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지 일기
자만은 적…연습이 완벽을 만든다” 2010-09-27 스포츠동아
여민지는 축구일기에서 2009년을 ‘성공의 해’로 정의했다. 그해 11월 아시아 U-16 여자선수권에서 전 경기 득점이라는 진기록과 함께 10골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한국은 정상에 올랐다. 비록 대회 최우수선수는 동료 김다혜가 차지하며 3관왕에 실패했지만 오른 무릎 수술의 후유증을 말끔히 털어버렸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할 여민지가 아니었다. 그의 눈은 이미 U-17 여자월드컵을 향해 있었다. 대회를 2개월 여 앞두고 또 다시 부상을 당했지만 이를 딛고 일어나 기어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우승-득점왕-골든 볼’의 트리플크라운 영예를 안았다.
여민지 축구일기 마지막 편에서는 그가 ‘한국의 여민지’에서 ‘세계의 여민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과 마음속에 품고 있는 큰 포부를 살펴본다.
○겸손함 갖춘 최고스타
공을 차다가 잠이 오면 두 사람을 생각하라. 너의 아버지와 라이벌을…
그라운드를 뛰다 잡념이 생기면 두 사람을 생각하라. 너의 어머니와 너를 비웃는 자를…
훈련하다 포기하고 싶으면 두 사람을 생각하라. 소중한 친구들과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나를 가능케 하는 건 생각이고 그 생각을 만들어주는 건 지도자다.
-여민지의 2009년 축구일기 중 -
여민지는 또래 최고스타 대접을 받으면서도 늘 발전을 꾀했다.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Practice makes Perfect’(연습이 완벽을 만든다)가 그의 신조였다. 우쭐하지 않았다. 지도자의 가르침을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겸손함을 갖추고 있었다. 2009년 말 일기 첫 머리에는 ‘칭찬에는 더 긴장하고 비난은 더 기쁘게 받아라’고 적혀 있다. 일기 곳곳에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성장할수록 겸손하자’와 같은 글귀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함안대산고 김은정 감독은 “자만하지 않는 선수다. 어쩌다 어깨에 힘이 들어간 모습이 보여 지적하면 늘 고개를 숙였다.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라 올 7월 부상을 당하고 ‘팀에 폐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문자를 보냈다. 오히려 선수가 지도자를 위로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유럽 무대 정복이 꿈
여민지는 유럽 무대 진출을 꿈꾸고 있다.
고등학생 신분이라 아직 미래에 대해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축구 전문가들은 2∼3년 후에는 선진 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기량과 머리를 갖췄다고 평한다. 욕심 많은 여민지 답게 목표도 구체적이고 거창하다. 단순히 유럽 무대 진출만을 노리는 게 아니다.
여민지는 연봉 30억으로 유럽에 진출한다.
(만 21세에)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으로 데뷔 무대를 장식한다.
첫 시즌에서 25경기 40득점으로 득점왕이 된다. 사람들에게 나를 팀의 에이스로 각인시킨다.
- 여민지의 2009년 축구일기 중-
여민지의 나이는 만 17세. 그의 꿈이 이뤄지기까지 꼭 4년 남았다.
이번 U-17 여자월드컵에서 보여준 모습을 감안해 본다면 또한 여민지가 지금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부단히 노력한다면 그 기간은 훨씬 단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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