수미산을 올라가면 중턱에 사천왕이 살고 있는 사왕천(四王天)이 있다. 그 주위에는 해와 달이 회전하고 있다. 그리고 수미산의 꼭대기에는 도리천( 利天)이라는 하늘이 있다. "도리"는 33을 일컫는 인도말이어서 보통 삼십삼천으로 번역한다. 이 곳은 우리에게 친숙한 제석천(帝釋天)이 다스리고 있는데, 하늘과 땅의 중간이면서 인간이 갈 수 있는 마지막 단계가 된다. 그 위로는 하늘(天)이니 인간은 당연히 갈 수가 없다. 그 수미산 위로 사왕천과 도리천을 포함하여 모두 28개의 하늘이 있어 28천이라 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도솔천도 이 28천 안에 있다. 그 위에 부처가 있는 불국토가 있다.
● 도리천 사상 = 33천 사상
이렇게 많은 하늘 중에서 도리천은 우리 민족에게 많은 영향을 끼쳐 도리천 사상으로 형성되는데 나중에 정토사상으로 발전한다. 도리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天人) 남녀의 구별이 있고 음욕을 완전히 끊지 못한 상태이지만 사바세상의 인간과는 달리 몸이 서로 닿으면 음기와 양기가 만나서 아기가 태어난다고 한다. 평균 수명은 1,000살이며, 이곳의 하루는 인간세상의 100년에 맞먹는다.
이 도리천 - 33천 사상은 옛날부터 우리 민족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1919년에 일어난 3·1운동을 예로 들어 보자. 그때 우리 민족의 대표로 33명이 모였었다. 이 33이란 숫자는 바로 제석천이 다스리는 하늘인 33천(도리천)을 나타내는 말이다. 또 한 해를 보내며 치는 제야의 종도 33번을 친다. 그렇다면 그 때의 우리의 독립 선언은 우리 민족과 세계에 알리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33천에까지 알리고자 함을 상징하고 있다. 즉 인간세계가 아닌 33천 전 우주에 우리의 독립을 선포한 셈이다.
● 단군신화에 나오는 제석신
제석천은 도리천에 있으면서 사천왕을 통솔하며 인간세상을 다스린다고 했다. 그런데 "삼국유사"를 쓴 일연과 "제왕운기"를 쓴 이승휴는 제석천은 바로 단군 신화에 나오는 환인이라고 보았다.
"단군신화"의 내용을 보면 . 환인(桓因)은 단군신화에 나오는 천제(天帝)를 일컫는다. 그 아들이 환웅인데 천부인 세 개를 가지고 3천 명의 무리를 이끌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그곳을 신시(神市)라고 이름했다. 그리고 비(우사), 구름(운사), 바람(풍백)을 관장하는 자들을 거느리고 목숨, 질병, 형벌, 선악 등 인간 세상의 360가지 일을 주관했다 . 환웅이 아들을 낳으니 곧 단군 왕검이다.
환인이 제석천이라면 우리 민족의 시조인 단군의 할아버지는 바로 제석천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인도의 인드라신(Indra)을 한자로 번역하면 "석제환인타라(釋帝桓因陀羅)"가 되는데, 여기에 들어간 "환인"이란 말에서 온 것 같다. 환인은 "하늘", "하느님"이란 뜻을 가진 말을 소리나는 대로 적었다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런 해석이 될 것 같다.
● 민간신앙에서의 제석천
민간 신앙에서 "제석신"이라 할 때는 집을 지켜주는 여러 가신(家神) 중의 하나를 말한다. 부엌에 조그마한 단지에 쌀을 넣고 흰 종이로 뚜껑을 덮어 둔 것을 제석단지라고 하는데 이 단지가 제석신을 모시는 것이다. 이 제석신은 집안 사람들의 수명과 곡물, 집안의 평안을 맡은 신이라 한다.
-- 송경원, <걸어서 보는 우리 문화유산>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