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비비추

비비추 지문

검은바람현풍 2012. 1. 28. 10:08

 비비추 지문

 

 

 

 현실적으로 나에게 적합한 가격대의 비비추를 얻기 위하여 지난 8,9월 정신없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모아 본 결과 그런대로 지금은 30여분을 가까이 하고 있으니 심심풀이는 되어주는 것 같다.

그런데 구입 당시에는 별 의심 없이 다른 품종으로 알고 들여왔는데 지금은 아무리 보아도 화분 셋이 동일품종인 듯 하고, 또 둘이 동일, 또 둘도 동일품종인 것 같다.

동일품종 같은 세 화분 중 한 분은 실한 두 촉으로 구입가 6천원 이었고, 또 한 분은 보통의 한 촉으로 구입가 3만원, 남은 한 분은 실한 것 한 촉과 약한 묶은 한 촉으로 구입가는 4만원이었다. 만약 같은 품종이라면 이럴 수가! 마음 한켠이 허물어 내리는 듯하다. 좀 더 두고 보기는 해야 하겠지만 ...

 

 십여년도 넘은 듯하다. 우리나라에 한참 수석 바람이 휩쓸때 이다. 수석이 엄청난 고가로 거래되다 보니 참으로 기발?하고 어이없는 일 들이 속출하게 되었고, 자연이 빚여 준 돌의 신비함에 깊이 매료되어 수석을 아끼던 사람들의 가슴을 후벼내는 아픔을 주는 일이 많았다. 그 결과 지금은 많은 수석인들이 깊은 슬픔만 안은 채 발길을 돌리게 된 것 같다.

 거의 같은 시기에 난계에서도 역시 각종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고, 많은 애란인들도 가슴에 깊은 상처만 안은 채 난으로 부터 등을 돌리는 일들이 속출하였다.

 

 유통과정의 상도덕과 도씨(양상군자)들의 극성은 차제하더라도, 이러한 불상사가 생기는 이유 중 하나가 그 물건을 입증할 만 한 인증마크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이 문제가 되었다. 즉 수석계 에서는 인공적인 가공석과 자연석의 구분을 쉽게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난계에서는 출신 내력을 쉽게 알아낼 수 있는 방법과, 자연산과 조직배양으로 탄생한 개체들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 등이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이제는 비비추계에도 조직배양종이 다량으로 생산되는 것 같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꽃 취급 점 에서는 이름은 알 필요도 없고 그냥 판매 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특히 우리의 비비추를 아끼는 애호가들에게도 자칫 잘 못하면 수석계나 난계에서 보여준 가슴아픈 일들이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매우 불안하여 진다.

 난계에서는 사람마다 개개인이 모두 다른 지문을 갖고 있듯이 난 품종의 인증마크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하는데 설점을 이야기 하고 있다. 즉 영양생식으로 증식 된 모든 개체는 유전적으로 동일하며 설점 또한 동일하기 때문에 두 개체의 동일품종 여부를 판단하는데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비비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도 이러한 비비추 지문을 빨리 찾아내어 앞으로 닥쳐올지도 모르는 혼란과 쓰라린 마음의 상처를 막을 수 있도록 미리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염려해 본다.

 

수석계, 난계의 쓰라림을 보면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